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장애에서 벗어 납시다.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1971년 피츠버그의 오른손 투수 스티브 블래스(Steve Blass)는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으로 활약하던 투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작스럽게 실력이 떨어지며 하락세를 겪게 되었습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하며 극도의 제구력 난조를 보였던 것입니다. 갑작스런 현상을 찾기 위하여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컨디션이나 몸에는 이상이 없었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 결함도 없었지만 섬세하고 소심한 성격을 지녔던 스티브가 정신적인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요즘 이런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 같은 병들이 많아지는데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는데 개인이 스트레스를 견디는 내성은 낮아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이런 환자가 대표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불안장애인데 공항 장애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증상의 원인은 마음속에 있는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얼마전 ‘예능 MC 4대 천왕’ 이라고 불리는 정형돈이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능의 신’이라고 불리는 유재석의 인기를 어어갈 ‘다음 타자’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정형돈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정형돈이 오래전 부터 앓았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며 방송 진행의 어려움을 겪어, 결국 방송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전했으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또한, 정형돈이 현재 출연 중인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함께 6개에 프로그램에서 당분간 하차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예인들은 피로 누적, 수면부족,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는 직업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상 인기에 대한 갈등이 심하고 바쁜 스케줄과 미디어 노출등으로 심리적인 압박을 주기 때문입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나미 소장은 YTN 라디오에서 “남을 즐겁게 하는 경우에는 너무 남들을 생각하다 보니 본인의 정신건강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얼마 전 로빈 윌리엄스가 자살도 우울증이 원인이고 스트레스가 굉장히 높은 직업인 코미디언이었기 때문이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에 창조적인 에너지가 고갈되기 쉬운 직업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형돈 역시 과거 SBS <힐링캠프>에서 “학교나 집안 도움 없이 혼자 이상하게 잘 됐다. 내 밑천이 드러날까 봐 불안하다. 이 성공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아 지나칠 정도로 불안해 약을 먹고 있다. 내 능력 밖의 복을 탐하다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해 불안 증상이 있다는 것을 고백하였습니다. 2012년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가 공황장애를 밝힌 이후, 최근의 김구라와 정형돈까지 이런 증상을 밝힌 연예인들은 꽤 많다고 합니다.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분리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7개의 다른 양상을 포함하는 의미로 쓰이는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를 겪는 사람들은 올 한해 50만 명이 넘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 증상의 심각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불안은 위험을 대비하도록 설계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과도하고 병적인 불안이 일상을 방해할 정도로 지속되면 그것은 장애가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神)인 ‘판(Pan)’은 숲과 들에서 동물을 보호하는 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 신은 숲에 사람이 들어오면 공포감을 조성해 동물을 방어했다고 하는데, ‘판’이 조성한 공포감이 영어 ‘패닉(panic·공황)’의 어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공황’은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작동되는 공포반응입니다. 갑자기 맥박이 뛴다든지, 숨이 가빠진다든지, 갑자기 구역질이나 오한이 나는 등 다양한 신체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발작이 반복되면 외부 환경 변화가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신체가 반응하게 되고 정상적인 활동이 힘들어집니다.
정형돈은 <힐링캠프>에서 자신의 불안장애에 대해 “갑자기 사람들이 나를 찌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는데, 그만큼 불안장애의 상태가 심각해지면 당사자는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하고 그 가능성을 과대 해석하기도 합니다.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공황장애 역시 빠른 심장박동, 가쁜 호흡, 가슴 통증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고, 공황발작을 겪는 사람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곧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증세를 몇 번 경험하게 되면 그 충격에 언제 다시 이 발작을 겪을지 모른다는 ‘예기불안’에 시달리고, 일상을 늘 긴장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그만큼 이런 심리 장애는 단순한 우울함과 공포를 뛰어넘어 일상적인 삶을 파괴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심리적 장애는 가족들이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유상우 박사는 그의 저서 <공황장애 벗어나기>에서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가 치료에 있어 필수적인 공황장애의 경우, 공황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 가족들 사이의 간극을 조정하는 일이 의사의 업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 변화를 준 계기가 이경규가 공황장애를 밝힌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 부터 대중의 인식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합니다.
연예인은 각종 불안장애에 걸릴 위험이 많은 동시에, 역설적으로 불안장애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일반인의 공황장애 치료에 있어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며 미디어에 노출되는 연예인은 가족들의 협조와 더불어 미디어와 대중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미디어는 많은 연예인이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에 대해 밝힐 때마다 그들의 증세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나 사생활 노출에 대한 배려보다 ‘충격’, ‘진실’, ‘과거 발언’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단지 기사거리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움이 큽니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사람은 입대할 때, 출산할 때, 첫 성관계를 가질 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등 생애주기상 스트레스를 겪는 때가 있다”며 “이런 스트레스에 내성이 약한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성격을 바꾸거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평소 긴장도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공황장애나 우울증 등 심리장애는 쉬지 않고 달려온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지나친 성실함과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 자기 삶에 대한 불만족과 불안으로 내몰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장애는 이렇게 자신을 괴롭혔던 상황들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조정 기간’일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를 겪었던 김구라 역시 “불안하게 일을 시작해 항상 일 욕심이 있었다. 일을 사양하는 법 없이 쉬지 않았다. 약을 꾸준히 먹고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해 공황장애를 극복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불안장애는 한 사람이 위험에 빠졌다는 경고이기도 하고,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치료도 가능합니다.
우리의 주변에도 불안장애로 어려움을 당하는 크리스챤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단지 믿음의 문제나 소위 ‘귀신의 장난’으로 치부해 버리고 치료의 타이밍을 놓치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자신의 영적인 건강을 점검하는 것과 같이 정기적인 쉼과 진단을 통하여 육체와 정신적인 건강도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