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식물의 왕국(3)
국내 연구자들은 식물의 통증반응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지만 가능성을 인정한다. 강원대 권오길 교수(생물학)는 조심스럽게 식물이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의 신경세포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말하는 어렵다. 하지만 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을 기계적 작용이라 단정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식물은 수준 높은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해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물 유전자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하는 게 남아있는 과제다”라고 언급 하였다. 식물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낸 방어체계를 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증을 느끼는지의 여부를 한마디로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식물의 정신 세계와 관련해서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백스터 효과”라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거짓말 탐지기 전문검사 백스터[Cleve Backster, 1924.6.27– 2013.6.24]는 미국의 수사관 학교에서 수강생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교육을 하고 있었는데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하여 사무실에 있는 화분에 야자나무처럼 생긴, 백합과의 관목인, 줄무늬 드러시너(Dracaena massangenana)라는 나무가 거짓말 탐지기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실험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장난 삼아 간단한 실험을 하였다. 탐지기를 드러시너 나무에 연결시키고 몇 가지 실험을 하는 중에 백스터가 마음먹고 있는 것을 감지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좀 자극적인 실험으로 잎사귀를 불태워 보겠다고 마음먹고 성냥을 가져오는 순간 미쳐 불은 부치기도 전에 거짓말 탐지기의 검류계의 바늘이 움직이며 그래프의 곡선이 상승하더라는 것이다. 이 실험으로 나무가 사람 속을 꾀 뚫어 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좀더 진전된 실험으로 범인을 알아 보는 실험을 한 것이다. 두 가지 식물을 방안에 넣어 놓고, 방안에 누군가 들어가서 두 식물 중 한 그루를 무참히 짓밟아 죽인 후, 나머지 한 그루의 식물이 범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실험 하고자 한 것이다. 백스터는 수강생 중 여섯 명을 뽑았으며, 여섯 명 중 한 명에게 쪽지가 전해지고, 쪽지에는 실내에 있는 두 식물 중 하나를 뿌리째 뽑아 짓밟고, 완전히 박살을 내서 죽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눈을 가리고 비밀리에 행한 실험인지라 범인 이외에는 백스터는 물론 누구도 식물을 박살 낸 범인을 알 수 없게 한 것이다. 참혹하게 죽은 나무를 지켜본 살아 있는 나무에는 탐지기가 연결되고, 수강생을 한 사람씩 나무의 앞을 지나가게 하자, 범인 아닌 사람이 접근 하였을 때는 아무런 반응도 없던 나무가, 나무를 박살낸 범인이 나무 곁으로 다가가자 그 식물에 연결된 탐지기의 바늘이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실험으로 식물도 기억 한다는 것을 입증 한 것이라고 단정 하였다. 과학적인 사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백스터 효과”라는 말로 널리 회자[膾炙] 되고 있다.
식물의 방어 전략
식물들은 먹고 살 존과 종족 번식을 위해 기발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은 식물의 방어망을 뚫으려는 사생결단의 경쟁을 하여 왔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나 맵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양파 등의 황[S] 물질은 곤충 해충들이 기피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그러나 이런 식물의 전략이 인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인체에 유익한 것이라고 많이 먹지 않아 걱정이니 식물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이안 볼드윈 박사팀은 담배(Nicotiana attenuata)의 꽃이 처음 곤충을 유혹할 때 벤질아세톤(BA-Benzylideneaseton) dibe이라는 향기 물질을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곤충이 꿀을 빨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꿀에서 쓴맛을 내는 니코틴[Nicotine]이 섞여 나왔다. 연구팀은 담배의 유전자를 조작해 각각 BA 또는 니코틴만 내는 담배 꽃을 만들었다. 그 결과 BA만 내는 꽃은 찾아오는 곤충의 수가 늘었지만 꽃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 다른 꽃보다 곤충에게 더 많은 꿀을 빼앗겼다. 니코틴만 내는 꽃에는 곤충이 찾아와도 금방 날아갔다. 식물은 곤충을 유혹하거나 쫓아내기 위해 곤충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화학물질을 필요할 때 정확한 양을 생산할 수 있고 화학물질로 향기와 맛을 조절해 더 많은 곤충이 다녀가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담배는 곤충들에게 “적당히 먹고 얼른 꺼져 버리라” 는 신호를 니코틴[Nicotine]으로 하는 것이다.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다”는 감탄고토[甘呑苦吐]전략이라고 할까? 그래서 식물은 똑똑 하다는 소리를 듣게 한다. 검증 되지 않은 흥미위주의 과학지식에 매몰 되는 것을 과학자들은 경계 하지만 식물은 상식을 뛰어 넘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생명현상으로 식물을 관찰하면서 접근 해보면 겸손해 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The Lost Language of Plants”의 저자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는 인간의 자연과의 상호작용은 야생의 자연을 이해 하지 않고서는 인간으로서의 우리자신도 이해 할 수 없다고 단언적으로 말한다. 인간의 내면에는 생명사랑의 기본적인 유전적 기질이 있으며 그 시작은 다른 생명체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 하는 것이며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서 활성화 될 수 있다고 한다. 생명사랑과 생태지식의 습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지 않으면 식물의 왕국인 지구에서 동물이나 인간이 존속하기란 점점 힘들어 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식물의 언어상실의 더 큰 의미
백스터가 확인하였다는 트레시너 나무의 범인을 알아보는 인신능력이나 곤충을 유인도 하고 쫓아내기도 하는 담배의 교활하기 까지 한 이와 같은 식물의 기능 들은 지엽적일 수도 있다. 식물이 지구 생태계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더 큰 차원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류의 시작을 500만년 전이라고 본다면 500만년 전에 탄생한 인류는 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연 속의 동식물과 함께 자연환경에 적합하게 진화해 온 것이다. 인류의 신체는 자연 속의 숲 환경에 맞게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행세를 시작한 것은 고작 200년 남짓 하다는 것이다. 도시 생활을 시작한지가 200년에 불과 하기 때문에 도시환경에 맞게 변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심 속에서 보다는 여전히 나무와 풀이 있는 숲이라는 환경에서 편안 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의학이 아무리 발달 하였다고 하여도 현대인이 겪고 있는 각가지 질병의 치료도 숲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들을 하고 있다. 식물들은 화학물질을 수단으로 해서 지구의 동식물 및 인간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생태계의 평화를 정착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이 식물과 동물들과의 협조 내자 공조 체제를 파기하고 군주 행세를 하며 마구 짓밟아 버리는 바람에 식물들의 언어가 살아지고 지구 생태계의 평화는 수명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1만년전에 초기인류가 지구촌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아보카도를 즐겨 먹던 암모스 등 대형동물들이 멸종되고 씨를 옮겨 주던 동물이 없으니 따라서 아보카도 도 야생으로 후손을 유지 시킬 능력을 상실 하고 말은 것이며 이는 한가지 예일 뿐이다. 자연생태계가 이런 패턴으로 유구한 세월을 평화롭게 살아오던 지구촌에서 자취를 감추는 생물 종 들이 계속적으로 늘어 나고 있는 것이다.
여섯 번째 대 멸종이 온다는데
현재 지구상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생물 종들이 살고 있으나 인간의 활동으로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다 멸종(滅種)이란 한 생물 종의 개체수가 감소하다가 결국에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을 의미 한다. 멸종도 위기의 전조 현상이지만 35억 년 전에 지구상에 생물이 출현한 이래 대 멸종(大滅種) 이라고 지칭하는 엄청난 재해가 다섯 번이나 있었고 여섯 번째 대 멸종이 임박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대 멸종이란 학술적으로는 생존했던 종의 70% 이상이 한꺼번에 멸종한 사건을 지칭하는 말이다.
35억 년 전에 지구상에 생물이 출현한 이래 지구의 역사에서 나타났던 다섯 차례의 대 멸종에 이어 다시 대 멸종이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014년 발간된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는 자연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과 개발 때문에 동물의 멸종 속도는 6000만 년 전보다 무려 1000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여섯 번째 대 멸종이 빠르게는 500년, 길게 보아 1만년 내에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섯 번의 대 멸종에서 예외 없이 최상위 포식자가 멸종된 사실로 미루어보아 여섯 번째 대 멸종이 발생한다면 현재 지구상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 대 멸종의 주요 원인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 및 개발에 따른 생물 종의 서식지 파괴와 유실, 지나친 포획 활동과 벌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도 대 멸종의 주요 원인이다. 식물들이 그들의 언어인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성해서 지구 생태계의 평화를 유지 시켜 왔지만 수 백 만 년 전에 인간이라는 별종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언어가 무용지물이 되고 지구상의 생물들도 갈팡질팡하다가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원인을 꼽자면 끝도 없겠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양성 보존에 대한 이해와 연구 부족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상기하며 인류가 주동이 되어 앞당겨지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대비해야 합니다. 생물 종의 멸종을 막는 일이 바로 인류의 멸종을 막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