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하람맘의 두서없는 이야기(66)
독립
하람이의 이가 벌써 5개나 빠졌다. 아래에서 3개 위에서 2개 이다. 그러면서 요즘 나에게 고민되는 일이 생겼다. 바로 하람이의 잠자리 독립에 관한 것 이다. 잠자리 독립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매우 크다. 특히 호주의 보통 부모님들은 아이가 태어나자 마자 독립 시켜 다른 방에서 재운다고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라도 아이 침대를 따로 장만해 방 한쪽에 두고 절대 함께 침대를 쓰지 않는다. 최근에는 한국 엄마들도 이런 방법을 많이 따라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우리의 전통 육아방법은 엄마가 팔베개를 해 아이를 재우는 것이 보편적 이었다. 호주에 가족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하람이가 태어나자 마자 혼자 육아를 시작한 나로써는 산후조리 같은 것은 기대 할 수 없었다. 또한 2년간 모유수유를 하고 바로 이유식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하람이와 나 둘 다 에게 최선의 방법은 옆에 두고, 잘 때 같이 자고 놀 때 같이 깨어 있는 것 이었다. 늘 내 배 위에서 엎드려 자는 것을 좋아하던 하람이였는데 어느 날부터 하람이를 안고 재우면 숨이 막힐 정도로 아이의 무게가 부쩍 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그때 독립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 찰나 기저귀를 떼면서 소변훈련이 필요하게 되었다. 저녁쯤에는 물도 적게 마시게 하고 자기 직전에 화장실을 다녀와도 자주 밤에 실수를 하던 하람이. 그래서 늘 새벽이면 잠자는 아이를 한 번씩 깨워 화장실을 데려가야 했다. 그렇게 독립을 위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설명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이제까지 옆에 데리고 잤다. 그러나 이제 하람이를 진짜 독립시켜야 할 때가 왔음을 느낀다. 하람이가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하람이의 사정으로 이제까지 데리고 잤다기 보다 솔직히 나의 문제가 더 컸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하람이를 끌어안고 잠들기 전 까지 장난치며 이야기 하는 그때가 나에겐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엄마는 왜 이렇게 장난꾸러기야!” 라고 할 정도로 하람이와 알콩달콩 하다가 잠자리 독립을 시켜야 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섭섭함에 그 시기를 미뤄 온 것이다. 잠자리 독립을 결정하기에 앞서 나의 감정을 정리하고 확신을 갖는 과정이 가장 먼저 필요했던 가 보다. 낮 시간에는 늘 일을 하기 때문에 저녁에 오면 이것저것 밀린 집안 일을 하고 잘 때야 비로소 하람이와 함께 하던 이전의 나. 솔직히 시간이 나도 하람이와 함께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할지 몰라 방치 하다가 잘때 쯤 책을 읽어 주거나 하는게 다였다. 그렇게 하람이가 잠들면 하람이를 바라보며 조금은 힘들었던 하루를 무사히 보낸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내 일상 중 하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하람이가 크면 같이 뭘 하자고 해도 싫다고 할 시기가 올 텐데 아직 나를 필요로 할 때 좀더 함께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하람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대견하면서도 조금만 느리게 천천히 그 시간이 갔으면 하는 미성숙한 엄마의 바램이 그 시기를 늦췄다. 이제까지 하람이가 날 필요로 한 것 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하람이를 필요로 한 것 이었을까? 어쨌든 어느날 하람이와 함께 진지하게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담담하게 하람이는 3학년이 되면 혼자 방을 쓰겠단다. 아직 6개월이 남은 상황이다. 그런 하람이의 말에 조금은 위로가 되다니 우습지만, 우리 가족 모두에게 6개월 후는 매우 특별한 터닝포인트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도 지혜가 필요하다. 많진 않지만 하람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온전히 하람이에게 집중해주고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육, 그리고 하람이의 마음을 읽고, 같은 눈높이로 기대하는 바를 맞추어서, 진실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양육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비로소 우리 가족 모두가 온전히 성장의 독립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어쨌든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소중한 추억들로 채워 나가 적어도 마음만은 따뜻한 호주의 겨울을 보내길 바랄 뿐이다.
박은정 사모(시드니우리장로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