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서의 뒷담화
지행합일(知行合一)
지행합일은 ‘앎은 실천의 시작이며 실천은 앎의 완성’이라는 송나라 왕명학 창시자인 왕왕명의 알듯 모를 듯 아리송한 주장이다. 기-승-전-골프니, 지행합일을 골프 스윙에 적용해보자. ‘새로운 골프 스윙 이론은 곧 연습의 시작이며, 꾸준한 연습은 골프 스윙의 완성이다.’라고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골프에 있어서 지행합일을 이루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골퍼가 갖고 있는 골프 스윙에 대한 지식이 차고 넘쳐 주체하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라운딩 파트너들이 해주는 조언들, 유튜브에 끊임없이 재생되는 수많은 이론들이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한 수 배우려고 노력하던 시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요즘의 문제는 스윙 방법을 몰라서 잘못 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알고 있어 헷갈려서 못 치는 것이다.
골프에 일가견이 있는 노스님이 제자 스님 둘을 데리고 라운딩에 나갔다. 두 제자는 골프에 처음 입문하여 공 맞추기도 버거운 수준들이다. 전문 용어로 생초보들이다. 한 명은 선승 (참선을 하는 스님)이고 다른 한명은 학승(학문을 연구하는 스님)이었다. 선승이 학승보다 공을 잘 치는데, 그 이유가 무언지 곰곰히 생각한 끝에 노스님이 내린 결론은 ‘집중과 인내’였다. 참선하는 선승이 잡념을 쉽게 없애고, 공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골퍼가 될 자질이 높다는 것이다.
노스님의 가르침은 새로운 이론만 배우려기 보다는 하나의 이론이라도 확실하게 몸에 익히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골퍼가 선승의 접근 보다는 학승의 자세로 골프를 배운려는데 있다. 아마추어들은 머리 속으로 이해하는 것을 몸(근육)이 기억한 후 체화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몸이 기억하기도 전에 새로운 스윙 이론을 습득하면서 이론의 과부하가 걸리게 되는 것이다.
유튜브에 떠다니는 이론들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이 되거나 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많다. 하나의 스윙 이론이 나의 몸에 체화되기 위해서는 근육이 기억할 때까지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동안 학습 이론에서 중요하게 대두되었던 부분이 좌뇌-우뇌 학습이었다. 좌뇌는 이론적 분석적인 접근이고 우뇌는 시각적 공간적 문제 해결에 우수한 점이 있었다. 학습 방법은 개인의 차이에 따라 다르고, 각자가 좀 더 선호하는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아마도 학승은 좌뇌의 접근이 편하고 선승은 우뇌가 더 발달하었을 것이다. 물론 이상적이긴 하지만 어떻게 좌뇌와 우뇌를 적절히 조화하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좌-우뇌 통합 노력을 골프에 적용한다면 좀 더 효율적인 연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새로이 배운 스윙 이론을 충분한 연습을 통하여 몸이 기억하도록 실천하고, 나만의 스윙 이론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배움의 자세가 끝이 없다고 하는 것이 아마도 배울수록 실천해야 하고, 그 실천을 통해 새로운 배움의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다들 강조한다. 연습을 통해 골프 실력이 향상되는 것 뿐 아니라, 지행합일을 실천하면서 하루하루 조화롭게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지 않을까? 부픈 기대감으로 연습장으로 향한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좌뇌와 우뇌는 하나이다.
마이클 림
mcilim@hotmail.com
백세 인생이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들으며, 이제는 백세까지 사는 것이 희귀한 일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환갑 전이라기보다는 왠지 50대 후반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살갑게 들리는 나이다. 앞으로 40년을 더 산다는 것이 끔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초조함을 느낀다. 골프는 내 인생의 후반전을 좀더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선택이고, 이 컬럼을 쓰는 것 역시 좀더 풍성한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전에 종교간의 대화 모임이었던 길벗 모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모임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생의 도반, 좋은 길벗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돌같이 굳은 심장에 약간의 설렘이 속삭인다. 골프를 통한 새로운 도반, 길벗들이 인생 후반기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Michael Lim, www.crazygolfdeals.com 한국 마켓팅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