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면역(2)
전문가들도 지속적인 냉수마찰은 면역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 냉수의 자극으로 일어나는 체내 온열 생산중추의 흥분은 피부로부터의 체열발산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혈관의 수축, 근육의 긴장을 촉진시킨다. 특히 마찰에 의한 자극은 피부의 지각신경을 흥분시켜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고, 피부의 혈액 및 림프순환을 활발하게 하여 피부의 영양을 좋게 하는 동시에 피부면의 노폐물을 제거하게 된다. 냉수 자극과 마찰의 자극을 반복시킴으로써 피부혈관의 수축과 확장도 반복하도록 함으로써 피부 혈관의 순환이 효과적으로 나타나도록 돕는 것이며, 내분비선으로부터의 아드레날린이나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세포의 대사를 촉진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꾸준히 냉수마찰을 해온 사람이라면 차가운 기운으로부터 오는 감기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저항력이나 면역기능이 체내에 생겨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다. 냉수마찰이 감기예방에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지만 적극 권장할 수 있는 검증된 요법은 분명히 아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하면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를 악물고 객기에 가깝게 강행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혈액이 림프액과 함께 핵심적인 조직인데 혈액 및 림프액의 순환을 활발하게 해주는 냉수마찰이 해로울 리가 없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면서 냉수마찰을 습관화 한다면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것이다.
감기와 예방접종
감기를 앓고 나면 항체가 생기게 되고 같은 감기 바이러스가 재차 방문하면 단번에 알아차려서 퇴치할 수 있으나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의 재차, 방문의 기회는 흔하지 않다는 것이다. 감기바이러스의 종류가 많고 쉽게 변이[變異]를 일으켜서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평생 감기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1년에도 몇 차례씩 감기를 앓게 되고 더구나 아이들은 감기를 경험한 사례도 많지 않고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1년에 5-6회 정도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시골 같은 자연환경속에서 마구 뛰어놀며 자란 아이들이 감기를 비롯한 각종질병에 강한것은 열악한 환경이 면역력을 강화시킨 결과인 것이다. 감기종류가 1개라면 이미 싸움은 끝났을 텐데 감기바이러스라는 무리들이 변신의 귀재라 난감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독감백신을 생산한다. 그런데 간혹 그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에 독감 감염자 수가 확연히 급증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독감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방증이기도하다. 대부분의 국가가 독감백신 주사를 권장하고 있지만 100%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예방접종은 수동예방접종[受動豫防接種과 능동예방접종[能動豫防接種]으로 나누어지는데 수동예방접종은 외부에서 생산된 면역물질을 그대로 주입하여 일시적인 면역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능동예방접종은 몸에 주입되는 예방접종약제에 따라서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스스로 가지게 하는 방법으로 독감예방접종을 비롯한 대부분의 예방접종이 이에 해당된다. 예를 들자면 돈은 있고 국방력이 약한 나라에서 용병[傭兵]을 끌어 들여 전쟁을 치르거나 내부의 적을 소탕하는 방법으로 국방력을 유지하는 것이고 능동예방접종은 스스로 위기에 대처하는 힘을 길르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생체의 방어체계
생명체는 지구상에 출현하면서 부터 적과의 숱한 전쟁을 치르며 방어시스템을 갖추었는데 식물의 껍질과 곤충류의 외골격, 포유류의 피부가 일바적인 방어시스템이며 이를 학술적 용어로는 비특이성 방어[nonspecific defense]망 또는 선천성[innate]방어 망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피부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벽이다. 이와 다르게 만리장성이나 철책같은 방어시설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교묘[巧妙]하게 내부로 침투하는 불순분자가 있지 않은가? 이슬람의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 IS는 국경선을 넘나드는 것이 아니라 세뇌시킨 인간을 침투시키니 식별해서 색출하고 분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국경선의 철책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암세포가 IS같은 성질을 가졌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이런 종류를 방어하는 생체의 방어체계를 특이적 방어[specific defense]라고 하고 예를 들어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혈액을 통해 생체내로 들어오면 항체가 만들어 져서 재진입하는 바이러스는 체포[결합반응]해서 파괴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암세포는 적의 레이다 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와 같다고 할까? 위장술[僞裝術]이 능란해서 아직까지 능동적인 방어망을 갖추게 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체[antibody]
면역력을 국방력에 비유 한다면 전투력을 갖춘 병사[兵士]에 해당하는 것은 항체[抗體]다. 전쟁터의 병사는 군복과, 철모, 군화, 보호 장비와 총을 갖추는 정도로 전쟁터에 서게 되듯이 항체도 그 모습을 묘사 할 수 있다. 군대에 육해공군이 있다. 이들은 정규군에 해당한다면 내부적을 소탕하는 일차적인 임무는 경찰관이나 더 나아가면 예비군이 감당하게 되는데 백혈구나 식세포 같은 것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항체는 생화학 물질의 성분으로 분류하면 제각각 다르고 복잡하다. 대표적인 항체유기물의 하나가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e]이다. 약자로G(IgG)로 표시된다. 형액의 희멀건 빛깔의 액체속에 있는 단백질의 한 종류다. 달걀의 흰자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면역글로불린이 몸속에 잡입한 간첩이며 불순분자를 식별하고 색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불순분자를 생화학 용어로 항원[抗原]이라 하는 것이다. 혈액형의 A형 피를 B형 피와 썪어 놓으면 응집한다. 이런 반응을 항원항체응집반응이라고 한다. 면역글로불린이 똑똑해서 자기식구인가 아닌가를 잽싸게 알아차리고 A형과 B형이 엉키듯이 불순분자가 침입하면 옭아매서 사멸해 버리는 것이다. 이와같은 시스템의 가동이 잘되는 사람이면 면역력이 좋은 사람이고 식별능력이 미약해서 정작 잡아 족쳐야 할 불순분자는 색출하지 못하고 엉뚱한 물질에 과잉 반응하는 것을 알레르기(독일어: Allergie), 또는 앨러지(영어: allergy)라고 하는 것이다. 면역 시스템의 과민반응이 앨러지다. 보통 사람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물질이, 특정한 사람에게만 두드러기, 가려움, 콧물, 기침 등의 이상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잡아야할 간첩은 않잡고 죄없는 사람 잡아다 고문하고 족쳐서 간첩을 만드는 것은 국가의 면역력이 취약해서 벌어지는 악폐[惡弊]이며 앨러지 형상이다. 글로불린은 단백질이며 항체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열쇠[key] 모양 자기가 맡을 자물통[lock]을 갖게 된다. 항체는 열쇠를 쇠로 깎아서 만들듯 자기가 맡을 항원에 맞게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항체는 열쇠가 잠을통을 여는[open] 역할은 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침입한 불순분자를 꼭 가둬서 꼼짝 못하게 하는 것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백혈구
면역이야기에 백혈구가 빠진다는 것은 “고무줄 없는 팬티”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면역체계를 샅샅이 뒤지자면 생체의 모든 구성요소 모두가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것이지만 백혈구는 최전방에서 백병전을 치루고 있는 [戰士]이다. soldier이며 police다. 적혈구나 백혈구는 골수에서 생성되는데 혈구를 만드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학술적용어로는 ‘다능 간세포[幹細胞]’라고 하는데 줄기세포라고 해도 잘못된 표현은 아니다. 골수에 있는 골수모세포가 자라는 동안 변형을 해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으로 분화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혈구공장이 종종 고장이 생기지 않는가? 혈구공장의 문제는 여러 가지라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그 중에 하나인 백혈병을 예로 들자면 백혈병(白血病, leukaemia)은 백혈구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로 혈구공장을 빠져나와 혈액 속을 휘젓고 다니게 되므로 다른 혈구들의 기능을 위축 시키는 병이다. 또한 이 백혈구는 정상 백혈구보다 휠씬 크기 때문에 정상적인 혈구의 수를 감소시키고 면역기능은 물론 산소 운반이나 영양 공급과 같은 기본적인 혈액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한다. 또한 비정상적인 백혈구는 자가 면역 질환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켜 정상 조직을 파괴하기도 한다. 방사능 물질을 가까이 할 경우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의 혼란이다. 면역세포가 우리 몸에 침입한 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을 일컫는다. 아군끼리 전쟁을 벌리는 것이다. 외부공격을 막아내야 할 군대가 자기 국민을 공격하는 안타까운 모습인 것이다. 실제로 6.25전쟁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민간인들의 피해가 많았으며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기도 하다. 면역력을 담당하는 백혈구는 크게 과립구[顆粒球], 림프구로 나뉜다. 면역력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과립구顆粒球]가 54~62%, 림프구가 35~41%를 유지해야 한다. 즉, 과립구와 림프구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관건이다. 이 비율이 사람마다 다르고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백혈구의 숫자와 변화를 통해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립구는 호중구와 호산구, 호염구로 나눈다. 백혈구가 적혈구처럼 뚜렷한 모양을 갖추고 있지 않고 좋아하는 용액도 달라서 중성[中性] 용액을 좋아하는 백혈구를 호중구[好中球], 산성[酸性]을 호산구[好酸球], 염기성[鹽基性]을 호염구[好鹽球]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립구는 노화되어 죽은 세포, 진균, 대장균 등 비교적 큰 물질을 처리한다. 백혈구 가운데 가장 큰 단구는 대식세포로서 탐식·소화 작용을 통해 몸에 들어온 외부물질을 제거한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