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美 총기 폭력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마지막 상하원 합동회의 신년 국정연설을 한 지난 1월 12일(현지 시각),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바로 옆자리를 비워뒀다. 미 대통령 국정연설시 퍼스트레이디 옆자리는 주로 가장 중요한 초대 손님이 앉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2016년 국정연설에 앞서 홈페이지에 올해 신년 국정연설에서 퍼스트레이디 옆자리는 총기 사고 희생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남겨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총기 사고로 2015년 12월 2일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범인 사예드 파룩 부부 포함 16명이 사망했는데 국정연설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하며 총기 폭력문제 해결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총기 난사로 14명 사망, 2012년 12월 미국 코네티컷주 총기 난사로 27명 사망 등 미국에서는 이 같은 총기 난사를 비롯해 총기 사고가 끊이질 않다. 미국의 살인 사건 가운데 무려 70%가 총기 사건이었다고 한다.
지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총기 사망자 수가 무려 40만 명이 넘었는데 테러로 숨진 사람의 120배나 된다고 한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은 일반 상업 건물이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아이들이 있는 학교에서도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어린 학생들도 총기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역시나 미국인이 보유한 총기 수도 인구 100명당 총기 88정으로 세계 1위다.
미국의 주요 총기사건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 리틀턴 컬럼바인 고등학교서 발생, 10대 범인 2명 포함 15명 사망.
–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2007년 4월 16일 버지니아 공대서 발생.한국계 범인 조승희 포함 33명 사망.
– 빙햄튼 이민자센터 총기난사: 2009년 4월 3일 뉴욕 빙햄튼 이민자센터서 발생, 베트남계 범인 포함 14명 사망.
– 포트후드 군사기지 총기난사: 2009년 11월 5일 텍사스 포트 후드 미군기지서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이 총기난사로 12명 사망.
– 투산 쇼핑센터 총기난사: 2011년 1월 8일 애리조나 투산 쇼핑센터 제러드 리 러프너가 총기난사로 6명 사망, 민주당 소속 게브리얼 기퍼즈 하원의원 등 12명 부상.
– 덴버 극장 총기난사: 2012년 7월 20일 콜로라도 덴버 영화관에서 제임스 홈스가 총기난사로 12명 사망.
– 위스컨신 시크교 사원 총기난사: 2012년 8월 5일 위스컨신 밀워키 시크교 사원에서 발생해 범인 마이클 페이지 포함 8명 사망 .
–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해 범인 애덤 랜자 포함 27명 사망.
– 워싱턴DC 해군기지 총기난사: 2013년 9월 16일 워싱턴DC 해군 기지서 발생해 범인 애런 알렉시스 포함 13명 사망.
– 찰스턴 흑인 교회 총기난사: 2015년 6월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교회서 백인 딜런 루프가 총기난사해 9명 사망.
– 오리건 칼리지 총기난사: 2015년 10월 1일 오리건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발생해 범인 포함 10명 사망.
–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2015년 12월 2일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인랜드 리저널 센터서 발생해 범인 사예드 파룩 부부 포함 16명 사망.
오바마 대통령, ‘총기사용 규제를 위한 행정명령’ 발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 겨울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미국 사회의 최대 난제 중의 하나인 총기사용 규제를 위한 행정명령을 지난 1월 5일 발표했다. 그동안 총기 규제의 사각지대였던 박람회나 온라인에서의 총기 매매를 규제하는 것이 뼈대다.
미국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총기 규제안의 윤곽을 언론에 공개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총기 박람회나 벼룩시장, 온라인을 통해 총기를 판매하는 ‘딜러’들도 반드시 판매허가를 받도록 하고, 또 딜러들이 구매자들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범죄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벼룩시장이나 온라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어 비극적인 총기난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실제, 신원조회를 받지 않고 총기를 구매하는 비율은 40%에 이른다.
또한, 총기 규제안은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은 총기 딜러들이 총기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하면 ‘전미 범죄정보센터’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범죄 현장에서 회수된 연평균 1333정의 총기 소유자를 추적하다보면 대부분 딜러들로 드러나는데, 이들이 한결같이 분실된 총기라고 하면서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번 규제안을 시행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 인력을 50% 늘리기로 하고 230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주무 기관인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도 200명을 충원한다. 또 5억달러(약 5942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 총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상태 점검과 총기 안전기술 연구에 투입할 예정이다.
호주에도 총기와 관련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1996년 4월에 마틴 브라이언트(Martin Bryant)라는 사람이 타즈마니아섬(Tasmania) 남부의 관광지 포트 아서 (Port Arthur)의 한 카페에서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무려 3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던 사건이다. 당시 총리였던 존 하워드가 중도우파 연립정부를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사고가 나고 정부는 면밀한 조사에 들어갔고, 따라서 호주 내에 너무 많은 수의 총기가 유통되고 있고 총기를 취득하는 과정 또한 너무나도 쉽다고 판단했다. 존 하워드 총리는 사건 발생 12일만에 “미국의 총기난사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피력하며 전국적인 총기법 개혁안인 ‘전국 총기 협약’(National Firearms Agreement, NFA)를 발표했다. 발표와 동시에 각 주와 준주 정부의 동의를 얻어 신속하게 행동에 나섰다.
1996년 10월부터 1년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총기 수거 조치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총기의 수거라는 난제에 부딪쳤으나 다음과 같은 정책들로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그것은 시장가격을 감안한 가격을 총기 소유자에게 지불하는 환매정책(Buyback)과 불법으로 총기를 소유했던 사람이 총기를 반납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유화책이었다. 신형 자동 및 반자동 무기의 수입 금지도 이뤄졌다. 집행 과정에 여러 어려운 점과 반발을 겪긴 했으나, 이때 총기 65만정이 수거되어 폐기되었다.
NFA가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호주 내 자살률과 살인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학술지인 ‘미국법학×경제학 리뷰’의 연구보고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책 시행 이후 10년간 발생한 총기 사망사건은 그 전에 비해 절반 정도 감소했고, 호주 인구 10만명 당 총기를 이용한 자살 역시 그 이전과 비교해 65% 정도 감소했으며, 총기를 이용한 살인 역시 약 59%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는 총기 구매 및 소지에 관한 규제가 엄격하고 1996년 총기법 개혁 이후 총기 사고가 급격히 감소했다. 미국의 하루 총기사고사망자 수가 호주의 1년 총기사고 사망자수를 능가할 정도다.
쉽지 않은 美 ‘총기사용 규제’의 실현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저지를 피하기 위해 행정명령이라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공화당이나 전미총기협회 등 총기 보유 지지자들이 반격을 가할 여지는 남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불법 이민자들의 추방을 막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2014년 행정조처들이 법정 다툼으로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총기 규제와 관련한 법률 싸움이 벌어지면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내년 1월까지 이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총기 규제를 둘러싼 대선 주자들 간의 공방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즉각 밝혔지만, 공화당 쪽의 도널드 트럼프는 총기사용 규제를 위한 행정명령에 노골적인 반대의 입장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