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64) 중에서 _ 9월 21일자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지난해 10월, 인문학친구들과 같이 그리스와 터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전 오래전에 한번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 꺼내 읽은 책이 있었습니다.
대니얼 클라인 (Daniel Klein)이 쓴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Travel with Epicurus) 입니다.
이 책은 클라인이 75살 때, 그리스의 작은 섬 ‘이드라’ (Hydra)로 여행을 가서 쓴 엣세이입니다. 이드라는 아테네에서 남쪽으로 한 70여km 쯤 떨어진 아주 작은 섬인데, 그는 예술가들의 섬이라 불리우는 그 곳에서 다시 그 옛날의 Epicurus를 만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남긴 잡기장을 여기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이 늙지는 않고 계속 젊게만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즐겁게 살지 못한다면 절대 바르게 살수도 없다.
너무 늦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
수다를 떨며 사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수다는 품위 없는 행동이 아니라 새롭고 흥미로운 사상을 만들고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옛날 아테네에는 수다와 소문의 여신, 오사 (Ossa)가 있지 않았던가?
학교에 다니거나 교회에 다니거나, 그저 평생토록 배워야 할 것은 하나뿐이다. ‘사랑하는 법과 사랑 받는 법이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지나가지만, 세월은 절대 일정한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변하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변하지 않는 것도 많은 법이다.
놀랄 것이 별로 없어야 비로소 노인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이것저것 자주 놀라는 것을 보니 당신은 아직 한참이나 젊은 사람이다. ‘이 나이가 되니 세상엔 놀랄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야 당신은 노인 축에 끼게 된다.
그렇게도 갈망했던 새로운 것에는 언제나 숙명적인 실망이 내재되어 있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 밖에 없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슬픔이다. 그런데 후자가 전자 보다 훨씬 더 비극적이다.
노년의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게으름을 피워도 괜찮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자에게는 미래에 그 보상이 주어지지만, 게으름을 피우는 자에게는 지금 당장 그 보상이 주어진다.
재미를 얻기 위해 노는 것이 아니다. 놀면 재미가 생겨난다.
플라톤이 말했다. ‘순수한 놀이에는 신의 뜻이 담겨있다’ 인생을 놀이처럼 사는 것이 인생을 옳바로 사는 비결이다.
인생은 하나의 놀이다. 그럼으로 거기에는 더 중요한 것도, 덜 중요한 것도 없다.
게으른 사람이 학구적인 사람 보다 훨씬 더 철학적이다. Johann Hamann이 말했다. ‘일하기는 쉽지만 진정으로 게으를려면 참 용기가 필요하다 ‘
노년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도 큰 축복이다. 사실 늙은이에게 무엇인가 자꾸만 새로운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건 대단히 않좋은 징조다. 그져 노인들은 이미 다 해보고 경험했던 일들이지만, 마치 처음 당해보는 냥 내숭을 떠는 것이다.
노인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에 모든 것을 받아주고 포용하게 된다. 노인들은 인생의 장기판에서 승패가 판가름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게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게임이었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초조해 하지 않는 것이다.
천천히 생각해야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무슨 일에든 너무 빨리 반응하지 말아라. 한 한달 쯤 뒤에 답장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다.
그 여자는 제 기분에 따라 자기 나이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걸 보니 이젠 좀 철이 들어가나보다.
사실 결말이 시작 보다 좋은 케이스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거야!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도 욕정이 일어나지 않고 그냥 이쁘게만 보여질 때, 그게 노년이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도 유혹하고픈 생각이 없어진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러나 그 나이가 된 것은 축복이다.
모든 죽음은 다 때이른 죽음이다. 죽기에 적당한 나이란 없다.
절제 할줄 모르는 사람은 아직 노인이 아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어찌 늙은이라 할 수 있으랴!
답이 있는 질문은 절대로 철학적 질문도 아니도 좋은 질문도 아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은 승복하고, 통제할수 없는 것은 그냥 내버려 두어야한다.
살 수 있을 때까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할 때 까지 사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다.
늙은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것은 늙은이를 모독하는 것이다.
늙으면 종교에 귀의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힌두교에서는 늙으면 버려야 할 것 중에 종교도 포함시키고 있다. 종교 까지도 버려야 진정 모든 것을 다 버린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노망은 하느님이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다. 맨 정신으로 죽기 보다는 노망에 걸려, 죽는 줄도 모르면서 죽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이냐!
– 추천도서: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유신 옮김, 책읽는 수요일, 2014.
Carpe diem !
Bonam fortunam !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