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 (Symposium) – 플라톤 저
향연(饗宴, 고 그: Συμπόσιον)은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 중 하나로서 ‘파이돈’에 이어 써졌다고 추측된다. 이 글은 말하자면 플라톤의 ‘연애론’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 등장인물
1) 소크라테스
극중 나이는 50대 초반쯤으로 추정된다.
2) 아폴로도로스
‘향연’의 이야기 전체를 들려주는 사람.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관련 저작 속에서만 알려진 인물이며 소크라테스의 열렬한 추종자이다.
3) 파우사니아스
‘프로타고라스’와 ‘크세노폰’ ‘향연’에도 짧게 나오지만, 이 대화편에 나오는 내용 말고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아가톤과 에로스 관계를 오래 지속했고 기원전 408년경 아가톤이 예술의 대 후원자였던 마케도니아의 아르켈라오스에게 갈 때 동행했다.
4) 에뤽시마코스
기원전 448년경 출생. 의사 아쿠메노스의 아들이며 그 자신도 의사. 파이드로스와 가까운 사이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와 함께 종교적 추문으로 피소되었다.
5) 아리스토파네스
기원전 450년경-386년경. 아테네의 유명 희극 작가. 작품 11개가 전해 짐. 그의 작품들에는 과장과 공상의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으며, 당대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소크라테스나 아가톤도 그 중 일부)을 패러디하거나 풍자했다.
6) 아가톤
기원전 445년경 출생. 416년 비극 경연에서 최초로 우승했을 때 잘 생긴 외모를 가졌던 것으로 유명. 신화에서 줄거리를 끌어오지 않고 합창가를 줄거리와 통합시키지 않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3대 비극 작가 이후 가장 성공적이고 혁신적인 비극 작가로 전해지는 작품은 40행 미만 소량이 전부. 파우사니아스와의 오랜 에로스 관계가 잘 알려져 있었는데, 그와 함께 이주한 마케도니아에서 기원전 399년 이전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7) 디오티마
다른 곳에도 등장하지만 플라톤이 이 작품을 위해 만들어낸 인물인 듯하다. 이 대화편에서는 플라톤 교설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8) 알키비아데스
기원전 451년경-404년.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당대 아테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 부유하고 정치적 영향력이 큰 가문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출중한 외모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장성해서는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인물이다. 재능과 총명함을 갖추고 있어서 정치에 투신한 후에 일련의 성공을 거두며 펠로폰네소스 전쟁 기간 동안 지휘관으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기원전 404년 타지에서 암살당한다.
○ 구성
– 틀 이야기
1.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 (172a1-174a2)
– 본 이야기
2. 아리스토데모스의 향연 이야기 서두 (174a3-175e10)
3. 향연 방식과 이야기 주제 결정 (176a1-178a5)
4. 파이드로스의 연설 (178a6-180b8)
5. 파우사니아스의 연설 (180c1-185c3)
6. 아리스토파네스의 딸꾹질 (185c4-e5)
7. 에뤽시마코스의 연설 (185e6-188e4)
8. 웃음에 관한 공방 (189a1-189c1)
9.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 (189c2-193e2)
10. 소크라테스의 걱정 (193e3-194e3)
11. 아가톤의 연설 (194e4-197e8)
12. 소크라테스의 계속되는 걱정 (198a1-199c2)
13.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199c3-212c3)
14. 알키비아데스의 도착 (212c4-215a3)
15. 알키비아데스의 연설 (215a4-222b7)
16. 소크라테스의 답사와 자리에 대한 승강이 (222c1-223a9)
17. 향연의 파장(罷場) (223b1-223d12)
○ 내용
기원전 416년 아테네의 비극 작가인 아가톤이 비극 콘테스트에서 우승했는데, 축하연이 그의 저택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 파이드로스, 아리스토파네스,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 등 약 8명이 등장, 연회에서 각자가 에로스(사랑) 찬미의 연설을 하게 된다. 플라톤은 여기서 아리스토파네스의 안드로기노스족(남녀가 등과 등을 마주 대어 일체가 되어 있는 인간의 조상)론(論)을 교묘하게 인용해 가면서 소크라테스의 에로스론으로 유도한다.
소크라테스는 옛날 현녀(賢女) 디오티마에게서 배웠던 일을 그녀와의 대화 형식으로 연설한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임신을 하고 있어 낳기를 바란다. 그 뜻은 사람은 어느 누구도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도 죽기 싫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출산의 대상은 추(醜) 속이 아니라 미(美) 속인 것이다. 이 미에의 생산욕, 이것이 에로스(사랑)이다. 사랑의 첫 단계는 육체의 미 속에 낳는 것이고 그것은 육체에서의 불사(不死)를 구하는 일이며, 아기라고 하는 형태로 실현된다. 그 다음에 정신의 미 속에 낳는 것을 추구하게 되며 또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육체의 미 따위는 근소한 가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은 정신의 미라고 하는 대양(大洋)을 향하며, 아름답고 장대한 언론이나 사상을 낳고 결국에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영역, 영원히 존재하여 생성 소멸하지도 않고 어떤 면에서는 아름답지만 다른 면에서는 추악스러운 일도 없이,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추하다는 것도 아닌, 항상 불변하여 단일한 에이도스(姿)를 갖는 미 자체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 자체를 보면서 그와 더불어 있으며 거기에서 사람은 참다운 덕을 낳고 불멸하면서도 행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에로스는 처음에는 육체의 미, 다음에는 정신의 미, 그리고 최후에는 미 자체의 세계로 사람들을 높여 불사(不死)하는 보물을 얻게 하는 조력자였다. 그러한 에로스를 찬미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이 에이도스라든가 미 자체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최후로 알키비아데스가 애지(愛知)에 살고 있는 소크라테스야말로 정신의 미 속에서 생산하고 미 자체를 직감하는 진정한 사랑의 구현자라고 소크라테스를 찬미한다. 여기서 찬미하는 알키비아데스는 플라톤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이다. 결국 플라톤의 에로스는 이데아의 사랑에 있어서 완성된다. 이것이 참된 플라토닉 러브일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