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03) _ 2월 10일
“제일 어려운 일 – 인간이해”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땀 흘리는,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Gym에 가서 돈 내고 운동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도 있고, 그 Gym에서 일하여 돈벌어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쓸고, 닦고, 청소하며 땀 흘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똑같이 땀을 흘리지만, 한쪽은 운동하느라 땀을 흘리고, 다른 한쪽은 일하느라 땀을 흘립니다.
세상엔 이와 흡사한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큰 돈을 내가면서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엄청난 돈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돈 내가면서 교회나 성당이나 사찰에 다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돈 받으면서 아예 그 곳에 몸담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세상만사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겉으로 나타난 것만 보고 모두가 똑같다고 해서는 않됩니다.
인간과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 안에 담겨있는 실상을 살펴보아야만, 그 참 모습과 의미가 드러납니다.
똑같이 흘리는 땀이지만, 운동으로 흘리는 땀과 노동으로 흘리는 땀을 어찌 같다고 하겠습니까?
웃는다고 해서 똑같은 웃음도 아니고, 운다고 해서 똑같은 울음도 아닙니다.
같은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결코 똑같은 노래는 아닙니다.
그러니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다 좋게만 볼 수도 없고, 게으르게 보인다고 해서 싸잡아 비난만 할 수도 없습니다.
똑같이 기도하는데도, 하나는 진실되고, 하나는 위선일 수도 있습니다.
똑같이 좋게 들리는 설교나 강론이나 법문이라 해도 하는 이에 따라 그들의 목적이 똑같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똑같이 “사랑해요”라고 말하지만, 하나는 더러운 육욕이고, 다른 하나는 아름다운 희생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똑같거나 비슷하다고 해서 그 동기와 목적, 그 실상 까지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똑같은 말을 한다고 해서 똑같은 뜻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행동을 하는 듯 하지만 그 목적과 의도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말과 행위는 거의 숨겨져 있거나 가리워져 있는 동기와 목적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합니다.
오래 사귀어 보아야 조금 알 수 있습니다.
오래 사랑해 보아야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존중이 없으면 그 누구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잠간, 짧게, 한 두 마디,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만 보고서는 누구든 온전히 이해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개별적이기에 개별적으로만 이해될 뿐입니다. 인간을 전체적으로 묶어서 이해 하려다간 실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돌아가셨지만 저와 가까이 계시던 할아버지 한분은 할머니와 결혼한 지 60년을 넘게 살아오셨는데도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니! 할멈에게 그런 맘과 뜻이 있었던 걸 이제껏 몰랐네! 미안해요!”
그래서 인간이해가 제일 어렵습니다. 사랑해도 어려운 것이 인간을 아는 것인데,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한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