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 : 최첨단 과학 프로젝트 뒤에 숨겨진 경제적 논리
폴라 스테판 / 글항아리 / 2013.4.22
과학경제학자 폴라 스테판이 최첨단 과학 프로젝트 뒤에 숨겨진 경제적 논리를 파헤친다. 과학자들은 난제를 푸는 흥미와 발견의 재미만을 좇는 사람들인가. 지식을 향한 사랑만 있으면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1996년 「과학 경제학」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과학자들의 경제적 보상에 관한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온 폴라 스테판의 대답은 단연코 “아니오”다.
저자는 과학계를 분석하는 데 그 어떤 학문보다 경제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과학 연구와 관련된 일상 자체를 밀도 있게 탐사한다. 본 책에서는 학계 연봉, 특허 인센티브, 초기연구비 및 설비와 기자재비용, 정부와 기업의 연구 지원금, 과학자와 공학자를 위한 구직시장 등 과학자들이 처한 경제 현실이 세세하게 언급되는 가운데, 고쳐나가야 할 과학 연구계의 풍경과 그 대안이 뚜렷이 제시되고 있다.
– 과학자들은 난제를 푸는 흥미와 발견의 재미만을 좇는 사람들인가
과학자들의 경제적 보상에 관한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온 폴라 스테판의 대답은 단연코 “아니오”다. 저자는 과학계를 분석하는 데 그 어떤 학문보다 경제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과학 연구와 관련된 일상 자체를 밀도 있게 탐사한다. 본 책에서는 학계 연봉, 특허 인센티브, 초기연구비 및 설비와 기자재비용, 정부와 기업의 연구 지원금, 과학자와 공학자를 위한 구직시장 등 과학자들이 처한 경제 현실이 세세하게 언급되는 가운데, 고쳐나가야 할 과학 연구계의 풍경과 그 대안이 뚜렷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은 여러 학문 분야를 두루 아우르면서도 사실과 이야기가 풍부해 과학자들에게는 자신이 놓인 환경을 이해할 힘을 주고,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과학을 이끌어나가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점검하도록 한다.
○ 목차

들어가는 말
주요 약어
제1장 경제학은 과학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비용이 연구 수행에 미치는 영향 | 과학자들의 인센티브에 대한 반응 | 지식은 공공재인가 | 정부의 연구 지원금 | 과학 연구의 틀을 제공하는 경제학 | 이 책의 초점 | 이 책의 계획
제2장 수수께끼와 우선권
수수께끼 | 인정 욕구 | 인정은 어떻게 보상되는가 | 우선권을 기반으로 하는 보상 체계의 기능적인 본질 | 과학 경쟁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이뤄진다 | 승자독식의 경쟁 | 정책의 쟁점 | 결론
제3장 돈
학계의 연봉 | 연봉과 생산성의 관계 | 라이선싱과 특허에서 나오는 로열티 | 대성공을 거둔 특허 사례 | 발명 활동의 재정적인 열매 | 특허 인센티브 | 다른 나라 교수들의 특허 출원 | 교수들의 창업 | 자문 활동 | 정책 쟁점 | 결론
제4장 공동연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시간과 인지적 투입 요소 | 실험실의 구성 | 공동연구와 공동저자 | 공동연구는 왜 늘어나는가 | 정책 쟁점 | 결론
제5장 설비와 기자재에 관하여
설비-신기술이 낳는 과학의 진보 | 실험 생물의 시장 | 기자재는 얼마나 중요한가 | 공간이 연구 성과에 미치는 영향 | 정책 쟁점 | 결론
제6장 연구 지원금을 둘러싼 이슈들
자금이 나오는 곳 | 영미, 유럽, 아시아 국가의 자금 출처 비교 | 연구 무게 중심의 이동 | 자금은 어떻게 할당되는가 | 지원금 배분을 둘러싼 논쟁 | 국립보건원 예산 확대는 생산성을 늘렸을까 | 경기부양법의 연착륙 실패 | 정책 쟁점 | 결론
제7장 과학자와 공학자를 위한 구직시장
박사 교육 시장 | 취업: 학계냐, 산업계냐? | 과학계 인력 부족? | 박사후과정 훈련 시장 | 학계 인력시장 | 코호트 효과 | 사례 연구 | 정책 쟁점 | 결론
제8장 외국 출신 과학자들
외국인의 존재 | 미국인 밀어내기? | 논문 발표에서 외국인 출신의 기여 | 정책 쟁점 | 결론
제9장 과학은 경제성장에 어떻게 기여했나
성장의 중요성 | 공공 부문의 역할 | 공공 부문 연구가 만들어낸 신상품들 | 대학과 경제성장 | 공공 부문 연구와 경제성장 |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전되는 지식, 기업이 사용하는 지식, 그 메커니즘 | 훈련 | 정책 쟁점 | 결론
제10장 개선할 수 없을까?
연구계의 풍경 | 가능한 해결책 | 세 가지 효율성 문제
부록
주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저자소개 : 폴라 스테판
조지아주립대 경제학과 교수이며 전미경제조사국 협동연구원이다. 1996년 『저널 오브 이코노믹 리터러처』에 「과학 경제학 : The Economics of Science」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 분야의 핵심 연구자로 떠올랐다. 1996년 생명과학자의 초기 경력 추세를 연구하는 미국국립연구회의 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이때의 경험으로 대학 실험실이 수행하는 연구와 실험실 인적 구성 방식에 관한 통찰력을 갖췄다. 이후에도 미국국립연구회의에서 미국 내 국제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 정책 영향 등을 연구했다. 2000년대 초에는 미국국립과학재단 사회 · 행동 · 경제 자문위원회에 참여해 연구를 지원하는 연방 단체들이 마주하는 쟁점들을 직접 접해보는 기회를 얻었다. 2004년에는 유럽연구위원회 설립에 기여한 “유럽의 기초연구 지원 경쟁력 확보를 통한 이익 극대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유럽위원회 전문가 그룹에 회원으로 참가했다. 최근에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국립일반의학연구소, 미국국립보건원에서 활동했고, 미국국립일반의학연구소에서 연 2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의 사용처를 논의하는 등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역자 : 인윤희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에서 외환과 재무 관련 일을 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스프링타임Springtime』 『밀가루 똥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출판사 서평
– 지식을 향한 사랑만 있으면 과학자가 될 수 있을까. 과학계의 중심엔 수수께끼를 푸는 즐거움을 넘어 비용과 인센티브를 중시하는 경제학적 마인드가 있다
.과학경제학자 폴라 스테판, 과학자의 밥벌이를 둘러싼 국가와 기업의 개입, 특유의 연구 문화를 심층 분석하다
.과학자 사회에 깊이 자리잡은 보상 심리와 인정투쟁을 깊게 들여다보다
.미국 과학계 내부에 두드러진 한국을 비롯한 비미국계 연구자의 증가, ‘미국인 밀어내기?’라 는 시선을 어떻게 볼 것인가
.대학 사회 내 지식노동자의 경제 현실을 풍부한 도표와 사례 분석으로 집중 조명!
과학자들은 난제를 푸는 흥미와 발견의 재미만을 좇는 사람들인가. 1996년 「과학 경제학」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과학자들의 경제적 보상에 관한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온 폴라 스테판의 대답은 단연코 “아니오”다. 저자는 과학계를 분석하는 데 그 어떤 학문보다 경제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과학 연구와 관련된 일상 자체를 밀도 있게 탐사한다. 본 책에서는 학계 연봉, 특허 인센티브, 초기연구비 및 설비와 기자재비용, 정부와 기업의 연구 지원금, 과학자와 공학자를 위한 구직시장 등 과학자들이 처한 경제 현실이 세세하게 언급되는 가운데, 고쳐나가야 할 과학 연구계의 풍경과 그 대안이 뚜렷이 제시되고 있다.
– 과학자의 몸값은 어떻게 될까
2004년 1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억대 연봉 과학자가 처음으로 나왔다는 소식이 언론에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일이 한국 과학자들의 경제적 만족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한 유명 과학자는「지식인의 몸값」이라는 신문 칼럼에서 과학자의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사용하는 이들이 그 지식의 가격을 으레 무료라고 여기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이공계 회피 현상, 유명 연구자에 대한 지원 쏠림과 신진 연구자의 도태, 실업난에 빠진 학위 취득자 등의 상황은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의 주 무대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 과학자에게 비용과 인센티브는 중요하다
미국 과학계를 집중적으로 조사해온 저자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 신경써야 하는 주요 문제로 먼저 비용과 인센티브를 꼽는다. “비용은 연구원들이 수컷 쥐로 실험할지 암컷 쥐로 실험할지, 실험실의 책임 연구진을 박사후과정을 밟는 연구원(이하 박사후연구원)으로 할지 대학원생들로 꾸릴지 결정할 때 (…) 또 교수들이 정규 직원보다 주로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 실무 연구원 등 ‘임시직’으로 이뤄진 스태프를 선호하는 이유”(20쪽)를 설명해주며, 연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학 분야의 연봉은 과학 및 공학에 종사할 대학원생 수를 결정하는 주요소이며, 초기 연구비가 바닥을 드러내면 대학 소속 연구원들은 연구비 지원을 기대하기도 한다(78쪽 참조).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과학자와 공학자는 인센티브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논문을 게재할 학술지를 결정할 때도 자신의 고국에서 지급하는 보너스나 다른 금전적 보상 등을 고려한다. 아울러 금전적 수익을 위해 창업에 나서기도 하며, 특허 수익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이에 대해 저자는 “특허, 창업, 자문 등 교수들의 수입 창출 기회가 늘어났다고 해서 이것이 연구를 방해하는가?”(110쪽)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특허 출원을 할 경우, 논문 발표 등 공공 부문에서 이용 가능한 연구 수행의 차원으로부터 교수들이 점점 멀어진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저자의 견해로 이어진다. 저자의 입장은 이렇다. “과학자는 특정 질문에 답을 제공하면서 상업적인 가치를 지닌 기초연구를 할 수 있다.”(111쪽) 즉 인센티브가 교수들이 기초연구를 등한시하는 장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례로 논문 발표 수와 특허 수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근거를 통해 그 주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 ‘우선권 확보’, 과학자의 명성 획득 전략
물론 저자는 과학자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금전 이외의 인센티브도 교수진과 연구소 양측에 모두 중요하다. 무엇보다 과학계에서 ‘명성’은 중요하다. 수수께끼를 풀고서 얻는 기쁨을 연구에 따르는 보상의 일부로 삼는 과학자들에게 명성이 쌓이는 순간은 연구 결과를 최초로 발표할 때다. 이른바 “발견의 ‘우선권 확보’”(25쪽)는 과학자들이 애착을 갖는 실천이다. 우선권을 부여해 공로를 인정하는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은 발견에 과학자의 이름을 붙이는 명명 방식이다. 가령 리히터 지진계는 1935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베노 구텐베르크와 함께 지진계를 고안한 찰스 리히터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다. 실제로 우선권을 놓고 벌이는 순서 경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저자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이들이 집착하는 두 가지 사항이 있다. “하나는 자료의 유출을 원치 않는다는 점, 다른 하나는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53쪽) 과학자에게 우선권은 재산권의 또 다른 형식이다.
인정은 상의 형태로도 표현된다. 과학 분야에서는 노벨상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상의 종류는 수백 가지에 달하며 해마다 새로운 상이 생겨나고 있다.
– 더글러스 프레이셔의 일화 : 토너먼트 구조의 과학 경쟁이 만들어낸 비운의 남자
과학자들의 치열한 명성 획득과 인정투쟁은 간혹 과학을 “때로 2등이나 3등에게는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 승자독식 경쟁”(66쪽)이라 여기게 만들지만, 이는 과학자들의 경쟁을 극단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일 뿐이다. 외려 저자는 과학이 테니스나 골프에서 패한 선수들처럼, 패자도 얼마간 보상을 받는 토너먼트 방식을 따른다는 비유가 가능할 것이라 주장한다. 다만 과학의 보상 체계인 토너먼트의 본질이 재능의 분포라는 작은 차이를 명성과 경제적 보상이라는 큰 차이로 확장시킨다는 것은 지나칠 수 없다. 어떤 이는 연구의 독립성, 종신직, 석좌 교수, 명성, 상 등 여러 성과를 두루 갖추기도 하지만, 몇몇은 토너먼트를 뛸 자리를 찾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은 과학을 그만두고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명망 있는 과학자의 실험실에 고용되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더글러스 프레이셔는 2008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던 시모무라 오사무, 마틴 챌피, 로저 첸과 함께 암이나 신경의 발달 과정을 관찰하는 추적 장치 물질인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발견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프레이셔는 NASA의 생명과학 프로젝트에서 연구직을 잃고 운전기사 일을 하게 되었다. 그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세 동료보다 먼저 GFP 복제에 성공했지만, 결국 과학계를 떠났다. 수상한 동료들이 프레이셔에게 공을 돌리긴 했지만 결국 영예는 그의 것이 될 수 없었다. 저자인 스테판은 말한다. “프레이셔는 과학의 토너먼트가 만들어낼 수 있는 비효율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69쪽)
– 실험실을 구성하기 :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4장과 5장에서 저자는 연구 과정 자체를 해부한다. 특히 과학 연구 중 공동연구가 왜 늘어나는가, 설비와 기자재가 왜 과학 연구에서 중요한가에 초점을 맞춘다. 연구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습득하는 전문 지식의 폭이 좁고, 고로 다른 학문과 맺는 제휴의 중요성에 의존한다. 통신기술의 발달은 연구자 간 의사소통의 간편화를 가져다주었으며, 무엇보다 공동연구는 협업이라는 노동 과정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설비와 기자재가 왜 과학 연구에서 중요한가는 상식적인 호기심인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저자가 짚으려는 것은 누가 더 고도화되고 값비싼 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장소(연구소)에 접근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즉 연구자 간 상하위 계층의 형성은 설비와 기자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핵심 쟁점이다. 이런 계층의 형성과 분화는 곧 명성을 통한 학자 간의 양극화와 관련 있다. 일찍이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말한 ‘매슈 효과’, 이미 누적된 이득의 영향을 누린 연구자는 그것에 기대어 계속 앞서나갈 수 있다는 시선은 명망 있는 과학자의 공헌과 그렇지 못한 과학자의 공헌이 달리 대우받는다는 현실과 동떨어질 수 없다. 넉넉한 초기 연구비와 여유로운 실험실 공간에 대한 접근성은 사실 누구나에게 열려 있지 않은 것이다.
– 학계 시장의 맨얼굴 : 오늘날 과학자의 밥벌이는 어떨까
7장과 8장은 책 내용 전체 가운데 한국 사회의 실정과 가장 근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7장에서 저자는 ‘학계 시장’이라는 큰 틀 아래 박사 교육 시장, 박사후과정 훈련 시장을 포함한 학계 인력 시장의 현실을 각종 수치를 분석해 들춰낸다. 특히 “학생들도 기회비용이 줄어들수록 대학원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가령 실업률이 높아지면 갓 졸업한 사람들은 취직이 어려워지므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식이다. (…) 마땅한 대안이 없을 때 대학원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279쪽) 같은 언급은 과학계뿐만 아니라 학계로 유입되는 사람들의 일반 요인으로 수긍할 만하다. 본문을 살펴보면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젊은 과학자를 위한 학계 내 일자리가 금세 시들해지고 있다. “최근 배출되는 박사 10명 가운데 1명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실업 상태 또는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한다.”(309쪽) 『네이처』는 젊은 생명과학도 앞에 놓인 길에 대해 ‘계약 노동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저자는 장 말미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구직시장 전망이 이토록 불투명한데도 왜 사람들이 대학원에 계속 진학하는 걸까?”(312쪽) 이에 저자는 수수께끼를 푸는 보상 찾기, 학부 시절 ‘스타’였던 자신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 어두운 구직 전망과 등록금 걱정을 잊게 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무엇보다 저자가 이 과정에서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교수들이 실험실 노동력을 충원하고자 독립 연구자가 되는 길에서 나타날 부정적 측면을 전혀 이야기하지않는다는 점이다. 아울러 연구와 훈련을 연결짓는 미국식 모델이 과연 신진 연구자에게 적합한 코스인지도 반문한다. 저자는 연구와 훈련 사이의 밀착된 종전 구도가 좀 느슨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로써 신진 연구자의 독자적·창조적 탐구 활동이 이전에 비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인 밀어내기? 비미국인 연구자들의 미국 진출 러시와 우려들에 대해
8장에서는 미국 내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의 존재를 설명하고, 외국 출신이 대학원 및 교수 자리에서 미국 시민을 몰아내고 있는지, 다시 말해 외국인이 미국 시민의 자리를 빼앗아가는지 살펴보고 있다.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까지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비미국인은 5명당 1명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그 비율이 2명당 1명꼴로 크게 늘었다. 9·11 이후 비자 요건 강화로 그 수가 잠깐 줄어들었으나 최근에는 임시거주 비자를 소지한 비미국인 정규 대학원생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저자는 이 장에서 한국 사례를 자주 언급하는데, 가령 “한국의 경우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과학자나 공학자 몫으로 준비된 교수직도 영향을 미친다. 비록 역사적으로 미래 교수진의 대학원 교육을 미국에 의존한 편이지만, 1980년대에는 한국에서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학계 구직 전망이 상당히 악화되었다. 그러자 대학원생들은 자신이 교수직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교수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대신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길을 택했다”(328쪽)는 분석도 나온다. 본 책은 이른바 ‘미국인 밀어내기’에 대해 우려스러운 입장을 취하진 않는다. 저자는 미국인에게 수여된 박사학위 수 감소와 비미국인 출신 박사학위 취득자 증가가 동시에 일어났는지 살펴보면서, 미국인이 과학·공학 박사과정에서 외국인 때문에 밀려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본다(자세한 내용은 334~338쪽 참고).
– 지금, 연구계의 풍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저자는 미국 의대가 고급 쇼핑몰을 닮았다면서 대학은 최신식 시설 건축과 명성을 십분 활용해 뛰어난 학생이나 교수, 자원을 끌어들여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한다. 이른바 대학의 기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비판적 구호 던지기에만 머물지 않고 이런 현실에서 과학 연구계의 풍경을 개선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보려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은 연구비를 지원받은 전체 대상자의 취업 정보를 보고하고 취업 성과를 보조금 지급을 위한 제안서 평가에도 반영할 것. 둘째, 대학이 자신의 리스크를 교수진에게 부담지우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조금에서 공제하는 교수의 급료에 제한을 둘 것. 셋째, 연구자의 필요가 훈련받는 사람들의 직업 전망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와 훈련 사이의 연결 고리를 느슨하게 할 것. 즉, 대학과 분리된 독립 연구소 또는 대학과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는 연구소 설립을 독려할 것. 넷째, 대학원생을 지원할 비용의 균형을 맞출 효율적 방식을 찾을 것. 다섯째, 현 과학정책을 검토하는 가운데 새내기 연구자들에게도 재원을 제공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는 정책 개발에 힘쓸 것. 여섯째, 공동연구가 더 좋은 연구 결과를 낳는다면 보상 체계도 그것에 맞게 바꿀 것. 마지막으로 시민단체와 의회는 연구비 예산을 두 배 확대해달라는 방식의 요청 대신 더욱 구체적인 목표를 준비해 제시할 것.
현재 한국 과학계는 ‘박사 위에 주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관료주의가 만연한 상태다. 과학자들은 연구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과제를 따기 위해 각 부처를 전전하는 시간이 늘어남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아울러 신진 연구자들의 재생산 문제에 중요한 소득 문제와 동기 부여도 해결되지 못한 채 과학자들의 오랜 아우성으로 남겨진 상태다.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가 풍성하게 내놓은 오늘날 과학자들의 경제 현실과 대안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
○ 추천평
이 책은 탁월하다. 명료하고 설득력이 뛰어나며 활기가 넘친다. 대학교 과학 연구에서 누가 비용을 지불하고 누가 혜택을 입는가에 관한 정보와 흥미진진한 사례들로 가득하다. 폴라 스테판은 다른 경제학자들보다 앞서 과학을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며, 장차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이 책을 완성했다. –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교수)
경제학적 사고가 어떻게 과학자들의 행동을 형성할까? 과학의 발전이 경제 진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구 온난화, 경제침체라는 위협에 직면한 오늘날의 세계에서 이 질문들은 중요하다. 폴라 스테판의 처방은 거장다우면서도 경제학자가 아니어도 읽기 쉽다. – 리처드 R. 넬슨 (컬럼비아대 교수)
나 같은 고참 과학자들은 이 굉장한 책을 읽고 아프게 깨닫는다. 오랜 시간 과학 분야에서 공부하고도 불확실한 커리어 앞에서 힘들어 하는 우리 학생들과 박사후 연구원들의 고통을 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폴라 스테판이 보여주듯, 수입과 안정성의 관점에서는 우리 과학도들도 MBA를 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여러 시사점을 안겨 주는 이 책을 모든 고참 과학자들이 읽기를 권한다. 과학을 사랑하는 우리에게 정신이 번쩍 나는 현실을 일깨워줄 것이다. – 캐슬린 지아코미니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교수)
○ 독자의 평
현대사회에서 경제와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있을까
더욱이 과학이라는 것이 과거의 돈 있는 이들의 취미 생활과 같은 것에서 직업적 활동이 된 이후 ‘돈’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는데, 과학이 경제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그런데도 이른바 ‘과학경제학’이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폴라 스테판(Paula Stephan)에 의해서 1996년에야 비롯되었다는 것이 상당히 의아스럽다. 당연히 그런 것인데 굳이 분석할 필요가 없었던지, 과학이라는 활동 자체가 그렇게 단일한 활동이 아니라 분석이 힘들었던지, 아니면 그것을 하기에는 경제학자들이 별로 과학에 관심이 없었던지 그랬던 모양이다.
어쨌든 폴라 스테판은 이 책에서 과학이 어떻게 경제학에,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는 돈에 얽매어 있는지를 많은 자료를 이용해서 ‘보고’하고 있다.
과학 활동이 이뤄지는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 즉 공공 부분의 연구에 대해서 많은 분석을 할애하고 있고, 그 부분들에 자원이 배분되는 양상에 대해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제2장 수수께끼와 우선권’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장들은 모두 ‘돈’과 관련되어 있다. 즉, 과학자들의 연봉, 공동연구가 이뤄지는 메카니즘, 설비와 기자재 문제, 연구 지원금, 구직 시장, 외국출신 과학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경제성장과의 관련성. 이 모두가 ‘돈’을 매개로 벌어지는 현상들인 것이다.
과학을 하는 입장에서 ‘돈’에 얽매어 있다는 지적이 조금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긴 하다. 왜냐하면 폴라 스테판도 지적하고 있듯이 더 많은 돈을 벌자고 했으면 굳이 이 훈련 기간도 길고, 나중에 보상의 기회도 적은 이 길에 뛰어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수수께끼를 푸는 데 대한 지적인 보상이 더 크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어떤 분야가 뜨고, 또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하는데 연구지원금이랄지, 자리를 잡는 데 있어서의 가능성이랄지 등등이 거기에 투입되는 돈이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얘기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경제’에 의존적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가 있다.
책에는 많은 자료가 나온다. 솔직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좀 동떨어진 데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미국의 통계이니 우리나라 상황과는 조금 다른 부분도 없지 않다(물론 한국을 언급하는 부분이 서너 군데 나온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 활동이 상당 부분 미국을 쫓아가는 형편이고, 과학 활동이 보편성이란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정책적 쟁점에 대해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도 많고, 또 앞으로 맞닥뜨려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어떤 기자가 지적했듯이 ‘두꺼운 보고서’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물론 보고서로 쓴 책은 아니다). 아마도 폴라 스테판이라는 경제학자가 많은 자문 활동과 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자료를 모으고, 제안을 하기 때문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보고서가 정말로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올리버 색스의 책들 중 적지 않은 것이 사실 임상보고서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듯이 말이다. 비록 그만큼 재미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의미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는 유익할 보고서일 수 있다.
경제학은 어렵지만, 그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어떻게든 이용해야 한다. 과학자도 말이다.
○ 서평 : 한원석 (트리마란 기업부설연구소)
책을 읽는 동안 과학사회학자인 로버트 K 머튼이 떠올랐다. 약 70년 전 과학사회학에서는 머튼 등의 학자들이 과학자 사회의 작동 원리와 내부 보상 체계 등을 연구했다. 이 책과 비슷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셈이다. 그러다가 사회구성주의가 등장하면서부터는 과학사회학의 주류 주제가 ‘과학자 사회’보다는 ‘과학 지식이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것인가’로 변화했고 21세기에 막 들어서던 순간까지 과학사회학자들은 과학자 및 과학철학자들과 과학 지식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나는 과학사회학의 이러한 역사를 공부하고 나서 ‘과학자 사회’에 대한 연구가 계속 활발히 진행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로버트k머튼을 언급한 것은 머튼이 옳았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머튼이 다뤘던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더 진행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머튼이 틀렸다면 어디서 틀렸는지, 그리고 과학자 사회 및 과학자 사회 밖의 더 큰 사회는 서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이는지 이런 연구가 좀더 일찍 진행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신 이 책을 통해 ‘과학자 사회’에 대한 연구가 다른 분야인 경제학에서도 일부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향후에도 이 주제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 책의 주제를 놓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통계 작업을 진행하는 연구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통계는 이미 꽤 옛날이 되어버린 시점에 대한 연구 자료이기 때문이다.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의문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길 바란다.
이제 책의 내용을 놓고 몇가지 논의를 펴고자 한다.
첫째, 연구 결과의 우선권 등 학계의 중요한 요소들이 과학기술 분야에서만 중요한지 인문사회 등 다른 학문분야도 마찬가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 로버트 K 머튼과 이 책의 저자 모두 학계의 중요한 요소들이 과학기술 분야에서만 중요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책 내용에서 ‘과학자’를 빼고 ‘학자’ 또는 ‘인문학자’ 또는 ‘사회과학자’를 넣어도 상당 부분이 들어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 직업을 위한 재능을 지닌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을 두 부류로 분류하는 것 같았다. ‘능력 있는 사람’과 ‘능력 없는 사람’. 하지만 능력이라는 것은 분야에 따라 다르다. 경영 컨설팅을 하는 능력과 과학연구를 하는 능력은 다른 능력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서 돈을 더 잘 버는 직업을 갖고자 할 것이라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물론 저자도 수수께끼 풀이의 즐거움 등 다른 요인을 언급하긴 했지만, 급여에 대해 비교할 때 단순한 접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급여’라는 것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지급받아야 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과학자들의 급여에 관한 논의도 충실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논의는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 담론과도 관련이 있다. 여전히 한국에서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연구계가 아닌 임상의사를 희망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의사에게 필요한 능력과 과학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다르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희망하는 것을 문제 삼을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최상위권 학생 중에서도 연구직을 희망해서 연구계로 진로를 계획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최상위권이 아닌 연구계를 희망하는 상위권 학생들이라 해도, 그 학생들이 원하는대로 연구계에서 즐겁고 의미 있게 돈도 잘 벌면서 지낼 수 있도록, 그리고 그 학생들이 향후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성 세대들이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대학 진학 시점의 성적 편차를 두고 그렇게까지 논쟁을 벌일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셋째, 한국 과학기술계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여러 가지(행정에 시간 너무 많이 쓰는 것 등)가 미국에서도 똑같이 지적되고 있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의 과학기술 역량 차이를 만든 건 무엇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넷째, PBS(Project-Based System)인 과학 연구계에서 대학이나 공공기관 같은 ‘단체’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저자도 언급했듯 현재 한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연구책임자 및 그 제자들)은 마치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중간관리자 및 그 직원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백화점과 과학기술계는 다르다. 백화점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여러 가지 상품을 모아놓음으로써 고객들이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러나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은 교육과 연구라는 다른 목적과 함께 학풍 등 각 단체별 내부문화를 지닌다. 정부의 개인연구자 단위 연구비 배분 시스템이 과연 ‘단체’의 목적 및 문화와 잘 융화되고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은 메타적인 것이다. 애초에 존재하던 단체들에 개인 단위 연구비 지원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얹어지면서 생긴 기형이다. 이런 기형을 유지해도 괜찮은 것인지, 개선해야 한다면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다섯째, 미국 대학 교수들이 연방정부의 연구자금을 받아오지 못하면 자신의 급여를 100%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아 이들은 한국 대학 교수들보다는 오히려 한국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자에 가깝다. 한국 대학 교수들도 정부의 연구자금을 받아오려고 애쓰지만, 그 이유는 자신의 급여를 다 채우지 못할까봐 그런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연구를 위한 자금이 필요해서이다. 한국 대학(과기원 제외)에서 급여와 연구를 위한 자금은 별개이다. 반면 한국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는 수탁 사업이 없으면 급여를 다 채울 수 없다. 허구한 날 지적되는 PBS가 이것이다. 여기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미국도 그러니 한국 출연연 연구자들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출연연 소속 연구자의 급여를 기관고유사업에서 100% 보장하고, 연구를 위한 자금을 플러스알파로 수탁사업에서 보충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이 이슈에 있어서는 미국도 기형적인 셈이다. 정확한 통계를 내가 내본 적이 없어서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이 버티며 과학기술 최강국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애초에 (GDP 대비 연구자금과는 별개로) 연방정부 연구자금의 규모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물론 그만큼 연구자 Pool Size도 비교가 안 되겠지만).
여섯째, 도제식으로 운영되는 실험실은 필연적으로 피라미드 형태의 인력 구조를 보인다. 교수 1명에, 박사후연구원 몇 명, 대학원생은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수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과연 교수보다 수적으로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위를 받고 스스로 자리를 잡아 연구를 할만한 일자리의 수가 충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그냥 산술 계산만 해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일자리를 늘리지 않는 한 불충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대안은 산업계에서 졸업한 인력을 흡수해주는 것인데, 그렇게 할지는 산업계 마음이고, 산업계도 분야에 따라서 졸업한 인력을 잘 받아줄 수도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에 한정해서는 새로 태어나는 인구가 줄고 있고, 얼마 전 한참 이슈가 되었던 칼럼에서 언급한 대로 서울대 대학원도 미달인 상황이니 다른 논의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를 감안하면, 이 책에서 미국용으로 제시된 대안이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졸업하는 대학원생 수가 차차 줄어들면서 수가 안정적으로 많아질 박사후연구원이 교수에게 의존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어느 정도의 연구비를 들고 있음으로써 약간이나마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정규직/비정규직 시스템이 도제식 과학기술 연구계와 겹쳐서 상황이 복잡해지긴 했지만 돌파구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_ 서평 : 한원석(트리마란 기업부설연구소)
○ 과학사회학을 정립한 로버트 K. 머턴 / 머튼 (Robert K. Merton, 1910 ~ 2003)에 대하여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 (Robert K. Merton, 1910년 7월 4일 ~ 2003년 2월 23일)은 미국의 사회학자로 기능주의 입장에서 현재적 (顯在的) 기능 이외에 잠재적 기능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또한 관료제의 역기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최초로 하였다.
머튼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생, 템플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을 졸업하였다. 1939~1941년 털레인대학 교수로 재직하였고, 1941년 컬럼비아대학 사회학 주임교수가 되었다. M. 베버, P. A. 소로킨, V. 파레토 등의 영향을 받아 이론사회학을 추구하면서도 경험적 조사에 관심을 보여, 중(中)범위 이론을 제창하고 이론과 조사와의 통합을 역설하였다. 또, 기능주의 입장에서, 현재적 (顯在的) 기능 이외에 잠재적 기능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또한 관료제의 역기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최초로 하였다.
주요저서로 ‘대중설득’ (Mass Persuasion, 1946), ‘사회이론과 사회구조’ (Social Theory and Social Structure, 1949), ‘사회이론과 기능주의적 분석’ (Social Theory and Functional Analysis, 1969), ‘사회적 이중가치에 관하여’ (Social Ambivalence and Other Essays, 1976) 등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