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경제학의 역사 : 갤브레이스가 들려 주는
(Economics in Perspective : a Critical History)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 책벌레 / 2002.4.30
– 경제학의 발전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서술한 책
이 책은 따분한 경제학설사가 아니라 경제학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 교수를 역임한 저자 갤브레이스는 어떤 경제학설이든 그것을 둘러싼 세계 속에서 발전한 것이므르 경제학은 그와 같은 세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애덤 스미스의 학설은 산업혁명 초기의 충격 속에서, 데이비드 리카도의 학설은 산업혁명이 더 성숙해진 단계에서, 칼 마르크스의 학설은 자본가 권력의 의한 압박의 시대에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생각에 충실하게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경제학이 그 시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루면서 중심 학설과 그 배경이 되는 상황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경제학의 변천사!
‘갤브레이스가 들려주는 경제학의 역사’는 단순히 경제학자나 그 사상의 역사가 아니라 경제학의 역사에 관한 책으로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본다. 갤브레이스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경제학이 그 시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루고 있으며, 이 책은 중심 학설과 그 배경이 되는 상황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특히 경제학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특정한 저자나 학파 또는 중심적인 생각을 강조하였으며, 학자나 학술이라는 차원을 넘어 경제학의 주제를 이루게 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경제학자가 없었음에도 경제학의 역사를 만들게 된 사건들도 흥미롭게 담았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벌어지는 경제 이야기를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경제적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지 신선한 고민점을 안겨준다.

○ 목차
1. 개관
2. 아담 이후
3. 오랜 중간기
4. 상인과 국가
5. 프랑스적 구상
6. 애덤 스미스의 새로운 세계
7. 세련, 긍정, 반란의 씨앗
8. 위대한 고전적 전통 (1) – 주변에 있는 경제학자
9. 위대한 고전적 전통 (2) – 주류에 있는 경제학자
10. 위대한 고전적 전통 (3) – 신앙을 옹호한 경제학자
11. 대공세
12. 화폐의 독자성
13. 미국적 관심 – 무역, 독점, 부호
14. 완결과 비판
15. 대공황의 원동력
16. 복지국가의 탄생
17. 존 메이너드 케인스
18. 군신 마르스의 보증
19. 절정기
20. 황혼과 만종
21. 미래로서의 현재 (1)
22. 미래로서의 현재 (2)
본문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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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후기
○ 저자소개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1908 ~ 2006)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1908년 10월 15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에서 태어났다. 토론토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과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1934년 이후 하버드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정부의 물가청에서 근무하다 전후에는 대학에 복귀했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이었던 1961~1963년 인도 대사를 지냈으며, 미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에서 빌 클린턴까지 미국 민주당 대통령 자문역으로 일하는 등 민주당 지도자들의 사고와 노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케네디 대통령 취임연설문을 쓰는 등 명문장가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경영학, 역사학, 사회학에도 밝았다.
정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트라이엄프’ (1968) 등 소설 3편을 포함해 모두 33권의 저서를 남겼다. 주요 저서로는 ‘풍요로운 사회 : The Affluent Society’ (1958), ‘새로운 산업국가 : The New Industrial State’ (1967), ‘불확실성의 시대 : The Age of Uncertainty’ (1977) 등이 있다.
2006년 4월 29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마운트 오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 역자 : 장상환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저서로 『진보정당을 말한다』와 공저로 『한국 사회의 이해』 『제국주의와 한국 사회』『한국 경제론 강의』 『한국의 농업 정책』등이 있다.
역서로는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경제학사 입문』『자본주의, 공산주의, 그리고 공존』『서양 경제사 강의』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실제로는 경제학설은 항상 일정한 시대와 장소의 산물로서 그것이 설명하는 세계와 분리해 봐서는 안 된다. 게다가 그 세계는 변한다. 세계는 항상 변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경제학설이 의의를 갖기 위해서는 학설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과거 100년 동안 거대 법인 기업, 노동조합, 불황과 전쟁, 풍요의 확대, 화폐의 성질 변화와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과 그 역할의 증대, 농업의 역할 저하와 그에 따른 도시화, 그리고 도시 내 빈곤의 심화, 복지국가의 대두, 정부의 경제 운용 전반에 대한 책임의 새로운 부담, 사회주의 국가의 출현 등의 모든 일들로 인해 현실 세계는 혁명적일 정도로 변했다. 경제학의 대상이 변한 것처럼 경제학의 주제도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경제학설사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 첫째는 경제학이나 경제 사상은 그것이 탄생한 시대와 사회의 반영이라는 점이다.
어떤 경제학설이든 그것을 둘러싼 세계 속에서 발전한 것이므로 나는 경제학을 그와 같이 세계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애덤 스미스의 학설은 산업혁명 초기의 충격 속에서, 데이비드 리카도의 학설은 산업혁명이 더 성숙해진 단계에서, 칼 마르크스의 학설은 자본가 권력에 의한 압박의 시대에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학설은 대공황이라는 엄청난 재앙에 대한 반응으로서 각각 발전해 나온 것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융성하기 이전 시대라든가, 인간이 생존의 최저 선상에서 겨우 허덕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여러 나라의 경우 같이, 흥미로운 일이 거의 없고 경제 생활에도 이렇다 할 일이 없는 곳에서도 경제학이 세계를 반영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 9쪽
– 둘째는 위와 같은 관점에 서서 경제학의 대상인 경제 사회가 항상 변하고 있는 것에 부응해 경제학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전파 체계의 중요한 특징은 불황의 이론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는 놀랄 만한 것이 못 된다. 왜냐하면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고전파 이론의 성질로 보아 불황의 원인과 관련이 있는 것은 모두 제외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 만일 불황이 이론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 불황에 대한 치유책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 할지라도 존재하지도 않은 병을 고칠 수는 없다. … 이런 이유 때문에 고전파 전통에 따르던 경제학자들은 방관하고 있었다. ― 239~241쪽
– 셋째는 경제학의 역사를 철저히 현재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옛 사상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잔존해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반드시 언급하고 있다.
중상주의 국가가 순조롭게 무역수지 ― 수출액의 수입액 초과 ― 를 맞추기 위한 투쟁은 모든 나라가 성공할 수 있는 수월한 게임이 아니었다. 이것은 너무나 분명한 경제학적 진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은 나라는 없었으며,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에도 모든 나라는 어떻게 하면 국제수지를 개선할 수 있을까를 고심하고 있다. ― 54쪽
중농주의자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부와 복지의 궁극적인 원천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는 가운데서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마음을 위로해 주는 연설을 들으려고 농민이 집회를 열 때 그들이 듣는 것은, 과거 케네가 말한 것처럼, 경제의 진보도 국가의 힘․미덕․우월성도 모두 농민과 그들의 노동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 68쪽
– 넷째는 전문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경제적 주장과 논쟁, 예컨대 19세기 미국의 관세 논쟁과 화폐 논쟁 등도 다루고 있다.
19세기의 미국은 토지․생활․복지 면에서 향상 일로를 걸어온 나라였다. … 이와 같이 사정이 일변한 곳에서는 더 희망에 넘치는 새로운 경제학이 존재했으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시대에는 미국적이라고 정식으로 말할 수 있는 경제론은 어떤 종류라도 거의 존재하지 안았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특수한 미국적 체계를 발견하고자 상당히 영감 있는 학자들이 한정된 틀 내에서 노력을 했으나, 결국 포괄적인 미국적 체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경제학 연구는 눈에 보이는 불행이나 절망에는 잘 대응하지만, 성공․자기 승인․자기 만족이 경제학 연구를 촉진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실례다. … 19세기를 통틀어서 보면 로버트 도프만 교수가 서술한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모두 자기 나름대로 경제학자였다. 경제학은 정치학이나 철학, 신학 등과구별 없이 하나가 돼 있었다. ― 193~195쪽
– 다섯째는 이러한 방법론적 특성 외에 경제학자들의 성장 과정과 인물 평가도 다루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당시의 공립학교 교수들을 심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들의 급여는 강의실에 출석하는 학생의 수나 학생의 열의와는 관계없이 결정되는데, 아무런 자극 요소가 없기 때문에 교수들은 거의 대부분 노력도 하지 않고 연구도 하지 않는다고 스미스는 말한다. 교수가 몇 명의 학생을 가르치느냐에 따라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스미스는 생각했는데, 그 자신이 후에 글래스고 대학에서 그런 방식으로 급여를 받았다. 스미스의 이러한 견해는 현대의 미국 대학에서는 틀림없이 나쁜 평판을 받을 것이다. ― 77쪽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 갤브레이스는 재화가 풍부해 선택만이 문제가 되고 복지 제도가 발달돼 있는 오늘날에는 가격 이론과 분배 이론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실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것은 올바른 전망은 아니다. 실업 문제는 생계 문제와 연관되어 사회적으로 생산된 부를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가 하는 분배 이론과 통하고 있다. 즉, 이 문제는 20대 80의 사회라는 빈부 격차의 문제인 것이다.
이런 아쉬움 점이 있음에도 이 책은 과거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전망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단순히 경제학자나 그 사상의 역사가 아니라 경제학의 역사에 관한 책으로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기 위한 책이다. 경제학에 관한 한, 역사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케인스주의는 1929년 대공황을 통해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지만 1970년대에 또 다른 경제위기를 막지 못했고 그 자리를 통화주의에게 내주게 된 것처럼, 우리는 경제 위기의 상황에서 과거 경제학의 역사를 들쳐보면서 해결책을 찾게 된다. 갤브레이스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경제학이 그 시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은 중심 학설과 그 배경이 되는 상황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갤브레이스가 애덤 스미스 이래 200여 년에 이르는 경제학의 역사의 4분의 1 기간에 걸쳐 경제학자로서 현존하고 있고 그 경제학자들 대다수를 알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 경제 대응책은 과연 머리 좋고 예언자다운 경제학자의 머리에서 톡 튀어나오는 것인가? 갤브레이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IMF 때도 그랬고 최근 기간산업 민영화에 대한 논란에서도 그렇고 어떻게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지, 경제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언제나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대응책은 과연 머리 좋고 예언자다운 경제학자의 머리에서 톡 튀어나오는 것인가? 갤브레이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갤브레이스는 “심각한 경제 논쟁은 심각한 경제 문제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고대 사회에서는 노동력이 노예였기에 임금 문제는 전혀 제기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시대에는 노예 제도의 존재 때문에 윤리학이 경제 문제를 제치고 제기됐다. 또한 1929년 대공황이 있기 전에 불황에 대처하는 연구는 미비했으며 고전파 이론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지 못했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지금과 같은 경제학과 그것과 관련된 문제들이 제기됐다. 이것을 현재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면, IMF 때처럼 경제 문제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쟁이 벌어진 적도 없었다.
갤브레이스가 “경제학의 많은 것들이 그러했듯이 케인스 혁명도 그 시대에는 옳았지만 세월의 변천에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여전히 경기 위기의 잔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는 민영화나 신자유주의 논리가 오래된 역사의 장롱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낡은 헌 옷을 다시 꺼내어 입는 것처럼 지금 시기에 맞지 않는 해결책은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제학을 정치와 정치적 동기에서 분리시키는 것은 불모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경제학을 순수 과학으로 보는 위험을 견제해야 한다. 과거 경제학의 역사가 그랬듯이, 지금도 거의 대부분의 경제 문제는 정치적·경제적 권력과 연관된 문제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그것이 노동자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학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경기과열에 대한 논쟁과 민영화 문제 등이 벌어지는 이 때 우리의 대응책과 고민에 신선한 고민점을 던져준다.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이고 무역수지가 어떻고 라는 따분한 숫자 얘기가 아닌 저자가 함께 나누길 원하는 즐거운 경제사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 독자의 평
경제사를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지만 읽어본 경제사도 주로 경제사상사. 경제학설사라고 분류할 수 있는 분야였다. 하일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도 그랬고 E. K. 헌트의 경제사상사도 그랬으며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도 그랬다. 이외의 몇 가지 책들도 그렇고.
이 책들은 대부분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한다. 그 이전을 언급하는 경우에도 간략하게 경제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고 평가하고 (그 이유도 간단하게 설명) 넘어간다. 그래서 늘 애덤 스미스 이전 상황을 더 상세히 알면 좋겠다는 궁금증을 품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의 일단이나마 풀게 되었다. 세계사 책 등에서 보던 중상주의나 중농주의의 진행과 사고 과정을 이 책만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책을 보지는 못했다. 경제학을 역사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하겠다.
개개의 경제 이론을 공부할 때와는 별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런 경제 이론, 경제 학설이 어떤 배경에서 발생했고 이전의 이론, 학설을 어떻게 변주했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독특한 재미를 준다. 갤브레이스가 우리에게 남겨준 이 책을 통해 경제 이론 / 학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그래도 어느 정도의 기본 개념은 알아야 한다. 한계 효용을 다루는데 그 개념을 모른다면 책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들쑥날쑥한 역사의 전개는 마치 스릴러물을 읽는 듯한 흥미를 불러오기도 한다.
갤브레이스는 어떤 경제 관점의 발현은 그런 관점이 나온 시대상과 분리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경제 이론 / 학설을 이해하려면 시대상을 밝히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론의 탄생 배경을 알지 못하면 유사한 경제 상황이 전개될 때 엉뚱한 경제 처방을 내려 사회를 망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시카고 학파가 남미에서 저지른 행위가 그러하다고 본다).
고전파 전통은 권력의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았다. 이러한 경향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 권력과 그것에 의한 금전적/심리적 보수의 추구는 주류파 경제학에서는 큰 결점이며, 이러한 사정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P. 146). 성공한 듯이 보였던 고전파 이론은 공황과 같은 경기 후퇴 상황에서 이론의 힘을 잃게 된다. 가격과 임금이 한계에서 결정되며 결국 수요 / 공급의 법칙을 따른다는 그들의 논지는 실제 상황에서 겉돌게 되는 것이다.
경제학이 과학이라는 외양을 가지게 된 것은, 위대한 고전적 전통이 관여했던 체제가 결함과 불공정에 가득 차있다고 비난 받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가운데서 가능했다(P. 157). 책은 치열하게 전개된 그 노력의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갤브레이스의 능력으로는 더 길고 자세하게 쓸 수 있었으리라 보지만 이 정도 길이로도 필요한 얘기는 다 했다고 할 정도로 판단한다.
나의 관점으로는 결국 경제학은 경제력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는 학문이며 그 역사는 그런 방안을 찾는 여정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이해한다. 물론 고전파 경제학에서도 그랬고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그랬듯이 일견 합리성이라고 믿었던 자유가 역사의 발걸음을 잡은 경우도 있지만 궁극에는 좀 더 평평한 세상을 만드는데 경제학이 기여하리라 믿고 싶다.
갤브레이스가 이 책을 썼던 시점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여전히 고전파에 속하는 경제학자가 많다고 안다. 그들은 고정된 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보는 부류인데 나는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이 맞는다면 불평등의 완화는 요원해질 테니 말이다. 경제는 움직이는 것으로 균형은 퇴보를 의미한다고 본다. 기껏해야 균형은 잠깐 머무는 상태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균형만 쫓아가면 될까?
그런 내 생각이 상당한 오류에 기반해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음(게다가 나는 경제학자도 아니다)도 알고 있다. 다만 그 오류가 무엇인지 찾게 되기 전까지는 앞서 가는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에 가치를 더 두고 싶다.
번역은 군데군데 불필요한 표현을 쓰는 등의 군더더기가 있어서 최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장상환 교수의 다른 번역물인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에서도 느꼈던 부분인데 번역자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사항이라고 받아들인다. 이상해서 못 읽을 정도라는 평가는 아니며 더 가다듬었더라면 이해가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바램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