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 칼럼
호르몬[hormone]에 관하여[1]
생물은 삶을 영위하며 주변 환경조건이 다양하게 변화하여도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살아간다. 햇빛이 들면 밝음에 적응하고 밤이 되면 어둠에 반응하는 생체조절작용이 착오없이 이루어진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혈액 속에 혈당량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이를 항상성[恒常性]이라고 하는데 신경계와 호르몬이 이 조절작용을 맡고 있다. 호르몬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그 mechanism을 살펴보려고 한다.
호르몬[hormone]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흥분시킨다’, ‘각성시킨다’ 의미의 homan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호르몬은 생체 내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비타민처럼 체외로부터 공급할 필요가 없고, 또한 매우 미량으로 놀라운 생체활동을 자극하게 된다.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도 한다. 모든 종류의 호르몬은 마법[魔法]을 가지고 있다. 식물을 비롯해서 동물의 곤충과 척추동물 등 거의 모든 동물이 호르몬의 작용을 통해서 성장하고 생리작용을 조절하며 살아가게 된다. 호르몬은 내분비선[內分泌腺]에서 생성되어 혈액이나 맆프속으로 직접 분비하고, 순환 통로를 따라 조직이나 기관으로 운반되어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이제까지 알려진 인체의 호르몬 종류가 80개는 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구에 따라서는 새로운 호르몬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10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호르몬 중에서 중요한 것은 10여 종류가 있다.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시상하부 호르몬, 성장과 성선자극 등에 관여하는 뇌하수체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혈중의 칼슘 농도 등을 관리하는 부갑상선 호르몬 혈당의 이용과 저장에 관여하는 인슐린 등을 분비하는 이자 호르몬, 위산, 쓸개즙 등 소화액의 분비에 관련된 위장 호르몬, 부신피질 호르몬, 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분비하는 부신수질 호르몬, 발정(發情) 호르몬, 황체 호르몬 등을 분비하는 생식선 호르몬, 태반의 형성과 출산에 관여하는 태반 호르몬 등이다.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단백질 성분의 펩타이드[peptide] 호르몬과 지방성인 스테로이드[steroide] 호르몬으로 나눌 수 있다. 인슐린은 대표적인 펩타이드 호르몬이며 아드레날린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수용체와의 반응 mechanism이 다르다. 호르몬은 생체에서 생성되는 것이지만 인공적으로 합성도 하고 있다. 1939년에 제약회사인 네델란드의 올가논과 독일의 쉐링사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합성해서 노벨상까지 받은 일이 있는데, 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성[性]호르몬의 대명사 쯤 된다.
성과 관련된 호르몬을 안드로겐[androgen] 그룹이라고 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은 포유류, 파충류, 조류 같은 척추동물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성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지방의 한 종류인 스테로이드성[性]의 호르몬이기도 하다.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남성의 정소[精巢]에서 분비되고 남성의 2차 성징을 발현시키는 것이지만 여성의 부신[副腎-곁콩팥]에서도 분비되며, 근육발달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여자선수들이 비밀리에 복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현재는 도핑 테스트로 인공호르몬제 등의 약물을 통한 경기력 향상 시도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동독의 여성 운동선수 등이 타 국가 선수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 것은 호르몬제제 처방 등으로 원동력을 향상시킨 결과로 보고 있다.
정소에서 테스토스테론이 사춘기에서부터 왕성한 분비를 하며, 근육이 발달하고, 목소리가 굵어지고, 음모가 나고, 몽정을 하는 등의 특이한 사춘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데도 작용을 한다. 문화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좀 친해지면 동성끼리 손잡고 다니거나 스킨쉽을 해도 생리적인 거부감이 거의 없는 여성과는 달리, 남성은 문화권을 불문하고 손잡고 다니는 나라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춘기 이전인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친구끼리 손잡고 다니다가 사춘기가 되면 거부감을 느끼고 안 잡게 되는 것도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다. 2011년에 여자들의 눈물에서 발산하는 냄새가 남자들의 테스토스테론호르몬의 혈중농도를 감소시킨다는 이스라엘의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되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여자의 눈물에 남자가 약한 것도 바로 이 호르몬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사춘기부터 왕성한 분비가 계속되던 테스토스테론이 30세경부터는 해마다 1%씩 감소하여 50세경엔 30%이상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신체적 현상을 남성갱년기라 부르는데 50-55세에 이르면 80%이상의 남성이 성욕이 감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근육량·근력이 떨어지고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뀐다. 복부비만도 심해져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가 볼록 튀어 나온다.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있는가 하면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트론[progestron]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생리·임신, 그리고 폐경[閉經]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일생을 지배하는 강력한 호르몬 중에 하나이다. 정상적으로 건강한 여성이 12세경부터 50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생리를 하게 하는데, 에스트로겐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도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처럼 50세 전후[前後]서부터 감소하면서 여성의 갱년기[climacteric]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안면홍조·수면장애·우울감 등의 감정변화가 생기고, 신체적으로도 근육은 줄고 피하지방이 늘어나 허리가 굵어지는 등의 외형적인 모습까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가 서서히 오며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게 된다. 이럴 경우 증상에 따른 처방을 전문의로부터 받는 수가 있다. 주사[注射]형태의 호르몬제도 있고, 반창고[絆創膏]형태로 피부에 접착시켜 흡수하게 하기도 하고, 치약같은 겔[gel]형태 등으로 다양해지고 대중화 되었다.
호르몬 제제[製劑]는 정상인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상 징후[徵候]를 바로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약물이 그러하듯이 호르몬제제의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상적인 여성의 성염색체는 XX여야 하는데 XO로 태어나는 수가 있으며, 이런 여아는 왜소하고 지능이 낮은 터너증후군[Turner 症候群, Turner syndrome]이 된다. 터너증후군을 가진 어린이에게 성장호르몬 치료효과는 인정받고 있다. 성장호르몬 제제는 안전한 약제로 공인된 것은 사실이나 드물게 오심, 구토, 복통, 소변량 증가, 발진, 가려움 같은 알레르기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체호르몬 중에 특히 중요한 호르몬으로 이자[膵臟-췌장, pancrese]에서 분비하는 인슐린[insulin]이 있다. 췌장은 대부분의 동물이 가지고 있는 장기중에 하나로 아미라제 등의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으로 되어 있지만 10%정도는 떠있는 섬[island] 모양의 내분비세포 덩어리 조직이 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이것을 랑겔한스 섬[islet of Langerhans]이라고 하며, 이 세포조직에 기능이 다른 4가지 세포가 있는데 혈당량을 높이는 글루카곤을 분비하는 a[알파-alpha] 세포, 혈당량을 낮추는 인슈린을 분비하는 b[베타-beta] 세포 등이다. 그 직경이 100-300um로 췌장전체에 약 100만개 정도가 된다. 생체의 중요한 호르몬 공장인데 이 공장의 설계도가 기본적으로 잘못되어 선천적으로 인슈린을 생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어린 이 당뇨병환자가 이 경우다.
당뇨병이란 소변에 당[糖-sugar]이 많이 섞여 나오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의 오줌에는 개미들이 모여든다. 당은 모든 생체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인데 이게 생체에 이용되지 않고 밖으로 새나오니 부작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종대왕의 사망원인에 관해서 소갈증[당뇨]이라는 설이 있다. 당뇨가 발생하는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세종대왕의 당뇨병의 원인으로 대왕께서 육식을 좋아 하였으며, 몸이 비대한 편이었다는 주장이 있으며, 한국인의 당뇨병환자 증가 원인으로 육식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을 꼽는다. 당뇨병과 관련된 사람이 많고 갖가지 연구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당뇨에 관해서 전문가 뺨치게 해박한 지식들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 하나일 수 있겠지만 지난해[2013.7]에 서울대 연구진이 밝혀냈다는 당뇨와 비만과의 연구 결과가 있다.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위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지용성인 렢틴[leptn]이라는 호르몬이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호르몬은 식욕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서울의대 연구진은 이 호르몬은 인슈린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이상이 오면 식욕억제가 되지 않고 비만이 되며 당뇨병도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께서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의 문제가 생겨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시니 비만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비만은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켜 당뇨병이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아당뇨도 있고 최근에는 2-30대의 젊은이들의 당뇨도 증가하고 있으며, 깡마른 사람도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비만이 당뇨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만은 없기도 하다. 탄수화물의 분해물질인 포도당[글루코스-葡萄糖]이 세포내에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슈린이 역할을 하게된다. 인슈린이 출동하지 않으면 소화기관에서 기껏 공들여 만든 포도당이 세포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오줌으로 새버리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당뇨병이다.
식사 후 포도당이 혈액에 흡수되면서 혈당농도가 높아지면 이 정보가 합동참모본부쯤 되는 간뇌의 시상하부에 접수되고 즉시 췌장의 베타세포에게 인슈린을 분비시키도록 명령을 내리게 되고 메시지를 받은 인슈린은 포도당 셔틀버스 역할을 하는 Glucose transporter[포도당 운반차]로 하여금 포도당을 실어다가 근육이나 지방에 저장하게 하는 것이다. 이 상황이 정리 되면 높아졌던 혈액의 혈당농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인슈린 공장인 랑겔한스섬의 베타세포의 이상으로 인슈린 분비가 안 되는 경우에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이 경우에 인위적으로 인슈린을 투입하는 것이다.
일본의 오사카대학의 이토 도시노리(伊藤寿記) 교수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어린이 환자의 취장을 들어내고 란겔한스섬을 적출해서 췌장이 아닌 간에 이식하였더니 인슈린이 분비되어서 당뇨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낸 일이 있다. 5살된 어린이 환자는 췌장염으로 소화 흡수가 되지 않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인슈린 분비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장래에는 이런 이식 치료가 유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호르몬[hormone]에 관하여[2] 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 대신고 교감, 전 수원 계명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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