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50)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8장 유학을 슬프게 만드는 것 – 인종충격
8. 때려부수는 문화(밴달리즘)와 유학생의 안전문제
유학생의 안전문제
영미국가에서는 치안 문제를 [법과 질서/law and order]라고 부르며 큰 총선거 이슈 하나로 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만큼 살인, 강도, 폭행, 도난 사건이 여기에도 늘고 있다. 그리하여 전체 인구의 소수인 유학생도 피해자가 되는 일이 적지 않다.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 강도나 핸드백을 날치기를 당하는 일은 보통이고, 교통사고나 악한을 만나 숨지는 사건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한국에서도 언론에 크게 보도되어 잘 알려진다.
원래 준법정신이 높다는 영미사회에서도 왜 범죄와 비리 사례는 늘고 있는 것인가? 첫째는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빈부격차에 따른 박탈감을 갖는 청소년층의 증가와 자유분망한 사회 분위기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특히 마약을 하는 청소년들의 좀도둑 사건이 늘고 있다
둘째 이민에 의한 외국인의 대거 유입으로 도시 우범지역이 늘고 있다. 이민자들은 원래 모국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인 게 보통이다. 외국에 나와서는 더 그렇게 된다.
범죄의 대상이 따로 없으나 범인들은 흔히 현금을 많이 소지하고 다니며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외국인을 표적으로 삼는다. 한인 이민자나 여행자는 대표적인 피해자다.
영미사회에 일반화된 범법 행위 가운데 한국인들이 이해 못하는 것 하나는 젊은이들이 공공기물을 부수는 행위, 즉 [밴달리즘/Vandalism]이다. 이 말은 12세기 경 유럽 지역과 북아프리카를 습격하여 서적과 예술품을 마구 파괴한 겔만 민족에 속하는 [밴달/Vandal]족에서 유래한 것이다.
필자가 뉴욕에서 한 동안 지낼 때 뉴욕시 당국자들을 괴롭히던 여러 가지 심각한 도시 문제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들이 거리에 널린 개똥, 불량배들에 의한 공원 벤치와 기차역 간판 파괴, 거리에 설치된 화재 경고 장치를 장난으로 작동해 소방차를 동원시키는 것이었다.
중심가에 주택이 드문 시드니의 경우 개똥과 불필요한 소방 장치 작동 문제는 그다지 심각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공원 벤치와 공중전화박스 등 공공 기물과 점포 유리창을 부수거나 훼손하는 행위, 전동차 내 시트(좌석) 카버를 칼로 찢어 놓는 행위, 공공시설에 마구 [낙서/graffiti]를 하는 행위는 다른 영미 도시에서처럼 아주 심각하다.
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영미의 신사 숙녀들이 전동차 좌석에 앉아 앞자리에 신발을 신은 채 다리를 올려놓는 매너다. 서양인들이 구두를 신고 방안 출입을 하는 것을 보면 청결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발은 먼지와 박테리아와 개똥 부스러기 등이 분명 붙어 있다. 육안으로 안 보일 뿐이다.
과연 이런 일이 어떻게 남을 배려하는 사회에서 가능한가 묻게 된다. 전동차 안에 경고문이 붙어 있는 대로 좌석에 다리를 얹는 행위는 벌칙 대상이 되는 위법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그 사회가 걱정할 일이다. 안전의 문제는 이와 다르다. 일생일대의 큰 결정인 유학이 화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영미 도시에 나가보면 자동차도로의 무단 횡단도 일반화되어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번화가의 도로는 좁아 위험이 덜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유학생의 처지는 다르다. 취중 난폭 운전 사례가 늘어나는 한적한 밤이 더 위험하다. 변을 당했을 때는 증인과 증거 확보가 어려워 억울하게 처리되는 일이 흔하다.
이런 비운을 피하기 위하여 유학생이 주의할 점 몆 가지를 적어본다.
(1) 대도시가 아니라면 대부분 영미지역에서는 서울에서와 같이 밤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드물다. 밤거리를 혼자서 다니면 위험하다. 인적이 드문 밤 전철과 버스 정류장에서 혼자 기다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우범 지역이야 말할 것 없다.
(2) 한국인은 외국에서도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집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액수가 큰 현금 지참을 삼가하고, 물건을 사면서 100불짜리 등 큰 지폐를 내비쳐서는 안 된다. 또 우범 지역에서 뜨내기처럼 길을 묻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3) 노상강도 등 위험이 닥칠 때는 대항하지 않는 게 좋다. 현지인들 가운데도 지갑에 늘 50불 정도를 비상금으로 지니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위급 시 가진 게 전부라며 달래기 위한 것이다.
(4) 영미지역에 다녀보면, 많지는 않으나 청소년들이 뭐라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몸짓으로 놀리는 것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위험성이 없는 짓궂은 아이들의 행동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물론이고, 더 험악한 상황에서도 일단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게 영어로 여유 있게 대응을 하면서 상황을 잘 넘기도록 해야 한다.
(5) 한인사회가 있는 지역에는 어디에서나 한글 매체가 나온다. 외국에서 주의해야할 위험과 사건. 사고, 그에 대한의 사전 대비책에 대한 정보를 주류매체보다 여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주류매체는 현지 사정을 잘 모른 소수 외국인을 위한 그런 잔 정보를 잘 다루지 않는다. 런던의 지하철 레일에는 한국과는 달리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어 몸에 닿으면 감전사를 당할 수 있다. 실제 그런 사고로 불과 얼마전 한국인 한명이 목숨을 잃었다.
호주에서는 바다낚시를 하다가 갑자기 몰려오는 파도에 휩쓸려가 죽은 한인들이 그간 많았다. 호주의 바다는 한국의 바다와 다르다는 것을 새로 오는 한인들이 잘 모른다. 유학생들은 현지 교포매체에서 안전에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찾아야 한다.
(6) 위에서 쓴 대로 백인사회에서의 인종문제는 매우 복잡하지만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시각은 매우 단순화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1999년 이른바 9.12 뉴욕 테러와 2005년 런던 테러 사건 이후 영미국가에서 늘어나가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감시와 인권 제약에 대한 이슬람계 거주자들의 반발이 인종차별이나 ‘문명의 충돌’ 차원에서 보도되지만 이는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이 분쟁은 오히려 법과 치안의 문제라고 본다.
앞서 언급한 시드니의 남부 해변 지역인 클로널라에서 발생한 앵글로 색슨계와 레바니즈계 두 집단간에 폭력 충돌 사건도 그런 사례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mail: karckim@optusnet.com.au
Blog: blog.daum.net/samokim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