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의 유망주, ‘리스 호스킨스’(Rhys Hoskins)
리스 호스킨스(Rhys Hoskins, 24,). 메이저리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야구 팬 가운데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는 듯하다. 큰 꿈을 갖고 미국으로 건너간 김현수 선수의 팀 동료이자,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호스킨스가 꿈의 무대를 달구고 있다. 하지만 시드니의 팬들은 그런 호스킨스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먼저 리스 호스킨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2015/16시즌을 앞두고 호주 프로야구 ABL의 시드니 블루 삭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유망주를 파견 보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산하 싱글A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스물 두 살의 유망주가 바로 호스킨스다.
시드니에서 활약할 당시만 해도 본 포지션인 1루에 집중했지만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위해 외야 수비 연습을 거듭한 끝에 기회를 부여 받은 호스킨스다. 애초 필라델피아의 외야진이 부상으로 신음하자 김현수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 한국 팬들에게 있어 소속팀이 김현수 선수를 제치고 주 포지션이 아닌 유망주를 불러 올렸다는 사실은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신인 선수 홈런 기록을 세워 나가고 있다. 데뷔 후 최단 경기(18경기) 11홈런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 낸 것.
호주 프로야구(ABL)는 2011년에 개막하여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의 윈터리그로 각광받고 있다. 구대성, 임경완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은퇴 이후의 선수 경력 연장을 위한 리그로 생각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20대 초반의 유망주 육성에 초점을 맞춰 선수를 파견하는 리그인 셈. 실제로 ABL 파견 2~3년 후에 빅리그 승격이 된 선수가 여러 명 있으며 시드니 블루 삭스만 해도 타일러 콜린스(Tyler Collins), 브랜던 반스(Brandon Barnes), 키언 브락스턴(Keon Broxton), 제이콥 메이(Jacob May)에 이어 올 시즌 리스 호스킨스까지 콜업을 이루었다.
루키~싱글A의 유망주가 파견의 주된 대상이지만 각 구단 상위권 유망주들이 많다. 예를 들어 지난 시즌 파견된 스톤 가렛(Stone Garrett)은 2016년 마이애미 팜 랭킹 4위에 꼽힌 특급 유망주. 분명 모든 유망주가 성공하진 않지만 미래의 빅리그 스타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15/16시즌 당시 시드니 블루 삭스의 감독이었던 제이슨 퍼스피쉴은 호스킨스를 목표의식이 뚜렷한 선수로 회상한다. “자신이 뛰는 모든 경기에서 반드시 무엇인가 배워간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습에서도 자신의 타격을 끊임없이 수정했습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승격을 위해 거의 해 본 적 없는 좌익수 수비에 도전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선수인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ABL에서 그를 마주한 모든 사람들은 호스킨스가 빅리그로 올라갈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15/16시즌부터 시드니에 합류한 임경완 선수 역시 호스킨스를 기억하고 있었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기 보다는 집중력을 가지고 짧고 굵은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라는 것. 힘만큼은 “진짜”였다고 덧붙였다.
호스킨스는 시드니에 혼자 외롭게 오지는 않았다. 그의 여자친구 제이미 버뮤데즈(Jayme Burmudez)가 함께 시드니로 건너와 구단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며 타지에서도 함께 시간을 나눈 것. 호스킨스의 첫 빅리그 안타 장면에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커플이 함께 시드니 블루 삭스와 연을 맺은 셈이다.
누가 미래의 대스타가 될 것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유망주를 지켜보는 맛이 더욱 클 지도 모른다. “무명의 유망주 시절부터 지켜보던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야구를 보는 묘미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유망주의 무대인 ABL의 선수들을 미리 “찜”해두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제공 = 한범연(시드니블루삭스 대외협력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