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의 날’ 특집
한국 ‘장애인의 날’, 420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 등 성명서 발표
장애등급제 즉각 폐지해야, 더 이상 장애인들의 희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장애 3등급, 송국현씨의 화재 사망사건
지난 4월 13일 오전 11시경, 서울 성동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장애인 송국현씨가 중태에 빠졌다 지난 17일 결국 사망했다. 송국현씨는 보행과 거동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열린 문으로도 혼자 탈출하지 못해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가 사망에 이른 것이다. 고 송국현씨의 장애등급은 3등급,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그가 일상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내렸다. 따라서 그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에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지원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에서 화재로 생명을 잃는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다. 중증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인 24시간 서비스가 실행되지 않아 2013년 사망한 고 김주영 활동가와 파주 남매 등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 송국현씨의 경우에는 장애등급제로 인해 화재에 ‘무대책’으로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기 불과 3일 전인 4월 10일(목) 오전 11시, 송국현씨는 생전 서울 광진구 국민연금공단 장애등급 심사센터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폐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후 장애등급 이의신청을 제출하려고 했으나 국민연금공단 장애등급심사센터측은 송국현씨와 함께 간 조력자(당사자의 언어장애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사람)를 들어오지 말라고 막아섰다. 송국현씨는 조력자를 거부하는 것은 이의신청 자체를 거부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하고, 국민연금공단에서의 이의신청을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장애인의 날 전장연 등 인권단체들 연합해 성명서 발표
지난 4월 20일은 한국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이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규정하고, 우리 사회 장애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날 장애인권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법 제정,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이동권 보장, ▲탈시설 자립생활쟁취 등을 촉구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인환경을 고려한 서비스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부양의무기준을 폐지해야 하고, 장애등급에 의해 서비스 신청조차 제한되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 의학적 기준을 통한 서비스지원이 아니라 장애인 개인별 서비스 욕구와 필요도에 따라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만 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장애인의 희생과 죽음을 방치할 것인가. 장애인들이 장애등급심사를 받을 때 마다받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장애인들의 몸과 정신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이다. 고 김주영 활동가와 파주 남매 사망도 결국 사회적 타살이다. 장애인들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장애인들이 기본 인권보장을 외칠 때 경찰은 최루액을 쐈다.
특히 올해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은 고 송국현씨가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지 4일째 되는 날로 ‘사회적 타살’인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높다. 고인이 된 송국현씨는 화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로 인해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3도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가 사망했다. 활동지원서비스만 받았더라도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한 장애인들의 울분과 억울함이 쌓여가는 가운데 책임을 져야 할 보건복지부는 묵묵부답이다. 게다가 오늘 단체들이 장애인 이동권보장을 요구하며 버스탑승시위를 벌이던 과정에서 경찰은 장애인들에게 최루액을 사용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장애인의 날’ 관련단체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버스탑승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 등 장애인 170명과 비장애인 30명은 이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후 12시 20분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출발하는 20개 노선 고속버스승차권을 구매해 탑승을 시도했다. 이들은 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연뒤 고속버스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장비가 없다고 규탄하는 뜻에서 버스탑승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장에 배치된 경찰 12개 중대 900여명은 이들이 버스터미널내에서 단체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법집회라고 보고 해산을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계속 버스탑승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해산명령에도 시위대가 흩어지지 않자 진압과정에서 최루액을 사용했으며 시위대는 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장애인의 날에 기본 인권보장을 외치는 장애인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것에 개탄을 금할길 없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