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기독교 시온주의와 팔레스타인 : 디콜로나이징 팔레스타인
미트리 라헵 / 동연출판사 / 2026.6.10
– 성서적 신화의 프레임을 넣어 탈식민주의 Decolonizing로, 기독교 시온주의의 공모를 깨는 예언자적 외침
2026년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중인 팔레스타인 초토화 전략 혹은 팔레스타인 붕괴 정책의 밑바탕은 무엇일까? 그건 비단 그걸 주도하는 이스라엘의 문제만이 아니고 미국의 정책 및 정치 지형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더 나아가 미국 보수정치(실은 진보라고 하는 민주당도 포함된다)를 뒷받침하는 미국 기독교와도 연결되어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국 기독교의 정체성을 일러 ‘기독교 시온주의’ (Christian Zionism) 라 한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을 바라보는 그 입장은 한국 보수 개신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입장도 기독교시오니즘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주류 언론과 학계는 팔레스타인 잔혹사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 혹은 ‘점령’이라는 패러다임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동등한 당사자 사이의 자원 다툼으로 오도하는 이러한 프레임은 국제사회의 구조적 관리 실패를 낳았을 뿐이다.
지난 100년 동안 전개된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분쟁이 아니다. 철저히 기획된 ‘정착민 식민주의’ 프로젝트이다. 미국의 기독교 시온주의자들은 보수적 가치 회복과 세속주의 저지라는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스라엘을 유용한 도구로 전유했다. 제국의 묵인 아래 ‘선택된 백성’이라는 신앙의 진술은 타자의 영토를 수탈할 자격을 부여하는 배타적 이데올로기로 왜곡되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은 서안지구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반투스탄(Bantustans)이나 인디언 보호구역처럼 고립시키는 아파르트헤이트 (Apartheid) 체제를 구축했다. 이들은 토착민의 땅과 자원은 물론 하늘과 물, 심지어 지하의 전자기장 (electromagnetic fields)까지 전방위적으로 점유하며 완전한 통제의 정치 구조를 관철하고 있다. 국제법적 위반 경고 앞에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성서적 권리’라는 최후의 보루를 앞세우며, ‘신적 권리’를 도구 삼아 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인종적 예외주의를 노골화한다. 신앙의 이름을 빌린 국가주의가 자행하는 폭력의 대가는 온전히 팔레스타인 토착민의 현실적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다.
그러나 억압이 극에 달한 자리가 비극적 그림자로 모두를 가려내지는 못했다. 뿌리 깊은 땅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겠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은 창의적 회복력인 ‘스무드’ (Sumud)로 집약된다―“수무드 (Sumud)는 아랍어로 ‘인내’와 ‘불굴의 저항’ 등을 의미한다”―. 세대를 넘어 인위적인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들의 주체적 연대는 신적 권리라는 왜곡된 독점을 해체하고, 주변화 (Marginalization)된 이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는 해방의 신학적 가능성을 복원한다.
이 책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여타 독일과 유럽의 소위 ‘개신교 기독교’ 국가들의 기독교 시온주의가 얼마나 팔레스타인의 현재 사태를 조장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책은 지배와 복종의 서사를 거부하고 기독교 신학을 근본적으로 탈식민화하려는 예언자적 고찰이며, 권력의 언어에 가려진 인간 존엄을 다시 세우기 위한 학술적 외침이다.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신앙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이면’을 직시하고, 왜곡된 성서 해석을 넘어 참된 ‘평화’와 ‘정의’의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독교 시온주의와 팔레스타인』을 권한다.

– 목차
한국어판에 부쳐
추천의 글
옮긴이의 말
머리글
1장 _ 정착민 식민주의, 팔레스타인 그리고 성서
정착민 식민주의
정착민 식민주의의 신정치학: 이스라엘의 사례
2장 _ 기독교 시온주의
: 팔레스타인 정착민 식민화를 지지하는 기독교 로비
기독교 시온주의의 재정의
기독교 시온주의와 대영제국
자유주의적 기독교 시온주의와 홀로코스트
기독교 시온주의와 미국 기독교 우파
결론
3장 _ 땅, 성서 그리고 정착민 식민주의
하람과 성전산
가나안이라 불린 땅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성서 이야기와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
정착민 식민주의와 땅 신학의 구조적 결함
탈식민적 땅 신학을 향하여
탈식민적 성서 읽기를 향하여
결론
4장 _ ‘선택된 백성’이라는 문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의 딜레마로서의 선택 사상
현대적 맥락에서의 선택 사상
탈식민적 선택 이해를 향하여
결론
에필로그
참고문헌
색인
– 저자소개 : 미트리 라헵 (Mitri Raheb)
베들레헴 출신 루터교 목사이자 신학자, 사회운동가로, 베들레헴에 위치한 다르 알칼리마 대학교 (Dar al-Kalima University)의 설립자이자 총장이다.
예루살렘의 루터교 성탄교회 담임목사이며, 요르단 성지 복음주의 루터교회 시노드 의장이다.
현대 중동 교회사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저서를 출간하였고, Kairos Palestine Document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문서)의 공동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특히 서구 기독교 시온주의가 지닌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국제적 주목을 받아 왔다.
또한 중동의 정의로운 평화 정착, 종교 간 대화, 문화적 저항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로프 팔메상 (Olof Palme Prize, 2015) 등 다수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최근의 대표 저작으로는 In the Eye of the Storm: Middle Eastern Christians in the Twenty-First Century (2023), Surviving Jewel: An Enduring Story of Christianity in the Middle East (2022), Resisting Occupation: A Global Struggle for Liberation (2022) 등이 있다.
– 역자 : 정병준
서울장신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며, 한국 교회사와 에큐메니컬 운동에 관련된 연구와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특히 호주선교회의 한국선교와 한국장로교회 분열의 역사적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청년 시절부터 기독청년운동과 국내외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현재 세계선교협의회 (Council for World Mission) 자문위원과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 역사와 사상』 (2011), 『기독교 영성 산책』 (2021), 『한국 역사 속 에큐메니컬 운동』 (2022), 『고백에서 신학으로: 어거스틴의 고백록 해설』 (2025), 역서로 『미래로 열린 영성의 역사』 (2020), 『기독교 국가라는 신화: 정치권력 추구는 교회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2026)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P 31-32 : 팔레스타인의 현재 상황을 설명할 때, 사람들은 흔히 ‘분쟁’이라고 부른다. 즉 서로 동등하지는 않지만 두 당사자 사이의 분쟁이며, 땅과 자원을 둘러싼 분쟁이고, 정체성과 깊이 연결된 성지를 둘러싼 분쟁이며, 더 나아가 식민자와 피식민자 사이의 분쟁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언론과 학계 그리고 대중적 논쟁에서 사용되는 지배적인 패러다임이다. 오늘날에도 이 패러다임은 현재 상황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분쟁으로 설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전제에 기초하여 국제사회는 이 ‘분쟁’을 해결하려 하거나, 최소한 관리하려고 시도해 왔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잘못된 전제들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오늘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 상황을 ‘분쟁’이라는 틀로 이해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사람들을 오도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를 점령으로 규정하는 것조차 정확하지 않다.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지난 100년 동안 전개된 상황은 단순히 점령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틀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장은 밸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지속되어 온 상황을 정착민 식민주의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장 _ 정착민 식민주의, 팔레스타인 그리고 성서〉 중에서
P 98-99 :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은 바로 이러한 특정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었다. 미국의 기독교 시온주의자들 역시 글로컬한 고려 사항들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주요 목표는 세속주의의 확산에 직면하여 미국 문화의 기독교적 성격을 회복하고, 급진적 자유주의 확산 속에서 미국의 사회문제들에 대해 보수적 기독교 가치에 기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러한 의제 속에서 이스라엘은 성서 이야기의 타당성과 그들의 세대주의적 종말론 구상을 입증하는 사례로 기능하며, 그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을 한다. 〈2장 _ 기독교 시온주의〉 중에서
P 134 : 21세기에 들어서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정착민 식민화가 전례 없는 규모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토라를 인정하는 것을 국제 인권법을 인정하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이스라엘의 정착촌들은 서안지구 전역에 퍼져 팔레스타인 지역들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반투스탄이나 미국의 보호구역 체제처럼 고립시키고 있다. 정착민들은 땅과 자원을 장악하고, 토착민들을 완전한 통제의 정치적 구조 아래서 아파르트헤이트 법에 종속시킨다. 오늘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과 하늘, 물, 심지어 지하의 전자기장(electromagnetic fields)까지 점유하고 있다.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이 확장되는 것은 제네바 협약과 인권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국제사회를 크게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적 법적 논거를 인정하면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성서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신적 권리’를 내세워 ‘인권’ 침해를 뒤엎으려 시도하는 것이다. 〈3장 _ 땅, 성서 그리고 정착민 식민주의〉 중에서
P 208 : 신앙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나님에 의해 선택되었다고 믿는 것은 한 가지 일이지만, 그 믿음을 우월성이나 다른 사람들의 땅을 점유할 자격에 대한 구실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신적 권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인권 침해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선택은 신앙의 진술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종교에 근거한 국가주의, 정착민 식민주의 그리고 인종적 예외주의를 정당화하는 위험한 이데올로기로 변질되어, 그 파장은 참혹하다.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많은 다른 토착민들이 바로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선택이 올바르게 이해될 때, 그것은 주변화된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고 창조적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도록 절실한 지지를 제공할 가능성을 지닌다. 〈4장 _ ‘선택된 백성’이라는 문제〉 중에서
P 226-227 :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뿌리가 자리 잡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인위적으로 그어진 경계를 넘어 연대와 단결을 계속 보여주고 있으며, 정착민 식민주의 프로젝트에 맞서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저항하려는 결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는 자신의 대의를 옹호하기 위해 명확한 목소리를 내고, 열정과 역량을 갖추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젊고 역동적인 세대가 존재한다. 이스라엘에게 이 싸움의 이름이 정착민 식민주의라면, 팔레스타인에게 이 싸움의 이름은 회복력, 곧 수무드(sumud)이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저항할 수 있는 놀라운 힘과 탁월한 회복력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창의적인 방식을 끊임없이 보여 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 프로젝트 앞에서도 끝까지 버티며 살아갈 것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저자의 글
이 책의 중심에는 하나의 호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정의와 진실을 향한 호소이며, 국경을 넘어서는 새로운 연대의 상상력을 요청하는 호소입니다. 우리는 가자 집단 학살의 과정에서 이러한 연대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한국의 다양한 시민 사회와 종교 단체들은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어 휴전과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을 요구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탈식민화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인간의 존엄과 해방을 위해 전개되고 있는 더 넓은 투쟁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단지 이해하는 데 머물지 말고 참여할 것을 요청합니다. 서로 다른 현실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고, 그 연결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윤리적 책임을 인식하라고 초대합니다. _ 베들레헴에서, 미트리 라헵,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중에서
.옮긴이의 글
이 책을 번역한 직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다시 촉발되었다.
한국 교회의 상당수는 세대주의적 근본주의와 미국 우파 복음주의의 영향 속에서 기독교 시온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다. 그 극단은 시위 현장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백투더 이스라엘”을 외치는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보다 문제인 것은, 많은 기독교인이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에 무의식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헵은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를 포함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요청한다. 정착민 식민주의의 불의한 현실을 직시하라고 그리고 서구 기독교가 만들어 낸 기독교 시온주의로부터 탈식민화하라고. 그는 탈식민적 팔레스타인 신학을 통해, 우리가 팔레스타인의 고난 한가운데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의 현실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초대한다. _ 정병준, 〈옮긴이의 글〉 중에서
– 추천평
라헵 교수는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삶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신학을 지닌 팔레스타인 그리스도인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신앙이 역사, 정체성, 박탈 그리고 회복력과 깊이 얽혀 있는 팔레스타인 땅으로부터 울려 나온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신학적 성찰이자 동시에 하나의 증언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침묵시켜 온 지배적 서사들에 도전하며, 성서와 신학 그리고 선교가 해방을 선포하기보다는 억압의 체계를 정당화하는 데 동원되어 온 방식들을 다시 성찰하도록 우리에게 요청한다. – 금주섭 (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추천의 글〉 중에서)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