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과학자의 관찰 노트 :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12가지 방법
마이클 R. 캔필드 편 / 에드워드 윌슨, 조지 셀러, 베른트 하인리히, 켄 카우프만 외 11명 / 휴먼사이언스 / 2013.9.30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는 진화론과 ‘종의 기원’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839년 출간된 이 책은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비글호 항해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5년여의 탐사 기간 동안 기록한 18권의 ‘관찰 노트’에서였다.
책은 동물행동학, 생태학, 고생물학, 곤충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노트를 그대로 담고 있다. 에드워드 O. 윌슨을 비롯한 15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은 대중에게 자신의 노트를 기꺼이 공개했다. 또한 단순히 관찰 노트를 잘 쓰는 방법을 제시하는 설명서가 아닌. 쉽게 접할 수 없는 과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 준다. 들고 다니기 편한 수첩부터 아주 사적인 감상이 담겨 있는 일기와 체계적으로 정리된 탐사 전용 노트까지 자연 현장이 담긴 과학자의 생생한 관찰 기록을 들여다볼 수 있다.

○ 목차
옮긴이의 말
프롤로그 또 다른 《비글호 항해기》를 기대하며
– 마이클 R. 캔필드(곤충학자)
1장 사자와 판다, 고릴라의 사생활
동물학자의 관찰하는 즐거움
– 조지 셀러(동물학자)
2장 둑길을 달리며 관찰하기
동물행동학자가 기록하는 일상
– 베른트 하인리히(동물행동학자)
3장 아마추어 조류 관찰자가 할 수 있는 일
조류학자의 목록 작성법
– 켄 카우프만(조류학자)
4장 벨라롱 국립 공원에서 일어난 사건
생태학자의 탐사 일지
– 로저 키칭(생태학자)
5장 현장 기록, 후배 과학자를 위한 타임캡슐
고생물학자가 노트를 정리하는 방법
– 애나 케이 베렌스마이어(고생물학자)
6장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
인류학자의 세 가지 노트
– 캐런 크레이머(인류학자)
7장 손으로 직접 그려야만 보이는 것들
동물학자의 드로잉
– 조너선 킹던(동물학자)
8장 왜 스케치를 해야 할까?
과학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도구
– 제니 켈러(일러스트레이터)
9장 식물의 이름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할까?
식물 관찰 노트의 진화와 운명
– 제임스 리빌(식물학자)
10장 관찰 기록과 사진, 녹음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하다
곤충학자의 데이터베이스
– 피오트르 나스크레츠키(곤충학자)
11장 100년 전의 노트를 꺼내다
생태 조사단의 현장 조사
– 존 페린(보존생물학자), 제임스 패튼(동물학자)
12장 나만의 필드 노트를 만들자
관찰 노트를 써야 하는 이유
– 에릭 그린(동물생태학자)
에필로그 끝없이 쓸 수 있는 노트를 상상하며
– 에드워드 O. 윌슨(진화생물학자)
감사의 말
사진 출처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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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마이클 R. 캔필드 편 / 에드워드 윌슨, 조지 셀러, 베른트 하인리히, 켄 카우프만 외 11명
- 엮음 : 마이클 R. 캔필드
Michael R. Canfield 곤충에 관한 진화생물학 외에 자연사의 주제들에 대해 폭넓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자연사 학자들이 필드 노트를 어떻게 기록하는지가 궁금해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에서 유기체적 진화생물학과에서 곤충의 위장술과 생태를 가르치고 있다. - 저자 : 에드워드 O. 윌슨
Edward O. Wilson 개미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개미가 페로몬을 이용해 의사소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중에 그는 개미 연구를 적용해 모든 사회적 생물을 설명하려는 ‘사회생물학(sociobiology, 인간 행동이 일부분 유전학에 기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을 그의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았다. 《인간에 대하여》로 1978년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91년에 《개미》로 베르트 횔도블러와 공동으로 한 번 더 수상했다. 그 밖에도 미국 국가 과학상, 스웨덴 왕립 과학원이 수여하는 크라포드상을 비롯해서 많은 과학상을 받았다.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으로 손꼽힌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철학적·환경적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의 펠레그리노 석좌 교수이자 명예 교수로 있다. - 저자 : 조지 셀러
George B. Schaller 지난 60년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여러 나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고릴라, 사자, 대왕판다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티베트 고원의 영양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야생 동물을 연구했다. 그는 이 분야의 선구자로서 생태 보존에 필수적인 수많은 정보를 밝혀낸 걸출한 세계적인 현장생물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셀러의 연구 기록은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과학 저술을 하는 데 탄탄한 기초가 된다. 포유동물학자이자 동물보호론자, 과학 저술가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 저자 : 베른트 하인리히
Bernd Heinrich 호박벌, 쇠똥구리, 올빼미, 거위, 까마귀 등 다양한 동물의 행동과 인지를 연구했다.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 연구에서 독보적인 생물학자다. 지금까지 생물학, 자연사와 관련해서 20여 권의 책을 냈고, 대표작으로는 《까마귀의 마음》, 《숲에 사는 즐거움》, 《우리는 왜 달리는가》가 있다. 달리기를 즐기는 그는 1980년대에 마라톤 대회에서 기록을 세워 수상하기도 했다. 버몬트 대학교 생물학부 명예 교수로 있다. - 저자 : 켄 카우프만
Kenn Kaufman 여섯 살 때 새를 관찰하기 시작했고 열여섯 살에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과 캐나다를 누비며 새를 탐사했다. 열아홉 살에는 한 해에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새 종을 찾은 기록을 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탐조가 중 한 사람이다. 새 관련 전문 잡지인 《오듀본》의 편집자이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 저자 : 로저 키칭
Roger Kitching 곤충 생태와 생물다양성, 생태계 관리를 연구하는 생태학자로, 주로 인도, 파푸아 뉴기니, 브루나이의 열대지역 오지에서 연구 활동을 한다. 그가 생태학 교수로 있는 그리피스 대학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환경 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의 연구실은 환경 변화 적응에 관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 저자 : 애나 케이 베렌스마이어
Anna Kay Behrensmeyer 아프리카, 아시아, 북아메리카 지역을 돌며 인류의 진화, 척추동물의 화석 생성, 고생태학, 기후 변화가 진화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화석생성론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이끈 그는 여러 가지 생태학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02년 《디스커버 매거진》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과학자 50인 중 한 사람으로 뽑힌 바 있다. 현재 스미소니언 연구소 미국 국립 자연사 박물관, 순(純)고생물학부에서 척추동물 화석을 책임진 큐레이터로 있다. - 저자 : 캐런 크레이머
Karen L. Kramer 인간의 사회성과 행동의 진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전통적인 수렵?채취와 농업 사회를 연구한다.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가까운 종과 비교했을 때 인간은 왜 인구 성장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는가 하는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유카탄 반도의 한 고립된 마을에서 아동 노동과 출생률 사이에 어떤 상호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한 내용을 《마야의 아이들》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현재 유타 대학교 인류학부 부교수로 있다. - 저자 : 조너선 킹던
Jonathan Kingdon 동물학자이자 예술가다. 훌륭한 예술가이지만 동시에 유능한 장인이면서 앞서가는 과학자다. 평범하지 않은 예술적 기교를 가진 그는 조각과 페인팅부터 독창적인 과학 책 쓰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프리카 포유동물 그림과 과학 일러스트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최근에는 특히 아프리카 긴꼬리원숭이의 시각적 의사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동물학과 선임 연구원으로 있다. - 저자 : 제니 켈러
Jenny Keller 과학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다. 1981년 그림이 많이 들어간 현장 일지를 꾸준히 읽기 시작하면서 과학과 예술에 대한 일생의 관심을 결합시켰다. 그의 작품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잡지를 비롯해 많은 책에 실렸으며, 그의 그림이 담긴 현장 일지는 세계 곳곳에서 전시되었다. 현장 스케치와 과학 일러스트에 적용되는 기술, 과학 일러스트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 저자 : 제임스 리빌
James L. Reveal 식물의 명칭, 마디풀과 식물, 식물 탐사·발견의 역사에 관한 전문가다. 북아메리카의 식물을 누가, 언제, 어디에서 찾아냈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역사 연구를 통해 대략 1600년에서 1900년까지 북아메리카의 식물을 모은 식물 수집가들이 식물학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간명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45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코넬 대학교 외래 교수이자 메릴랜드 대학교 명예 교수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 대학교의 포유동물 협력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 저자 : 피오트르 나스크레츠키
Piotr Naskrecki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칫과 곤충전문가로 많은 논문을 발표했으며, 맨티스라는 생물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다. 과학 전문 사진작가,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제 보존 사진작가 연맹(ILCP)의 창립 멤버인 그는 곤충, 거미 등 무척추동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그 생물들이 아름다우며 지구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포착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 비교동물학 박물관의 연구원으로 있다. - 저자 : 존 페린
John D. Perrine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 대학교의 생물학 조교수이자 포유동물 협력 큐레이터다. 보존생물학과 야생동물생태학을 주로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그리넬 재조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 북부의 라센 지역에 있는 포유동물을 재조사하고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사는 붉은여우의 보존과 생태를 연구하고 있다. - 저자 : 제임스 패튼
James L. Patton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통합생물학 명예 교수이며 척추동물학 박물관의 큐레이터다. 아마존에 서식하는 포유동물에 관한 생물지리학이 주요 연구 분야다. 요세미티 국립 공원에서 진행 중인 그리넬 재조사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 저자: 에릭 그린
Erick Greene 쐐기벌레에서 찌르레기까지 다양한 생물을 연구하며, 자연 현장에서 진화의 가설들을 검증하는 일을 한다. 동물은 왜 육식 동물을 볼 때 위험 신호를 내고 그 신호에서 어떤 종류의 정보가 전달되는지, 새의 지저귐과 깃털이 성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몬태나 대학교에서 생물학과 야생동물생태학을 가르치고 있다.
- 역자 : 김병순

○ 출판사 서평
“만약 천국이 있다면 나는 끝없이 쓸 수 있는 노트를 가지고 갈 것이다.”- 에드워드 O. 윌슨
– 관찰하고 기록하고 스케치하라, 15명의 현장 과학자가 남긴 대자연의 기록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는 진화론과 ‘종의 기원’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839년 출간된 이 책은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비글호 항해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5년여의 탐사 기간 동안 기록한 18권의 ‘관찰 노트’에서였다.
휴먼사이언스의 신간 ‘과학자의 관찰 노트'(Field Notes On Science & Nature)는 동물행동학, 생태학, 고생물학, 곤충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노트를 그대로 담고 있다. 에드워드 O. 윌슨을 비롯한 15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은 대중에게 자신의 노트를 기꺼이 공개했다.
이 책은 단순히 관찰 노트를 잘 쓰는 방법을 제시하는 설명서가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과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 주는 책이다. 들고 다니기 편한 수첩부터 아주 사적인 감상이 담겨 있는 일기와 체계적으로 정리된 탐사 전용 노트까지 자연 현장이 담긴 과학자의 생생한 관찰 기록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필드(field)
필드는 자연을 연구하거나 관찰을 즐기는 사람이 정의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정해진 물리적?지리적 경계는 없다. 집 앞에서 가까운 곳일 수도 있고 인간이 발을 들여놓기 힘든 오지일 수도 있다. 당신이 관찰하는 장소가 곧 필드다. 이 책에서는 문맥에 따라 현장, 현지, 야외라는 말로 다르게 번역했다.
*관찰 노트(field note)
‘필드 노트’는 필드에 나가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는 노트를 말한다. 그 의미를 담아 이 책에서는 우리말로 이해하기 쉽게 ‘관찰 노트’로 번역했다.
야외로 나가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관찰하고 경험한 것을 기록하는 자신만의 노트를 가지고 있다. 이 관찰 노트는 아직 논문이나 책으로 출판되지 않은, 과학자가 자연 현장에서 손으로 직접 쓴 생생한 날것의 기록을 담고 있다.
1. 곤충학자 캔필드, 다윈의 노트를 펼치다
하버드 대학교의 곤충학자 마이클 R. 캔필드는 젊은 시절 연구가 난관에 부딪힐 때면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펼쳤다. 다윈의 빼곡한 기록 속에서 그는 연구에 도움이 되는 많은 영감을 얻었지만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 다윈이 연구하던 시대와는 다른 21세기 현장(field)의 과학자들은 어떻게 연구하고 있을까? 캔필드는 그들의 관찰 노트를 떠올렸다. 연구 결과뿐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일상, 성공한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삶이 그들의 노트에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O. 윌슨을 비롯한 14명의 과학자들은 관찰 노트를 공개해 달라는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과학자의 관찰 노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또 다른 ‘비글호 항해기’를 기대하며 참조)
2. 동물의 똥을 기록하는 사람, 조지 셀러
사자와 판다, 고릴라 등 동물의 생태를 밝혀낸 동물학자 조지 셀러는 연구와 관련된 것뿐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기록한다. 그는 동물 행동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 서식지나 습성은 물론 배설물의 무게와 지름 등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자세하게 기록한다. 그의 연구는 멸종 위기 종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자연보호 운동은 관찰한 것을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기록은 동물뿐 아니라 모든 생물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1장 사자와 판다, 고릴라의 사생활 참조)

3. 달리는 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
성공한 과학자이자 100km 울트라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여덟 살 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꾸준히 달리기를 해오던 그는 대학 졸업 후 10년만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달린 거리를 일지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거리뿐만 아니라 그날 먹은 음식, 보폭, 정신 자세 등 달리기 기록과 관련된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서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단순히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과 어떤 주제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연을 관찰하는 사람은 기록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자질구레한 기록 속에는 쓸모없는 것도 있지만 그 속에서 중요한 발견의 단서를 찾게 될 수도 있다. 그의 기록 상자에는 반세기, 50년의 기록물이 담겨 있다. 숲속을 달리며 노트를 끄적이던 소년의 습관이 자연계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위대한 자연사학자를 탄생시킨 것이다. (2장 둑길을 달리며 관찰하기 참조)
4. 개미를 찾아 오지로 떠난 에드워드 O. 윌슨
개미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21세기 과학의 지성인 에드워드 O. 윌슨은 인간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탐험하며 개미의 생태에 관해 많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실험실보다 자연 현장에서 새로운 것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구에 서식하는 생물 중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대보다 70대에 개미를 연구할 때 희열을 더 많이 느꼈다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천국이 있다면 나는 끝없이 쓸 수 있는 노트를 가지고 갈 것이다.” (에필로그 끝없이 쓸 수 있는 노트를 상상하며 참조)
5. 누구나 관찰 노트를 쓸 수 있다
이 책을 쓴 과학자들은 강둑을 달리면서, 혹은 날아가는 새의 이름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면서 관찰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관찰 노트 작성법을 만들었다. 날짜와 시간, 장소 등 노트에 꼭 기재해야 할 것부터 관찰한 것을 문장으로 자세히 쓰고, 사진보다는 그림을 그리라는 기록의 습관에 관한 것, 잃어버렸을 경우를 대비해 노트에 연락처를 적어 두고, 복사본은 꼭 만들어 두라는 기록 보관에 관한 내용까지, 과학자들의 조언은 세심하다. 무언가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지만 매일 딱 5분, 기록하는 데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용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다윈의 노트에서 진화론이 탄생했듯이 당신의 노트 어딘가에서 위대한 발견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 독자의 평
과학자(특히 현장 과학자, field scientist)들의 속살을 엿본 느낌이랄까
마이클 R. 캔필드의 아이디어로 나온 ‘과학자의 관찰 노트’를 읽는 느낌은 그런 것이었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 작성하는 것이고, 상당 부분 나중에 연구 논문이나 책의 기본 자료가 되는 것이긴 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관찰 노트를 공개한다는 것은 어쩌면 연예인이 자신의 민낯을 내보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
에릭 그린이 “나만의 관찰 노트를 만들자”라는 글에서도 쓰고 있듯이 생물학자(그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미생물학자, 분자생물학자, 생화학자 등)들은 정말 꼼꼼히 연구 노트를 작성하는 걸 교육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구과제를 종료할 때 실험 노트 사본(심지어 원본을 요구하는 기관도 있다) 제출을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의무화하는 경우도 많고, 특허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연구 노트 작성이 중요하다. 사실 그 이유에서만 아니라, 연구를 하는 것은 그런 기록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 연구 노트를 작성하는 더 중요한 이유이긴 하다.
물론 나 역시 직접 실험을 할 때는 실험 노트를 꼼꼼이 작성한 편이고, 그 실험 노트들이 내 책장 한 켠에 수십 권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그런 실험실 내에서의 실험 노트가 아니라 바로 현장에서 작성되는 ‘관찰 노트’(field notes)이다.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모두 연구를 위해서, 연구의 한 과정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세부적인 것까지 작성해야 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하나는 인위적인 조건에 대한 여러 변수들을 기입하고 그 결과를 쓰는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자연적인 조건과 그에 대한 관찰을 쓰는 것이다. 당연히 실험 노트 한 구석에는 실험하는 이의 감정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야외에서 작성되는 관찰 노트에는 그런 감정이 더 많이 드러날 것이다.
사실은 나도 박사 과정 중에는 그런 관찰 노트를 작성해야 하는 일을 했었다고 볼 수 있다. 버섯의 분류가 박사 학위 주제였고, 실험실에서는 정기적으로 야외로 채집을 나갔으니 말이다. 물론 나의 주제를 좀더 세분화하자면 분자 분류(molecular systematics)였고, 그렇게 야외 채집이 내 성격에 맞는 일은 아니라 가끔만 나가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도교수님과 함께 나가면 늘 볼 수 있는 일이 바로 교수님이 작성하는 메모였다. 조금이라도 쉬는 순간에는 늘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서 무언가를 꼼꼼히 쓰셨다. 그건 외국에 학회에 함께 갔을 때도 그랬다. 강연을 듣는 와중에도 무언가를 쓰시곤 했는데, 곁눈질로 훔쳐봤더니, 강연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바로 오전에 있었던 일, 어디를 방문했던 일 등등을 정리하는 것이었던 기억이 난다. 오히려 강연에 집중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했었고.
그처럼 ‘노트’ 작성에 열의를 보이셨던 교수님이셨지만, 제자들에게는 강요를 하지 않으셨는데 아마도 그건 성격 탓이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만약 그것을 요구하셨다면 나도 작성을 했을 것이고, 비록 지금은 그 일을 하지 않더라도 가끔은 그 때의 노트를 꺼내어 회상에 잠길지도 모를 일이다.
당연히 실험실 내에서 작성한 감정 없는 실험 노트보다 훨씬 정감 어린 기록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각 장(chapter)들을 쓴 야외 과학자들의 관찰 노트는 제각기 개성이 있다. 어떤 이는 그림을 위주로. 어떤 이는 당시의 자신의 느낌이 많이 들어간 관찰 노트를. 또 어떤 이는 딱 규격화된 형식으로 관찰 노트를 작성한다. 또 어떤 과학자는 직접 연필과 펜으로 작성하는 관찰의 우위성을 적극 주장하지만, 또 어떤 과학자는 컴퓨터에다 작성하는 편리함과 영구성에 대해 옹호하기도 한다. 그게 모두 자신들의 경험에서 나온,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하는 것은 모두에게 공통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관찰 노트를 어떻게 작성해야 한다는 법칙 같은 것은 없는 셈이다. 심지어 관찰 노트의 표본을 만들어 보급했던 그리널 같은 이의 관찰 노트도 자신의 지침에 맞지 않게 관찰 노트를 작성했었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학자들의 속살을 보면서 다시 느낀 것은 그런 것이다. 누구나 보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또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록을 통해서라는 것 말이다. 그건 이런 야외 과학자들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 과학자들에게도 해당되고, 과학자가 아닌 작가들에게도 해당되고, 회사원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만의 노트를 만들자’는 것은 어떤 특수한 업무를 하는 이들에게만 주는 조언이 아니라, 모든 창조적인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해당되는 조언일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