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95)
“한글사랑 도서관”

무더웠던 긴 여름 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내일, 1월 30일엔 린필드 (Lindfield)에 있는 “한글 사랑 도서관”도 다시 문을 열고 오는 2월 6일엔 개학을 기념하여 북 세일 (Book sale)도 한다고 김동숙 관장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우리 “시드니 인문학교실”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한글사랑 도서관에서 모임을 가져온 것에는 우연을 넘어서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교실의 몇 가지 목표중 하나는 인문학 친구들로 하여금 책읽기를 권장하고 자극하는데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교회나 사찰은 예배나 기도를 위해서 가게 되고,
식당이나 카페는 식사하고 차 마시러 가게 되고,
학교는 공부하러 가고,
마트엔 장보러 가는 것이지만,

인문학 모임은 일종의 독서클럽 같은 것으로, 책을 소개하고 소개 받으며,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통하여 지식과 생각을 넓고 깊게 하며, 각자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 함께하는 자리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통이 약간 먼 것 같지만, 우린 다른 공간이 아닌 바로 이 도서관에서 우리들의 모임을 계속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요즘 처럼 전자, 정보 시대엔 사람들이 점점 종이책을 멀리하게 됩니다. 지난주엔 손녀들이 저희 집에 와서 몇 일을 있다가 갔는데, 모두들 Kindle Book이라는 전자책을 가지고 수시로 그걸 들여다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이 할아버지는 어떻게 따라갈 수 없는 세대차이를 절감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우린 우리 방식으로라도 책을 가까이하고 손에서 책이 멀어지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공도서관 (Public Library)에 대한 최근의 통계 (2019년)를 한번 찾아 보았습니다.
한국은 1134개의 공공도서관에, 국민 4만 5천 명당 도서관이 1개라고 합니다.
미국은 9261개의 공공도서관에, 국민 3만5천 명당 도서관이 1개라고 합니다.
독일은 7148개의 공공도서관에, 국민 1만1천 명당 도서관이 1개라고 합니다.
일본은 3303개의 공공도서관에, 국민 3만 8천 명당 도서관이 1개라고 합니다.
호주는 1683개의 공공도서관에, 국민 1만 4천 명당 도서관이 1개라고 합니다.
호주에 있는 우리 교민을 어림 잡아 약 12만명 쯤으로 보고, 호주 기준에 따른 공공도서관을 계산해 보니 최소 8개는 있어야하겠다는 셈이 나오네요.
한 나라의 국력은 GDP나 국방력으로만 가릴 수 있을까요? 자동차의 숫자나 아파트 가격으로만 잴 수가 있을까요? Wi-Fi나 스마트폰 갯수로만 가름할 수 있을까요? 국토의 넓이나 인구의 수, 지하자원이나 첨단산업으로만 국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세계 100대 도서관에 한국의 도서관은 무엇이 들어갈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어떤이는 8만 대장경을 보관하고있는 합천 해인사는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점점 스마트폰은 가까워지고 책은 손과 눈에서 멀어지고 있네요. 어떤 독실한 기독교신자 한분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경책은 없어도 괜찮지만 핸드폰 없이는 하루도 살수가 없어요. 그리고 사실 핸드폰만 갖고 있으면 거기 성경도, 찬송가도, 설교도, 해석도, 없는게 하나도 없어요!” 그럼 않되는데, 어쩜 좋지요? 점점 TV, 다큐멘타리, 영상, SNS 만 좇아가는 것이 습관화 되어가는 유혹과 위기 속에서 다시 한번 더 머리를 좌우로 흔들게 됩니다.
코로나로 답답한 중에 다시 새학년,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한글사랑도서관, 인문학교실, 독서, 책읽는 국민, 책읽는 이민사회, 책읽는 인문학 친구들을 그려보는 아침입니다.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