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세계 패혈증의 날 (World Sepsis Day)
세계 패혈증의 날 (World Sepsis Day)은 매년 9월 13일로,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보건 과제인 패혈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대한 인식 향상을 위해 세계 패혈증 연맹 (Global Sepsis Alliance)이 제정한 날이다.

패혈증 (敗血症)은 인체가 세균 및 기타 미생물에 감염되어 이들이 생산한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거나, 전신성 염증 반응, 심각한 장기 손상 및 합병증을 보이는 증후군을 이른다. 말 그대로 피 (血)가 썩는 (敗) 병 (症)으로, 상처, 호흡기, 소화기관 등을 통해 침투한 혈액 내 병원체가 숙주의 면역체계를 뚫고 번식하는 데 성공하여 숙주를 이겨 버린 상태이다.
유명한 비브리오 패혈증 때문에 패혈증은 비브리오로만 일어나는게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패혈증은 어느 한 병원체만의 증상이 아니다. 어떤 병원체든 감염 후 인간의 면역체계를 이겨내고 번식에 성공한다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천 9백만 명에서 패혈증 (sepsis)이 발생하며, 약 1천 1백만 명이 패혈증과 관련되어 사망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2.8초마다 1명이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암이나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수보다 더 많은 수치이다. 패혈증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되지 못한 경우, 패혈증성 쇼크 및 다기관 손상 등을 유발하여 사망이나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응급의학 및 현대의학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매년 2,500명 이상의 경제 활동 인구가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패혈증은 높은 사망률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부담을 유발하는 질환이지만, 동시에 조기 진단과 진료 표준화로 치료 결과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미국의 치과의사였던 Carl Flatley는 그의 딸이 수술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패혈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높이고 패혈증 치료의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및 패혈증 연구 증진을 위해 2004년 비영리 단체인 패혈증연대 (Sepsis alliance)를 조직하였고, 이후 2010년 파인슈타인연구소가 주최한 메니로프심포지엄에서 이 단체가 창립멤버로 참여하는 세계패혈증연대 (Global Sepsis alliance, GSA)가 창립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약 1백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2012년에는 Rory Staunton이라는 건강한 소년이 농구 연습 중 생긴 팔의 상처에서 진행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를 계기로 뉴욕주에서는 ‘Rory’s Regulations’라는 법령이 통과되어 뉴욕의 모든 병원은 패혈증 조기 인식 및 치료 프로토콜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보건당국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GSA 및 관련 기관들은 2012년 9월 13일을 첫 번째 ‘세계 패혈증의 날 (World Sepsis Day)’로 지정하였고, 이후로 전 세계 각 국가에서는 매년 세계 패혈증의 날을 기념하여 패혈증 교육과 예방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12년 ‘세계 패혈증의 날’ 지정과 함께 ‘세계 패혈증 선언’도 공표되었는데, 2020년까지 △패혈증 예방 전략을 통한 발생률 감소, △패혈증의 조기 발견 및 숙련된 의료인에 의한 표준화된 응급치료를 통한 사망률 감소, △패혈증 생존자들의 재활치료 향상, △패혈증이 미치는 비용을 측정하고 패혈증의 관리 및 효율적인 조치가 미치는 개선효과 측정의 활동 중에서 하나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도록 권고하였다. 이후 2020년 1월에 새롭게 ‘2030 세계 패혈증 선언’이 공표되었는데, 주요 목표는 아래와 같다.

– 2030 세계 패혈증 선언 (THE 2030 WORLD SEPSIS DECLARATION)
.감염예방 전략을 통한 패혈증 발생률 감소
.감염관리 세 가지 기본원칙 (감염예방, 항생제관리, 조기 인지 및 조치)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고려
.조기 인지 및 표준화된 응급치료의 홍보 및 적용을 통한 전 세계 영유아 및 성인 패혈증 생존율 향상
.패혈증 후유증 환자의 적절한 재활서비스 접근성 향상
.대중과 전문가의 패혈증에 대한 이해 및 인식 증진
.패혈증의 질병부담과 중재ㆍ관리 효과 측정자료 구축

또한, WHO는 201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0차 총회에서 패혈증을 전 세계의 최우선 보건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패혈증 결의안을 채택하여 회원국에 패혈증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을 권고하였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의 예방을 위하여 초기 단계에서 조기 진단 및 치료와 시의 적절한 임상 관리를 시행하고 아울러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손위생, 예방접종, 보건교육 및 인식개선 활동 등을 촉구하였다.
이에, 대한민국도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어 나가고자 2019년부터 대한중환자의학회와 함께 ‘국내 패혈증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심층조사’정책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는 2013년부터 세계 패혈증의 날을 기념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해 오고 있으며, 매년 9월 13일 세계 패혈증의 날에도 그간의 패혈증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패혈증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대한민국 질병관리청은 ‘2030년 세계 패혈증 선언’과 ‘세계보건기구 (WHO) 제70차 총회 패혈증 결의안’에 동참하고, 국내 패혈증 발생과 패혈증으로 인한 장애 및 사망 등을 예방하기 위해, 패혈증 관련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 및 단체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