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일기장
40주년이 되는 어느 날에…

저는 1980년 12월 6일 주일 오후, 시드니제일교회의 첫 번째 담임목사로 취임했습니다.
1980년 6월 Strathfield에 있는 한인연합교회에서 분립하여 약 6개월 동안 담임목사없이 예배를 드렸던 시드니제일교회가 저를 초청하여 Hurlston Park Uniting Church에서 당시 시드니 노회장 Udy 목사님의 집례로 임직케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저는 꼭 18년 동안, 즉 1998년 12월 말로 그 교회를 사임할 때 까지 그 교회에서 목회하였습니다.
2020년 12월 6일 주일 오후, 제가 시드니제일교회에 부임한지 꼭 40년이 되는 날 오후, 저는 아내 이길남과 함께 40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Hurlston Park Uniting Church를 찾아갔습니다.
옛 모습을 그런대로 지니고 있는 그 교회당 앞에서 기념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아마도 Tonga 교회 교우들 같이 보이는 분들이 예배를 막 끝내고 돌아간 시간이었습니다. 날씨는 좋고, 해는 빛났지만 마음 한편에 여러 가지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었습니다.
12월 6일로부터 불과 일주일이 지난 후, 그때 우리는 같은 교구, 같은 Parish안에 있던 Dulwich Hill Uniting Church로 예배당을 옮겨, 12월 25일 Christmas날 부터는 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은 갑자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우리부부는 그때의 환상을 지니고 Dulwich Hill Uniting Church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예배당 건물은 아주 낡아 있었고, 간판도 없었고, 아마도 Hurlston Park Uniting Church와 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리된 모양이었습니다. 쓰레기 더미가 이 곳 저 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아픈 가슴이었지만 웃는 얼굴로 다시 사진 몇 장을 찍고 다음 3번째 예배당 자리로 찾아갔습니다.
1981년 4월 5일, 그날은 부활절이었습니다. 교인들이 급격이 늘어나기 시작한 저희는 Harberfield Uniting Church에서 예배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정식으로 교회간판에 예시간, 전화번호 등을 높이 새기고, 호주교회와 한인교회가 예배당 사용시 따른 운영경비를 교인 숫자에 비례해서 부담키로 하고, 호주에서는 최초로 Church Propert Joint Management Committee를 만들었습니다. 예배당 안에는 태극기를 걸고, 우리 한인들의 역사를 동판에 새겨 예배당 옆에 붙여두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40년 전, 한국인 이민교회와 호주교회 모두에게 하나님의 재산인 교회당을 어떻게 공동의 예배처소로 사용해야 할지를 가늠하게 해 주었던 신앙과 인식의 변화를 새롭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1년 9월 8일 주일까지 우리는 여기 Harberfield Uniting Church에서 만 10년 6개월 동안 예배와 섬김, 선교와 교육의 폭을 넓혀 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40대, 제 목회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던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오래된 옛 예배당, 교육관, 예배당 뒤에 있는 교회 묘지, 그리고 Ella Community Centre가 확장해서 옮겨 온, 우리들의 옛 콘센트 가건물 자리 등을 둘러보고, 예배당을 두 바퀴나 돌아보면서 옛 감회에 젖었습니다.
1991년 9월 15일, 우리는 마침내 Harberfield를 떠나 Concord로 옮겼습니다. Concord Uniting Church는 본래 긴 역사를 지난 감리교 예배당이었는데 우리 시드니제일교회가 우리들의 교회로 사들였습니다. 당시 시드니제일교회 당회원들은 저의 이 예배당 구입과 이전을 전원이 다 반대했습니다. 저는 저의 진퇴를 걸고, 설득하여, 준 강제로 Concord로 이사했습니다. 이것이 사실은 당회원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었고 훗날 저에게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힘들게 하고, 저는 제일교회를 떠나는 내적, 심리적 근저에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여튼 마지막으로 우리는 최근 고속지하도로 입구가 놓여 지면서 새롭게 단장한 Concord 시드니제일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시드니 서부와 시내를 연결해 주는 Freeway 입구는 잘 다듬어져 주변경관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건물은 예배당 본당, 교육관, 도서관 등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작은 가건물 하나가 예배당 뒤편에 지어져 있었습니다. 몇몇 젊은이들이 예배당 마당에 있었지만 말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예배당을 한 바퀴 돌아 돌아보고, 사진 몇 장을 찍고, 쓸쓸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40년 만에 돌아본 4개의 예배당, 한 곳도 안에는 들어가 보질 못했습니다. 한 사람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만난 분도, 이야기를 나눈 분도, 보이지 않는 교회의 주인 예수님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 ① North Sydney Presbyterian Church – 이 교회는 1999.1.1 시드니우리교회 창립예배를 드린 자리이고, 이후 제가 은퇴한 2012년까지 14년 동안 예배드렸던 호주교회당입니다.
② Northmead 시드니우리교회 – 이 교회는 1999년 순복음교회로부터 매입한 교회당입니다. 현재까지 시드니우리교회가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③ 우리들이 교회 사택으로 사용하던 옛집들 – Marrickville, Five Dock, West Pymble, Strathfield, Burwood, 그리고 Newington 등 6곳을 찾아 볼 예정입니다.)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