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에서 들려주는 교육칼럼
‘빗속에 마중 나온 아버지를 보며’
중학교 1학년 때에 비가 억수같이 오는 어느 날, 차비가 없어 버스로 40분 되는 거리를 걸어오는 길에, 고물 모아 살아가는 아버지가 찢어진 우산을 쓰고 정류장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진한 사랑 이야기일까?
아니었다.
그는 늙고 초라한 아버지가 너무 싫어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그 때부터 변화되어갔다.
다른 아이들을 때리고 돈도 뜯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가 싫은 것이 아니라, 가난한 세상에 분노했다.
그 사랑 때문에 비뚤어지기 시작한 한 청소년 이야기이다.
그의 아버지 키는 153cm 배운 것이 없는 가난한 소작농인 아버지는 딸 일곱과 아들 하나를 낳았다.
어릴 때 쌀 밥을 먹어 본 기억이 없었다. 허구헌날 수제비였고 이것도 어머니는 못 드실 때가 많았다. 물에 간장을 타서 먹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그렇게 가난한 삶을 이어가던 아버지는 간경화로 피를 토하며 그의 아비지는 그의 고3때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며 아들에게 하시는 아버지의 말, ‘밥은 먹었니?’ 라는 말이었다.
가족을 그렇게 먹이시려고 열심히 살았던 아버지는 왜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했을까?
아들은 공부시켜야 한다고 누이들의 도움으로 대학에 들어간 그는 그 아버지의 이름으로 세상을 바꾸어야 겠다고 민중운동 노동운동 노래패 활동을 하며 20대를 보낸다. 그리고 불법 시위 선동으로 구치소에 갇히기도 하였다.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
그는 생계를 위해 음향회사를 차렸다가 IMF위기를 맞아 빚더미에 앉게 되고, 그렇게 망가진 삶이 싫어서 제주도 앞바다에 뛰어 내려 자살하려고 하지만 이것 마저 실패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그 자신의 입에서는 쉴새 없는 거짓말이 달려 있었다.
‘인간 쓰레기 같구나!’
그의 모습에 6개월을 삶의 가치,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던 그는 금식기도를 하게 된다.
굶는 것이 그렇게 싫었던 그가 선택한 금식기도 후에 그는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신학교를 가고 장모님이 병으로 쓰러지면서 장모님이 섬기던 교회를 맡게 되었다.
세상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목사가 되어서 열심히 목회하던 그에게 자동차 밑에서 잠을 자는 한 청소년을 발견한다. 너무 더러운 그를 데리고 와서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공부도 가르쳐 준다.
그 아이가 또 그와 비슷한 아이를 데리고 오고 그렇게 때로는 ‘일진’인 청소년도 교회에 그렇게 들어오게 되었다.
그렇게 데려온 아이들과 겪어야 할 일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아이를 데리고 선교여행도 가고 음악밴드를 만들어 활동도 하면서 아이들이 변화가 되기 시작하고, 그를 돕는 자들이 나오면서 그가 섬기는 아이들은 세상을 변화시켜 갔다.
5-7명의 가정단위처럼 묶어서 3개 그룹 20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대안가정 공동체가 되었다.
그가 섬기는 부천지역에서는 ‘본드’흡입을 하는 청소년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세상을 품는 아이들(세품아)이라고 하여 2014년 아쇼카 펠로우가 되었다.
아쇼카 펠로우는소셜 앙터프리너(SocialEntrepreneur, 사회혁신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조직으로 훌륭한 사회혁신 그룹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그 상을 받은 분은 명성진 목사님이시다.
그의 활동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무엇보다 조직폭력배에 연류되어 있는 청소년까지 변화시키는 성과가 있었다.
세상에는 이루기 힘든 아름다운 변화를 이루어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명성진 목사는 그 변화는 따뜻한 가정이라고 해법을 말한다.
그의 좋은 일들로 세상에 알려져 가면서 우리에게도 그의 삶이 들려졌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따뜻한 가정’ 누군들 이 답을 모르겠는가?
모두가 이 답을 알고 있는데, 세상은 변하지 않는데, 무엇이 정말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는가?
그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내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영상이 있었다.
그것은 찢어진 우산을 들고 장대비가 오는 날, 정류소에서 마중 나가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 보다 더 내 마음에 남겨지는 것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싫어서 그 때부터 세상에 돌을 던지기 시작한 중3학년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착하고 성실하고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아버지에게 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을 얻지 못한 청소년의 절망적인 모습이었다.
명성진 목사가 데려다 키우는 청소년이 필요한 것은 음식과 따뜻한 위로이기도 하지만,
그들 또한 모순 가득한 세상에 대한 답이 필요할 것이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 거짓이 가득한 세상, 돈이 진리가 되는 세상,
그들의 눈에 세상은 여전히 그들의 질문에 대답없는 세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세상을 묵묵히 살아서 지금 여기에 그들에게 따뜻한 말한 마디, 따뜻한 라면 한그릇의 포만감이 되는 그 목사님의 존재를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대해서 분노하는 그 청소년들은 그 목사님을 만나면서 보게 되는 것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 목사님 또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아왔지만, 그런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그들 같은 청소년을 사랑하는 조그만 나눔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이 세상의 모순과 고통 가운데 살면서도 목사님으로부터 여전히 주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는 것이다.
패션오브 크라이스트 영화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 비가 내렸다. 그 피가 흐르고 흘러 갔다.
비맞고 올 아들을 찢어진 우산을 들고 마중 나간 아버지는 아들의 버스값도 줄 수 없는 자격 없는 아버지였지만, 그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능력이며 선물인 그런 사랑은 아들에게 줄 수 있었다.
명성진 목사는 비가 오고 정류장에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차창 가로 보면서 세상이 줄 수 없는 사랑을 주고 간 부자 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다. 그가 지금 청소년들에게 주어서 그들을 변화시키는 사랑은 바로 아버지가 그에게 준 그런 사랑인 것이다.
세상은 여전히 모순되고 가난하여도, 넉넉히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다.
누구에게나 갖고 있어 풍성히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있다는 것을 세상은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진정한 가난한 자는 수없이 많은 것을 소유했지만, 그런 사랑을 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 편지들, 진정한 관심을 보이는 전화 한 통들에 이런 사랑을 담아 본다.
비가 오기에 만들 수 있는 큰 사랑이 있다.
고통스럽고 부족한 삶이기에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있다.
이런 사랑을 만들기에 넉넉한 자원이 이런 모순된 세상에 있음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기를 바란다.
십자가 위에서 만들어지던 그 사랑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당신을 이 세상을 구원할 영웅으로 생각하는 김광호
김광호 목사(캔버라한인장로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