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달’에 이어 ‘화이트’의 약물사망, 호주 안락사 논쟁 재연
데이비드 구달(104)이 지난 5월 10일(목) 오후 12시 30분경(현지시각) 스위스 바젤에서 ‘조력사’ 조처를 받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5월 2일 호주를 출발해 아들이 사는 프랑스 보르도를 방문한 뒤, 7일 스위스에 도착한 구달은 사망 전날인 9일 바젤의 작은 호텔에서 생애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9번 교향곡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를 독일어로 힘차게 불렀다.
구달이 스위스까지 간 것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처럼 호주도 안락사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남동부 Victoria주에서 안락사가 합법화됐지만, 불치병에 걸린 상황에서 ‘6개월 미만’의 시한부 선고가 내려져야 하는 등 엄격한 조건이 붙어 있다. 그나마 이 제도는 2019년부터 시행된다. 이에 견줘 스위스에선 건강한 사람이라도 상당 기간 동안 죽고 싶다는 명확한 뜻을 밝혀왔다면 안락사에 필요한 의료적 조처를 받을 수 있다. 세계 의학계의 뜨거운 논쟁 주제인 이른바 ‘스위스 옵션’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초 NSW주 분다눈 너싱홈에서 치매에 걸린채 치명적 약물로 인해 사망한 메리 E. 화이트(92)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딸(바바라 엑커슬레이, 66)을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약물로 인한 메리 화이트의 사망과 딸의 살인혐의로 체포된 일은 분다눈 지역의 일만이 아니라 호주 전국에서 안락사(euthanasia)와 조력 죽음(assisted dying) 논쟁을 한층 더 가열시키고 있다.
당국은 화이트의 가족들이 너싱홈에 안락사에 대해 문의했으며 화이트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딸 바바라 엑커슬레이가 개입할 필요를 느꼈을 것으로 시사했다.
최근 호주 의회가 20년 시행되어온 안락사 및 조력 죽음 금지법을 무효화시키는 법안을 고려하면서 안락사 논쟁은 이미 재연되고 있는 중이다.
Victoria주의회가 호주에선 처음으로 불치병을 앓거나 수명이 제한된 사람에 대한 치사량의 약물 구입을 허용하는 ‘조력 죽음’을 합법화시켰으며 다른 주들도 유사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분다눈이 속해 있는 NSW주는 지난해 조력 죽음 법안을 부결시켰다.
한편 경찰은 너싱홈에서 죽은 채 발견된 화이트가 ‘살해당한 것’은 8월 5일(일)이며 엑커리는 사흘 후인 8월 8일(수)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신문은 ‘치명적 약물의 혼합’이 사망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66세인 엑커리는 현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변호사를 통해 일체의 언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친구들에 의하면 두 모녀는 각별히 가까웠다고 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