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뇌[腦]과학(2)
생체활동은 자극과 반응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생체의 자극과 반응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뉴런[neuron]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다. 뉴런은 세포체[cell body], 수상돌기[dendrite], 축색[axon], 축색언덕[axon hillock], 축색말단[acxon terminal]으로 부위를 생각 할 수 있는데 뉴런의 종류에 따라 형태는 다르다. 각 부위의 역할을 간략하게 정리 해본다. 잎이 떨어진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보이는 수상돌기[樹狀突起]는 다른 뉴런으로부터 오는 정보를 받아들인다. 세포체에는 다른 일반세포들이 갖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소기관이 있다. 축색[軸索]은 신경충격을 세포체로 부터 신경말단까지 저달하는 회로[回路]이며 전화선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축색말단은 목표세포에 시냅스[synapse]라는 특이한 구조를 만든다. 신경계의 연결이 전류를 전달하는 전기선과 다른 것은 신경세포간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고 연접부위가 끊긴 상태처럼 되어 있는데 이 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하는 것이다. 신경세포간에 간격이 분명히 벌어져 있는 이 시냅스에서 정보전달이 전화선과 별반 다름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신경연구에서 시냅스[synapse] 분야만 매달린 과학자들이 많으며 시냅스역할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 진 기기[器機]가 컴퓨터며 얼마 전 떠들썩하게 하였던 알파고라고 할 수 있다.
신경전달 물질
전기적인 신호로 전달된 신호는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적 신호로 바뀌어 시냅스를 통과한다. 시냅스를 기준으로 신호를 주는 신경 세포를 시냅스 전 신경 세포(presynaptic neuron), 신호를 받는 신경 세포를 시냅스 후 신경 세포(postsynaptic neuron)라고 한다. 한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시냅스는 대략 1만개 정도로 보고 있다. 시냅스에서 이루어지는 전달 능력이 모두가 같은 것이 아니라 생체에 따라 다르며 훈련을 통해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및 기억을 전하[電荷]의 형태로 바꾸는 마법과 같은 일을 하는 장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신경세포뿐 아니라 다른 일반세포도 붙어있는 것 같지만 세포막을 통해 경계가 있다.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는 다른 뉴런과 막을 통해 경계를 이르는 것이 아니라 휴전선의 DMZ모양 좁은 틈바구니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DMZ에는 사람이 다닐 수 없게 엄격하게 차단이 돼 있지만 시냅스에선 생체활동의 온갖 정보가 전해지고 정보를 종합하여 대응 정보로 바뀌는 등 생체의 신비가 가득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시냅스의 간격을 숫자로 표시하면 1미리미터의 5만분의 1, 즉 20나노미터다. 좀 어려운 학술용어이지만 신경세포인 뉴런의 원형질막은 신경충격[nerve lmpulse], 다른 용어로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라고 불리는 전기신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 신호가 뉴런의 한 장소에서 만들어진 후에 그 세포의 맨끝 축색말단[acxon terminal]으로 간다. 사람의 경우 긴 것은 1m이상 되기도 하고 고래의 경우는 수m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신경계의 종합화가 가능한 것은 한 개의 뉴런은 여러 개의 뉴런으로부터 오는 정보를 받아 이를 종합하여 신경출격을 발생시키고, 이를 또 다시 축색을 통해 다른 뉴런에 이르면 여기에 저장되어 있던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뉴런 밖으로 배출되고 결국 목표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한다.
신경충격[nerve lmpulse]
이 과정을 예를 들어 풀이 해보자면 모기가 오른쪽 발등을 깨물었을 때 따끔하게 아픈 통증신호는 신경충격[nerve lmpulse]이 되는 것이고 신경충격은 물리적으로 전기신호이며 이 신호가 전기줄에 해당하는 수상돌기의 축색을 통과하게 되는데 초속 30m정도로 달려서 뇌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 신호를 받은 뇌의 뉴런[시냅스 후신경세포(postsynaptic neuron)]는 종합적인 판단을 즉각적으로 하게 되는데 오른쪽 손으로 모기를 때려잡든지 털어 버리라든가 하는 종합적인 판단 정보의 신호가 신경충격이 되면서 눈과 팔, 손가락에 명령이 하달되고 모기퇴치의 행동반응이 발생되는 것이다. 피부에서 느끼게 되는 피부감각은 다섯 종류가 있다. 온점, 냉점, 촉점, 압점, 통접인데 이 중에서 통점의 숫자가 제일 많다. 피부에는 1㎠당 약 200개의 통점이 빽빽이 배치되어 아픈 부위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모기가 주둥이로 사람의 발등을 물었을 때 통점을 피하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1㎠당 200개가 되는 지뢰밭을 피해갈 도리가 없는 것이다. 반면 내장 기관에는 통점이 1㎠당 4개에 불과해 아픈 부위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폐암과 간암이 늦게 발견되는 것도 폐와 간에 통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통각신경의 속도는 느린 편인데 이를 촉각신경이 보완한다. 통증이 일어날 때 대부분 촉각도 함께 오기 마련이며, 우리 몸은 경험을 통해 촉각에 반응해 통각의 느린 속도를 보완한다. 뾰족한 것에 닿았을 때 반사적으로 손을 뗀다던지, 등 뒤에서 누군가 건드리면 휙 돌아보는 것이 좋은 예다. 이 과정에 동원되는 뉴런은 그 숫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이런 과정을 모방한 전자기기가 나오게 되는 것이고 한국의 바둑의 자존심을 건드린 알파고도 뉴런이 하는 일을 보고 모방해서 만든 첨단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감각
통각과 같은 피부에서 느끼는 압각이나 촉각 등이 초속 70m로 전달되는데 비해 통각은 초속 0.5~30m정도다. 예를 들어 몸길이 30m인 흰긴수염고래 꼬리에 통증이 생기면 최대 1분 후에 아픔을 느낀다. 실제 우리가 압정을 모르고 밟았을 때 발바닥에 깊이 들어간 다음에야 아픔을 느낄 정도로 통각은 전달 속도가 늦다. 사람의 뇌에 최대 1천억 개(1,500억 개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의 신경세포를 지니고 태어난다. 출생 이후에는 뇌세포가 계속 소모되어 간다. 뇌의 무게는 서서히 확실하게 줄어든다. 정상 수명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뉴런의 죽음 때문에 일생 동안 뇌의 무게가 약 10퍼센트 정도 감소한다. 그러나 뇌세포가 죽는 속도가 모두 같지는 않고 부분마다 다르다. 천문학적 숫자로 많은 뉴런에다 하나에 뉴런에 수천 개의 수상돌기가 하는 일을 푼다는 것은 모래알 하나하나를 주어모아서 산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스탠리 래퍼프토 박사에 따르면 운동피질과 전두엽(뇌의 사고영역)을 포함한 대뇌피질에서 하루 최대 5만 개의 뉴런이 죽는다고 한다. 하루 5만 개씩에다 70세 노인이 살아온 날의 수를 곱하면 이 노인의 일생 동안 죽어 간 대뇌피질의 세포 수가 나오고, 그것은 통계학자들이 좋아할 만한 천문학적인 수이다. 또한 같은 부위에서도 다른 종류의 세포들보다 더 잘 없어지는 세포가 있다. 뉴런의 소모를 패턴으로 나타내면 누더기로 기운 천조각처럼 들쭉날쭉 울퉁불퉁하다. 그래서 전두엽과 ‘측두엽 부위’는 상당한 손실을 겪는 반면, 이런 부분들에서 조금 더 뒤의 중심구 뒷부분에 있는 영역들과 더 아래쪽의 하측두 영역은 뇌세포가 조금밖에 손상되지 않거나 전혀 손상되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뉴런의 노화
세포가 완전히 죽는 것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뉴런들 간의 연결이 점점 사라져 가는 일이 더 흔하고 중요한 일이다. 신경세포 간 연결의 수를 세는 간접적인 방법의 하나로 수상돌기에 붙어 있는 시냅스 수를 헤아리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한 뉴런의 수상돌기를 따라 세어 보면 다른 뉴런들과 연결되어 있는 시냅스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더구나 남아 있는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도 노화로 인해 이전처럼 여러 개가 많이 나와 있지 않게 된다. 수상돌기가 드러나도록 염색하고 사진을 찍어 보면 노화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는 마치 잔가지들이 떨어진 나무처럼 성기게 붙어 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수상돌기들도 확연히 작아져 있다. 신경전달물질의 양도 감소하고 어떤 뉴런들은 부풀어 있는 것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사진을 현미경으로 보면 숙련된 신경병리학자라면 환자의 사망 당시의 나이까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추론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나이가 들면서 깜빡깜빡 기억력이 감소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천문학적 숫자의 신경세포의 구석구석에서 소모되며 벌어지는 일을 누군들 막을 재간이 있겠는가? 지금까지의 설명은 구조적인 내용이다. 구조적인 지식이 관심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경세포가 마법 같은 온갖 정보를 어떻게 퍼 나르고 종합해서 분석하고 판단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중독에 가깝게 여기 매달린 과학자들은 첨단장비를 활용해서 대명천지 밝은 날 화려한 꽃송이 관찰하듯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아마추어들에게는 아무리 세심하게 묘사 한대해도 속 시원하게 그 메카니즘을 밝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뉴런의 마법은 나트륨[Na] 같은 물질의 이온화로 전기적 성질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나트륨이온[Na-]의 전위차의 흐름이 신경세포의 축색을 통해 흐르는 것이다. 이 나트륨이온[Na-]은 흐르다가 시냅스라는 DMZ에서 브레이크[brake]가 걸리게 되며 시냅스까지 흘러온 나트륨이온[Na-]은 축색말단[acxon terminal]에서 멈추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포로 정보를 전달하여야 한다. 이 때에 전달하는 물질이 축색말단[acxon terminal]에서 생성되게 되는데 정보를 전달한다고 해서 신경전달 물질이라고 한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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