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경제윤리 연재기획2
토지/주택(부동산)에 관한 기독교경제윤리
부동산 문제,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있나(1)
지난 글에서는 물질적인 경제문제가 영적인 신앙의 문제라는 사실과 한국교회에 기독교경제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토지/주택(부동산)문제에 관한 성경 말씀과 기독교 경제 윤리를 구체적으로 짚어 볼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우리나라의 토지/주택(부동산) 문제는 어떤지 현실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 지난 50년간 근로자 소득은 15배 상승한 반면 서울 땅값은 1176배가 상승했다. 2008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의 땅값은 5000조 원으로 캐나다 땅을 두 번 살 수 있다고 한다.
2006년 정부가 발표한 2005년 토지 소유 현황 통계를 보면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소유자 중 상위 10% 사람들(500만 명)이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98.3%를, 상위 1% 사람들(50만 명)이 57%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 보급률은 102%로 전 국민이 집을 한 채씩 가져도 100만 채가 남지만 국민의 40%는 자기 집이 없는 무주택자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근로자가 돈 한 푼 안 쓰고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서울은 29년 걸리고, 강남은 44년 걸린다고 한다.
토지/주택(부동산) 소유의 양극화는 빈부 양극화뿐만 아니라 교육 양극화에도 연결된다. 2006년 건설교통부 이주호의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사는 아이들은 강북의 은평구 등 다른 7개구에 사는 아이들보다 서울대에 들어가는 수가 4배나 많다.
3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서울대에 8명 들어간다면 8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28명이 들어간다. 이처럼 부동산 소유 양극화는 교육 양극화로도 이어진다. 교육 양극화는 일자리 양극화(실업과 비정규직)와 소득 양극화로 이어져 빈곤이 악순환한다.
빈부 양극화를 일으키는 핵심은 소득 양극화도 있지만 자산 양극화가 더 큰 원인이다. 자산 양극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금융 자산 양극화도 있지만 80%는 부동산 자산 양극화에서 발생한다. 헨리 조지(Henry George)가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비봉출판사)에서 말한 것처럼 농경 사회인 옛날이나 산업사회인 지금이나 땅이 없으면 자유가 없다(No Land, No Liberty!).
성경의 대원칙, 땅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
이처럼 부동산 문제는 교육 양극화와 빈부 양극화의 핵심을 차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 투기와 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를 야기한다. 또 높은 집값으로 인한 임금 인상 요구에 따른 노사 갈등, 공무원과 사회의 부정부패, 불필요한 토목건축 사업으로 인한 국가 재정 낭비, 주거 문제, 각종 사회 갈등을 낳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부동산 문제에 관한 성경 말씀은 무엇일까?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 즉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고 말씀한다. 본래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25:23)이며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베푸신 은혜의 선물이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땅을 창조하시고 모든 사람이 땅을 이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선물로 베푸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날 때부터 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를 천부인권과 생득권(birthright)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햇빛, 공기, 물, 자연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듯, 땅도 하나님께서 만드셔서 모든 사람에게 베푸신 선물이다.
토지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 25:23)이며 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여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 주신 이 땅에서 땅을 이용하여 살다가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가는 청지기이자 나그네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이것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관한 근본 원칙과 원리다. 즉 땅은 본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이다.
희년 말씀, 평등한 토지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성경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표적으로 레위기 25장의 희년 말씀을 비롯해 여러 말씀을 하고 있다. 먼저 부동산 문제에 관한 희년 말씀을 살펴보자. 희년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요약하면 “하나님이 창조하여 인류에게 선물로 베푸신 땅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토지권을 보장하고 열심히 땀 흘려 일한 노동의 열매를 누릴 수 있게 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토지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희년 말씀 중에서도 특히 토지에 관한 말씀을 살펴보면 그 원칙과 원리는 “토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 25:23)”이고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여 모든 사람에게 선물로 베푸신 토지를 맡아서 이용하고 다스리는 선한 청지기라고 말할 수 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 24:1)”라는 말씀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출 19:5)”라는 말씀처럼 성경은 천지가 다 하나님의 것이라고 선포하고 있다.
토지에 관한 성경 말씀의 내용을 요약하면 △토지의 공평한 분배(민 26:52~56) △지계표(landmark) 이동 금지(신 27:17) △토지의 영구 매매 금지(레 25:23) △토지 사용권을 희년까지만 한시적 매매 허용(레 25:15) △토지 무르기(레 25:24) △희년에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 회복(레 25:10, 28)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토지의 공평한 분배(민 26:52~56)에 관한 말씀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통해 모든 인류에게 하나님나라의 모델을 보여 주시고자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과 말씀을 실현할 무대인 가나안 땅, 말씀을 실현할 주체인 자손을 선물로 주신다. 이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여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땅을 공평히 분배해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명수대로 땅을 나눠주어 기업을 삼게 하라. 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줄 것이요,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니, 그들의 계수함을 입은 수대로 각기 기업을 주되 오직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그들의 조상 지파의 이름을 따라 얻게 할지니라. 그 다소를 물론 하고 그 기업을 제비 뽑아 나눌지니라(민 26:52~56)”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제비를 뽑아 각 지파별로 땅을 나누어 주신다. 지파별로 분배된 땅은 다시 각 가문과 가족별로 분배된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땅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신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모든 인류에게도 해당한다. 하나님은 땅을 창조하셔서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주셨다. 성경은 “하늘은 여호와의 하늘이라도 땅은 사람에게 주셨도다(시 115:16)”라고 말씀한다.
이웃의 땅을 빼앗지 말고, 땅을 영원히 팔지 말라
가나안 땅을 공평하게 나눠 주신 다음 하나님께서는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고 말씀하시면서 지계표(地界標, landmark) 이동 금지를 명령하신다. 지계표는 땅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세운 돌이나 나무를 뜻한다.
하나님께서 에발산과 그리심 산에 이스라엘 지파를 세워 놓으시고 축복과 저주의 언약을 맺을 때 하나님에 관한 계명인 우상숭배 금지와 가정에 관한 계명인 부모 거역 금지 다음에 사회 공동체에 대한 첫 번째 계명으로 주신 것이 바로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이다.
이처럼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침범하거나 무너뜨리는 것은 사회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대죄악이다.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은 이스라엘 모든 사람에게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성경 말씀은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침범하고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잠 22:28)”,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며 고아들의 밭을 침범하지 말지어다(잠 23:10)”,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사 5:8)”라고 동일하게 말씀하고 있다.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은 평등하게 분배받은 땅의 권리를 다른 사람이 침범하거나 빼앗지 말라는 말씀이다. 반면 하나님께서는 평등하게 분배받은 땅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 땅을 자기 마음대로 영원히 팔아넘기지 못하게 금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레 25:23)”고 말씀하신다.
토지를 영원히 팔아 버리면 토지가 없는 사람은 토지가 있는 사람의 소작인이나 종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토지가 있는 사람과 토지가 없는 사람 간에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가난이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는 우리의 후손에게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종이 아닌 자유인으로 살아가길 원하신다. 희년 말씀과는 정반대로 토지를 영원히 사고파는 제도가 토지 사유제다.
열왕기상 21장을 보면 아합 왕은 나봇에게 땅을 팔라고 요구하지만 나봇은 이를 거절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겠다는 나봇을 아합 왕도 어찌하지 못하자 아합 왕의 부인인 바알주의자 이세벨은 못된 수작을 부려 나봇을 억울하게 죽이고 그의 땅을 빼앗는다. 이는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지계표 이동 금지와 토지의 영구 매매 금지 말씀을 어기고 왕과 왕비가 직접 나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너뜨린 매우 심각하고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는 말씀처럼 아합 왕과 이세벨은 결국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서 비참하게 죽는다. 성경은 아합 왕을 매우 악한 악으로 이세벨을 악녀로 묘사하고 있다. 나봇의 포도원 사건 이후로 엘리야 선지자가 이에 대항하여 투쟁을 시작하고 토지 사유제와 바알주의에 맞선 대선지자 운동이 일어난다.
고영근 / 희년함께 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