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 영화 ‘명량’과의 대화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조사하면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이순신입니다. 이순신은 역사라는 시간속에서 자신의 몫을 감당한 인물입니다. 많은 책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로까지 제작되어진 인물입니다. 요즘 한국 사회를 두고 위기라고 합니다. 위기가 생기면 위기를 극복할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역사입니다. 지금의 한국 역사에선 이순신 장군과 같은 인물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지난 7월 30일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개봉한 이래 일일 최다 관객 동원 등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개봉 첫 주말인 1일(금)부터 3일(일) 사이에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267억 원이라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봉 후 닷새동안 368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 ‘명량’을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모두 100만을 넘어서며 사상 최초로 일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또다른 ‘흥행대첩’을 만들어 냈으며 미국에서도 8월 15일부터 ‘LA CGV’ 를 시작으로 미국전역에 상영이 된다고 합니다.
영화판의 ‘흥행대첩’과 함께 영화 `명량’의 힘이 은행권에서도 ‘금융대첩’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1천억원 한도의 `우리나라사랑 명량 정기예금’을 단 하루만에 전액 판매한 데 이어 이달 11일에도 같은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아 하루만에 모두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더구나 11일 판매 때는 보도자료도 내지 않는 등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영업점 문을 연 지 5시간만에 완판했다고 합니다. 특별히, 우리은행은 1597년 명량해전 후 417년이 지난 것을 기려 상품 가입자 중 417명을 추첨해 명량 관람권 2매씩을 증정했습니다. 또 12척으로 330척의 왜선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 관객 12명에게 VIP 관람권 4매씩을 제공했으며 지난달 2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하나은행의 `무비 정기예금 명량’도 판매 개시 후 10일 만인 지난 6월 판매 한도인 300억원이 모두 소진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상품은 영화 명량 관람객이 700만명을 넘으면 연 2.7%의 금리를 주기로 해 예금 가입자들이 우대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산업은행은 CJE&M문화콘텐츠펀드를 통해 17억5천만원,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상생협력펀드를 통해 5억원을 투자했는데 관객 1천만명 돌파로 두 은행은 각각 7억원, 2원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금융권까지 다시 살아나게 만든 ‘명량대첩’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명량 대첩(鳴梁大捷)’ 또는 ‘명량 해전(鳴梁海戰)’은 1597년(선조 30) 음력 9월 16일(양력 10월 25일) 정유재란 때 이순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 12척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 133척(총 참여 함선은 333척)을 물리친 세계 전사에 빛나는 해전이었습니다. 당시 이순신은 반대세력들의 모함을 받아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에서 파직당합니다. 새로운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은 일본 수군과 접전을 벌였으나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하여 다수의 장병과 대부분의 전선을 잃고, 조선은 제해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에 선조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자 이순신을 다시 복권하여 삼도수군통제사로 기용합니다. 그러나, 선조는 이순신을 통제사로 복권시키는 대신 품계를 낮춰 조선 수군의 지휘 체계에 혼란이 생깁니다. 이순신이 파직당할 당시 그의 계급은 대감급인 정헌대부 정2품이었으나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권할 땐 정3품의 계급을 부여한 것입니다. 당시 수년간의 전쟁으로 인해 이미 계급 인플레가 심했기 때문에 수군 수사의 기준 품계인 정3품을 가진 장수들이 넘쳐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어지자 각 장수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조선 수군은 지휘 체계의 엉망으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시작부터 불안하였습니다. 여기에 조선 수군에게 남은 전선은 겨우 12척에 불과하였습니다. 칠천량의 패전의 손실이 커서 선조는 수군을 폐지하려고도 하였으나 이순신은 선조에게 다음과 같은 장계를 올려 수군폐지불가론을 펼쳤습니다.
“지금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남아 있나이다. 죽을 힘을 다하여 막아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수 있사옵니다. 비록 전선의 수는 적지만 신이 죽지 않은 한 적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그 후, 이순신은 남해안 일대를 돌아다니며 흩어진 병사들을 모아 수군 재건에 전력을 다했으며 결국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만든 ‘명량’이라는 영화가 놀라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전작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하여 이렇게 전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극장을 직접 찾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면서 “영화 ‘명량’은 이순신의 일생에서 가장 힘들고 참담했던 시기에 최대의 성과를 올린 그 정신과 활약에 집중했다. 그런 전략이 관객과 제대로 통했다.”라고 하였습니다. 특별히,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은 김한민 감독에게 ‘본질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촬영 현장에서 “이 대사의 본질은”, “이 장면의 본질은”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독 또한 최민식의 ‘본질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회오리 바다’라는 부제를 뺀 것도 “본질에 집중하고 싶어서”라고 설명하며 ‘명량’이란 제목 자체가 장군의 고뇌와 의지를 보여주며 현대인들에게 통렬한 울림을 주는 단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역시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또한 “왜 지금 이순신을 이야기하려 했나.” 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살기 힘들다고 하는 이때, 이순신 장군이라면 사람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거라고 봤다. 이순신 만큼 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순신이 요즘 다시 각광받는 배경은 현실 속 이상적 리더십의 부재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평가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지는 가운데 강력한 수장인 동시에 인간적 면모를 갖추며 난제를 해결한 이순신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이순신은 단순히 영웅적 인물이 아닌 현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의 조건을 갖춘 인물”이라며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자질임을 보여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불멸의 이순신』을 쓴 김탁환 작가는 “보통은 지도자들이 명령만 하고 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모르는데 이순신은 그걸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부하들에게 역할 분담을 정확하게 시켰고, 그것이 전투에서도 응집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평가를 증명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영화 ‘명량’의 특별한 연출방법입니다. 이순신을 ‘민중’ 속의 영웅으로 다룬 것입니다. 이순신은 병사들과 동떨어진 채로 높은 곳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명량은 영웅 이순신을 전형적인 영웅 서사에 기대서 풀어내지 않고 영웅이면서도 비영웅적인 면모가 드러나도록 풀어냈다”고 했습니다, 전투신에서는 이순신을 거의 클로즈업하지 않았고 왜군과 백병전을 벌이는 군졸, 죽을 힘을 다해 노를 젓는 민초의 모습들을 부각시켰습니다. 영화 속 백성들의 대사인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개고생한 것을 알아줄까”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도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속의 또 다른 대사인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관객들의 가슴에 ‘또 다른 활’을 쏘는 것 같았을 것입니다. 분명 올 여름 한국사회의 키워드는 단연 이순신이 분명합니다.
영화 ‘명량’속의 이순신을 보며 성경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로마의 침략이라는 암울한 역사적 현실속에 살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충성에 대하여 늘 가르치셨고 최고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지만 늘 민중들과 함께 하셨으며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닌, 낮은 곳으로 가셨던 그분의 리더쉽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순신 장군이 남긴 한 마디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미쁘다 이 말이여 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디모데후서 2: 11)
임기호 목사는 ‘메시지 컬리지'(예배음악과) 와 ‘메시지 스쿨'(기독문화학교)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학교문의: 0414-228-660 messageschool7@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