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강의 지상중계(3)
윤리,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정미연 박사(몰링 칼리지 교수_조직신학, 윤리학)
성경 속에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원리와, 원칙으로서의 규범적 요소들(normative teachings)을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을까?
1. 성경 메시지의 핵심과 관계된 것인지 아니면 그 메시지의 주변 상황과 관계된 것인지를 구별하여야 한다.
메시지의 핵심과 관계된 것만을 규범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이는 사건 뿐 아니라 비유를 읽을 때도 적용된다. 포도원 비유의 경우 일찍 온 사람과 늦게 온 사람에게 같은 대우를 해주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 비유에서의 핵심은 바로 ‘구원’이다.
따라서 이 비유를 읽을 때 이 핵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즉 일찍 온 사람이든 늦게 온 사람이든 모두 구원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의 노동윤리나 노사 갈등의 현장에서 이 비유로 접근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제사를 요구하시는 것과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는 것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구속사적 관점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상황을 통하여 장차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시는 구속의 역사가 그 사건 속에 내포되어 있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2. 신약 성경에서의 내재적 윤리(inherently moral)와 그렇지 않은 것 사이를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성경에서 일부다처제에 대해 언급하거나,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구절이 있다 해도 그것을 바로 윤리의 기준이 되는 규범적 요소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 언급이 단순한 설명인지(descriptive), 변함없이 행해야하는 처방적인(prescriptive) 것인지를 따져보아 후자에 해당하는 것만을 규범적 요소로 보아야 한다.
3. 신약성경이 지속적으로 증언하는 사항들과 시대적 차이를 반영하는 사항들을 구별해야 한다.
성경에는 시대적인 것들이 있고, 지속적으로 다시 언급되는 것들이 있다. 후자만이 성경적 규범요소가 될 수 있다. 특별히 구약에서 성전에서의 성결성을 유지하는 율법들은 시대적인 것이다. 예수님의 완전한 제사로 그것이 완성되었으므로 더 이상 행하지 않는다.
오늘날 어떤 교파는 성경 내용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예배할 때에 화장, 옷, 치장, 머리 모양 등을 규제한다. 이는 신실한 모습 같지만 성경의 윤리적 규범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윤리적으로 사치하지 않고 절제하는 차원에서의 문화적 규범으로서 지켜야 할 부분일 뿐이다.
진리인가, 문화인가?
4. 신약 성경의 중요한 요소로서 원리적 적용(principle application)과 구체적 적용(specific application)을 구별해야 한다.
성경에는 원리적 부분에 관한 내용과 구체적 부문에 관한 내용이 있다. 원리적 부분만 성경의 규범적 요소가 될 수 있다. 구체적 부분은 그 원리 안에서 적용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즉, 원리를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구체적인 적용을 행해야한다.
5. 성경에 나오는 전통적 요소들 중 해석적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본문의 경우(Cultural Options):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과 절대적 하나의 해석만이 가능한 것을 구별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안수 문제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오늘날 목사안수 제도는 전통, 전래에 의해 정해진 부분이 크기 때문에 성경이 말하는 안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성경에서는 안수 자체에 대해 자세하고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사도와 장로들이 안수했고, 그 의미와 목적도 다양했다. 여성 안수에 대해서도 성경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없다. 다만 간접적으로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구절이 여성 안수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그러나 브리스길라는 어떻게 가르칠 수 있었을까? 무엇을 우선시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여성 안수에 대한 견해는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성경의 규범적 요소가 될 수 없다.
또 삼위일체를 한번 생각해 보자. 성경에 삼위일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지만,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은 삼위일체라는 개념 없이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절대적이며 하나의 해석만이 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성경의 규범적 요소가 된다.
6. 기원 후 1세기와 21세기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를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성경의 규범적 요소를 구별하는 데는 시간의 흐름을 간과할 수 없다. 문화, 언어 등 배경연구가 그래서 중요하다. 성경 주석 등 그에 대한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7. 현재의 기독교 상황에서 실행해야 한다.
지하교회에서 생명 걸고 신앙을 지킨 학생이 있었다. 기독교 윤리학 시간에 남편은 아내를 결코 때리면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는 아내가 잘못했을 경우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이 인정되는 문화권에서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성경의 배경이 된 시대에 여성의 인권은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성들과 함께 나누시고 일하시며 여성을 차별하지 않으셨다. 그 학생은 잠시 혼란을 겪었으나, 결국 자신의 전통적 도덕 개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였다. 이렇듯 성경의 규범적 요소들은 현재의 상황에 맞게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성경윤리의 최종목적
궁극적으로 성경에서의 윤리적 최종 목적(goal)은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과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덕(virtue)과 성품의 윤리(characteristic ethic)가 또한 중시된다. 실제 윤리적 문제의 상황에 직면하여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의 풍부한 경험 지식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미연 박사 (몰링 칼리지 교수_조직신학, 윤리학)
미국 이민 1.5세 출신의 차세대 신학자.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의 여러 신학교와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몰링 칼리지 전임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기간 동안에는 콩고, 인도, 케냐, 말레이시아, 미얀마, 네팔, 르완다. 우간다 등지의 신학교와 교회에서 사역한다. 세계침례교연맹, 아태침례교연맹, 로잔회의 세계선교글로벌 디아스포라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