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 칼럼
호르몬[hormone]에 관하여[2]
“혈당이 높다! 포도당을 흡수해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슐린이 있는가 하면 “혈당이 낮으니 혈당을 높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호르몬이 있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glucagon], 아드레날린[adrenalin], 코르티솔[cortisol] 같은 것들이다. 호르몬은 서로 반대되는 역할로 생체의 균형을 유지 시키는 것이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은 인슐린 하나뿐이다. 과거에는 당뇨병 환자들이 저농도 인슐린과 돼지와 소에서 추출한 동물 인슐린 제제를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대장균(E.coli)을 이용하여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변형시켜 생산한 인슐린 제제를 생산한다. 인슐린 제제가 내복약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단백질인 인슐린을 먹으면 위[胃]에서 단백질 소화효소인 펩신에 의해 소화되기 때문에 주사액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도 국립제약교육연구소(NIPER) 제약사의 노테크놀로지센터 연구팀은 지질[脂質]위에서는 지방소화 효소가 분비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지방으로 캡슐을 만들어 인슐린이 안전하게 위장을 지나갈 수 있도록 하였고, 소장 벽에 위치한 세포와 친화력이 강한 비타민B9로 체내 흡수 문제를 해결 하였다는 것이다. 먹는 인슐린 제제로 당뇨병환자들이 주사바늘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갑상선은 목의 맨 아랫부분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티록신[thyroxin-C15H11I4NO4]은 요오드[I-iodine]가 결합된 유기물인데, 심장박동, 칼로리 소모 등 물질대사를 조절한다. 산모[産母]에게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거나 선천적으로 요오드 대사의 결함 또는 티록신 합성이 안된 상태로 태어난 아기는 신체적, 정신적 발육이 저해되는 크레틴병[cretinism-난장이 병]이 생기고 과다하면 안구가 돌출하는 바제도우씨 병이 생긴다. 극히 미량이지만 티록신은 생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915년경에 영국의 의학자인 헨리 핼릿 데일(Henry Hallett Dale)과 미국의 약리학자인 오토 뢰비(Otto Loewi)등에 의해 신경세포의 간극[間隙]에서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Ach] 등이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 박동 및 수축을 감소시켜 심혈관계를 포함한 수많은 신체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위[胃]의 연동운동 및 소화기의 수축 폭을 증가시켜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기억력과 학습활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후에 연구가 더욱 진척되면서 인간의 모든 행위는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전달물질의 표현방식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의 생각, 감정, 운동 등 어느 한 가지도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엔도르핀, 아드레날인[adrenalin], 세로토닌[serotonin]을 인간의 기분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3인방[三人幇]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인간의 감정을 관리하는 핵심참모 본부가 대뇌에 있다. 말썽 많던[?] 청와대의 지하 벙커라고 하여야 할까? 대뇌변연게[大腦邊緣系-limbic system]가 생체관리의 지하벙커다. 사랑의 불도 지피고 끄기도 하는 결정권을 행사한다. 천안함 사태 시에 우왕좌앙 하던 청와대 지하벙커와는 다르게 적절한 대응을 해서 생체기능의 안보태세를 확고하게 한다.
대뇌변연계는 대뇌피질과 시상하부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 부위로 겉에서 보았을 때 귀 바로 위쪽에 존재하며 해마(hippocampus), 편도체(amygdala), 시상앞핵(anterior thalamic nuclei), 변연엽(limbic lobe),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s) 등의 부서[府署]로 나누어져서, 감정, 행동, 동기부여, 기억, 후각 등의 여러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이중에 해마는 남녀 사이의 그 크기가 달라서 이질성[異質性]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성의 해마는 남성보다 크고 신경세포가 남자보다 10%정도가 더 많아서 여자들이 언어 및 청각 기능이 뛰어난 것이다. 여자들은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야 해마에 녹이 쓸지 않을 것이다. 편도체[扁桃體-편도핵이라고도 함]는 1.5cm쯤 되는 아몬드 모양의 작은 조직으로 감정과 관련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편도체는 해마와 달리 남성이 더 크다. 편도체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adrenalin], 코티졸[cortisol] 같은 호르몬을 통제한다. 이들 호르몬은 분노와 공격성의 감정을 유발하는 호르몬이다. 아내를 자주 구타하는 남자의 편도체는 좀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부신에서 행동화하는 호르몬이 방출되지만 명령은 편도체에서 내려진다. 프리브램이란 동물심리학자는 한 우리에 있는 대장 원숭이의 편도핵 일부를 절제하였다. 그 결과, 대장 원숭이는 더 이상 우리에 있는 다른 원숭이들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편도핵의 한 부위를 가볍게 전기 자극하면 주변에 있는 시상하부를 자극할 때와 마찬가지로 동물은 공격적 행동을 보인다. 좋고 싫은 감정이나 유쾌함, 불쾌함 등은 이 편도체에서 결정된다. 편도핵이 받아들인 생각은 무의식적으로 뇌에 깊이 새겨진다. 안 좋은 감정이나 부정적인 기억도 편도체에서 유쾌한 데이터로 바꾸면 우리의 기억 저장소에는 재미있고 긍정적인 기억 데이터들만 쌓이게 된다. 이처럼 주로 감정과 관련되는 사건은 편도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장기[長期] 기억으로 유도가 된다고 한다. 감정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우리가 좀처럼 쉽게 기억을 잊지 못하는 이유이다.
인체의 80여 가지나 되는 호르몬 중에 한국인이면 엔도르핀[endorphin]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내과의사[內科醫師]로 활동하며 천연요법의 실천을 통해 건강관리, 질병퇴치 운동을 펼치는 이상구 박사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쌓은 분들도 있지만 막연한 지식으로 핵심을 간과[看過]할 가능성도 있다. 엔도르핀은 양귀비에서 추출되는 모르핀[morphine]과 유사한 물질이며 진통과 환각을 유발한다. 모르핀은 식물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1975년에 영국의 애버딘 대학의 존휴지 연구팀이 뇌 속에서 모르핀과 코카인 같은 물질이 제조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생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모르핀이라는 뜻으로 엔도르핀[edorphine]이라고 명명 하였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고스톱, 바둑 등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을 인식하지 못하는 환각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뇌에서 형성된 엔도르핀 때문이며,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화염 속에 아이를 구하려고 뛰어드는 엄마는 화상[火傷]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뇌에서 쏟아져 나온 엔도르핀이 고통의 자극을 차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엔도르핀이 중독에 가깝게 분비되어도 의지[意志]로 제어할 수 있지만 마약에 중독되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엔도르핀 발견 전후로 뇌 과학 연구가 활발하여 졌으며, 그 여파는 사회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도르핀 같이 뇌에서 형성되어 자극을 전달하는 물질을 신경전달물질[神經傳達物質-neurotransmitter]이라고 하는데, 엔도르핀 외에도 도파민[dopamine],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등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엔돌핀은 양귀비의 모르핀보다 더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고, 엔도르핀의 분비는 긍정적인 생각에서 나오고 갈등을 해소하며, 증오와 분노를 감소시킨다고 보고 있다. 더 나가서 사랑과 관용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에 의도적[意圖的]으로 박수도 치고 웃어야 된다는 주장도 하고 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한편, 몸에 극심하게 무리가 올 때 통증을 잊기 위해 분비되고, 운동시 과욕을 부려 몸에 무리가 올 때나 사망직전 등에 분비된다고 하며, 자살을 시도하거나 사고 등으로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1~2초정도 엔도르핀이 급격히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해나 자살을 꾸준히 시도하는 것도 엔도르핀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엔도르핀의 시대는 가고 세로토닌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분비되는 행동을 하라고 주문한다. 과거에 이상구 박사가 사랑의 엔도르핀이 넘쳐야 행복하다고 하였지만 엔도르핀은 흥분, 쾌감, 격정, 환호에서 나오는 중독증이 있는 물질로 역동적이고 격동의 시대에나 필요한 것이었으며. 21세기에는 공격성향의 엔도르핀이나 아드레날린은 통하지 않는 시대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1세기는 문화와 정보화 사회, Hi-touch의 사회, 평화공존, 느림, 차분함의 사회라는 것이다. 이 시대에 맞는 호르몬은 편안함과, 생기와 의욕, 차분한 각성을 할 때 분비되는 세로토닌 시대라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햇볕이 있어야만 분비가 원활해지는 호르몬이다. 햇볕을 잘 쬐지 않는 사람에겐 세로토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몇 십 년 전만해도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의 주업은 대부분 햇볕 아래서 일을 해야 하는 농업, 수산업, 임업 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햇볕 아래 노동이 줄어들고,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서 세로토닌을 챙겨서 얻어야 하는 호르몬이 되어 버렸다. 우울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SSRI라는 호르몬제제가 있다.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의 약칭으로 SSRI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감정, 행동 등을 결정하는 세로토닌[serotonin], 노프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dopamine] 등의 주요 수송체의 재흡수를 막음으로써, 좀 더 장기간 동안 신경전달체계에 잔류할 수 있도록 하여 기분을 개선하는 호르몬제제다. 2세대 우울증 약제로 분류되며, 우울증뿐만 아니라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공포증 등의 치료에도 사용된다. 이외에도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많은 호르몬제제가 나와 있다.
도파민[dopamine]은 엔도르핀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호르몬이다. 1952년에 스웨덴의 Arvid Carlsson과 Nils Ake Hillarp가 발견하였다. 부족할 시에는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고, 과다할 때는 정신분열의 일종인 도파민항진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담배의 니코틴은 도파민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 시키며 중독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술이나 초콜릿에 빠지게 되는 것도 도파민 분비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신경호르몬의 절반 정도가 도파민과 관련되어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tyrosine]이 효소의 작용으로 변형되어 생성된 것인데, 쾌락, 정열, 흥분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장엄한 베토벤 음악을 듣고 벅찬 강동을 느낀다든가. 여자들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탄성을 지르며 기뻐할 때, 도파민의 분비는 최고조[最高潮]에 달한다. 도파민도 과도하면 중독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간의 사랑과 관련이 있는 호르몬으로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 엔도르핀을 꼽는다. 흡연으로 인해 흡수되는 니코틴은 도파민을 활성화 시켜서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마약을 통해 느끼는 환각이나 쾌락 등도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 및 활성화 시켜서 얻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만 떠올려도 괜히 기분이 좋아져 웃게 되고 행복해지는게 도파민 때문이다.
사랑과 모성애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oxytocin)은 시상하부에서 합성되어 뇌하수체를 통해 혈류로 방출되는 호르몬이다. 보통 자궁 내의 근육을 수축시켜 출산을 할 수 있게 하며, 유선[乳腺]의 근섬유[筋纖維]의 수축으로 젖 분비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간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세포군이 생산한 옥시토신은 바소프레신과 함께 뇌하수체 후엽에 저장되었다가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출산 때 뿐만 아니라, 보통 호감 가는 상대를 보았을 때에도 뇌하수체에서 혈류로 분비된다. 옥시토신이 혈류에 분비가 되면 서로 안고 싶은 충동과 성욕을 느끼게 되고, 산모에게는 아기에 대한 모성본능을 일으키게 한다. 옥시토신은 임신 중에 프로게스트론(황체호르몬)의 영향으로 분비되고 있지 않다가, 출산 직전에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프로락틴(젖분비자극호르몬)과 함께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정신작용에도 민감하게 작용한다. 남녀의 몇 커플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옥시토신으로 실험한 사례가 있다. 첨예[尖銳]하게 쟁점이 되는 주제를 주고 실험군에는 옥시토신이 희석된 용액을 콧속에다 스프레이 하고 대조군에게는 순수한 물을 스프레이 하였다. 몇 십 분이 지난 후에 두 집단의 토론분위기를 살펴보니 너무나 다른 상황이 벌어지더라는 것이다. 실험군은 화기애애하게 합의점을 찾고 있었는데 옥시토신이 투입되지 않은 대조군은 화가 뻗쳐 폭력까지 오가며 격론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옥시토신이 배려와 협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도 단백질이기 때문에 복용하면 위에서 소화되므로 콧속의 점막에서 흡수할 수 있게 스프레이 하는 것이다.
박광하(전 여주 대신고 교감, 전 수원 계명고 교장)
![박광하 칼럼 – 호르몬[hormone]에 관하여[2]](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hormon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