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2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에 관하여
노암 촘스키 / 시대의창 / 2015.10.01
촘스키가 10년 동안의 간담회, 연설회, 세미나 등을 통해 ‘세상’의 물음에 답한 내용을 총 망라하여, 그 가운데서 촘스키 사상의 고갱이와 세상을 읽는 통찰의 큰 줄기를 보여주는 내용을 치밀하게 가려 뽑아 엮었다. 각각의 다양한 주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져 있으며, 이 세상을 이해하는 혁명적인 관점을 제시하면서 권력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혜안을 다루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촘스키의 독보성은, 사실 관계 정보를 풍성하게 제시하면서 전 세계 권력기관들의 만행과 기만을 완벽하게 폭로해 버린다는 데 있다. 사실 이 책은 9.11 테러사건 직전에 편집되었지만 그 모든 논의가 현재에 이르러서도 더욱 유효하고 있다. 촘스키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논평하기보다는 그로부터 진실을 읽는 눈을 밝혀 주고 있기 때문에 이 책 역시 9.11테러에 따른 중요한 배경과 의문에 대한 답을 명쾌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촘스키의 사상이 농밀하게 집약되어 있다. 제1권에서는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답하고 있는데, 주로 권력의 진실과 여론조작, 현대의 빈곤, 미국의 신제국주의, ‘전쟁과 평화’를 말하고 있다. 제2권에서는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의 방식에 관하여” 답하고 있는데, 주로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의 방식, “제한 없는 자본주의”와 시민운동, 지식의 책무를 말하고 있다. 제3권에서는 “민중이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에 관하여” 답하고 있는데, 주로 민중의 투쟁 방식과 의미, 시민운동의 새로운 길, 미래의 전망을 말하고 있다.
– 목차

제2권
CHAPTER 05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의 방식을 말하다
1. 왜곡된 ‘전제’를 바로잡아 말하다
소련의 경제 개발 대 서방의 경제 개발 / “인민 민주 사회주의 공화국”
2. 분별을 잃은 제국의 폭력을 말하다
장기 매매 / 쿠바의 진짜 범죄 / 파나마와 인기 있는 침공 작전
3. 친미정권 수립을 위한 ‘악마의 작업’을 말하다
무슬림과 미국의 해외정책 / 아이티: 수출 기지에서의 소요사태 / 텍사코와 스페인 혁명
이탈리아에서 민주주의 훼방 놓기 / 소말리아의 홍보전
4. 제3세계를 다루는 ‘제국의 법칙’을 말하다
걸프전 / 보스니아: 개입의 문제 / 인도 가지고 놀기 / 오슬로 협정과 제국주의의 부활
CHAPTER 06 공동체의 시민운동을 말하다
1. 시민운동, 패러다임의 변화를 말하다
토론회 서클 / 초창기의 평화 운동과 1970년대의 변화 / 핵 동결 운동
2. 시민운동의 인식과 행동 그리고 본질을 말하다
인식과 행동 / 지도자와 운동 / 비폭력
3. 제국의 “제한 없는 자본주의”를 말하다
자본주의 초월하기 / 키부츠 실험 / “아나키즘”과 “리버테어리어니즘”
비전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 “필요”를 만들어내기
4. 체제권력 비판과 저항을 말하다
반체제 인사: 무시되거나 비방당한다 / 저항에 대하여 가르치기 / 헌신 그리고 소외와 희생
5. 인간의 본성과 “과학의 사기”를 말하다
과학과 인간의 본성 / 과학의 사기꾼 / 아담 스미스: 진짜와 가짜 / 컴퓨터와 쇠막대
CHAPTER 07 지식인의 책무와 사회변화를 말하다
1. 지식인의 위상과 지적 기만을 말하다
레닌주의_자본주의 지식층 / 마르크스 “이론”과 지적 기만
2. 교육과 통제, 길들여지는 사회를 말하다
과학과 인문학의 이데올로기 통제 / 학교의 기능 / 은근한 통제 방법 / 노골적인 통제 방법
3. 정직한 지식인의 운명과 노동계급의 태동을 말하다
정직한 지식인의 운명 / 노동-계급 문화의 형성
4. 현대 경제학의 기만과 시장의 왜곡을 말하다
현대 경제학의 기만 / 진정한 시장 / 자동화와 생존의 딜레마 / 도덕적 가치의 혁명적 변화
– 저자소개 : 노암 촘스키 (Avram Noam Chomsky)

1928년생 유대계 미국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과학자. 사회비평가이자 정치운동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변형생성문법 이론의 창시자로서 20세기 언어학에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학자로 꼽힌다. 1955년부터 MIT에서 강의를 시작해 현재는 MIT 언어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언어학뿐 아니라 철학, 사상사, 당대의 이슈, 국제문제와 미국의 외교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글을 쓰고 강의해왔다. 국내 번역된 저서로 『촘스키의 통사구조』『촘스키, 사상의 향연』『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불평등의 이유』『파멸 전야』등 다수가 있다.
.그림 : 장봉군
1992년부터 시사만화 활동을 해왔으며, 1997년 기자협회 선정 ‘이 달의 기자상’, 2011년 전국시사만화협회 선정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수상했다. 2000년에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1998년부터 지금까지 ‘한겨레 그림판’을 맡아왔다. 공저로 《만화가가 본 만화가의 세계》가 있다.
.편 : 존 쇼펠 (John Schoeffel)
뉴욕 시 국선 변호사public defender로 일하고 있다.
– 책 속으로
그것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벌인 최초의 주요 작전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反파시스트 저항을 분쇄하고 파시스트 체제를 복원시켰으며, 많은 파시스트 협력자들을 등용했습니다. …… 가령 그리스에서는 나치 저항 세력을 파괴하고 나치 협조자들을 권좌에 앉히기 위해 전쟁이 벌어졌는데 16만 명이 살해되었고 80만 명이 난민이 되었습니다. …… 한국에서는 1940년대 후반에 10만 명이 살해됐습니다. 이른바 ‘한국전쟁’이 터지기 전이었습니다. —p.74
국가는 도덕적 행위자가 아닙니다. 국가는 권력의 수레이고, 그 사회의 내부 권력구조를 형성하는 세력의 이익에 따라 움직입니다. 혹시 로자 룩셈부르크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는 자는 그 자신의 목적 때문에 개입하는 겁니다. 역사에서 늘 그랬습니다. 당신이 금방 말한 소말리아 작전은 분명 인도주의적 작전이 아니었습니다. —p.77
무력 사용 결정은 언제나 심각하고 중요한 결정입니다.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사회에서라면-나는 민주제도의 형태보다는 ‘제대로 작동하는’을 강조하고 싶습니다-무력 사용 결정은 공개적인 논의, 대안의 검토, 결과의 예상 등이 이루어진 후에 내려집니다. 다시 말해 신중한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겁니다. 하지만 걸프전은 그 과정이 아예 생략되었습니다. 논의가 아예 없었던 것은 미국 언론의 탓이었습니다. —p.83~84
사회 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관institutions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배울 수 있고 지난번에 잘 안 통했던 것을 더욱 가다듬어 다음번에는 통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그들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쪽 사람들은 잘 잊어버립니다. 운동을 조직하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한데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시위, 항의 편지 쓰기, 모금 활동 등을 조직하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기술이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요령을 터득하지만 그 후에 탈진해 그만 다른 일로 넘어가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슈가 발생하여 비슷한 관심을 가진, 그러나 더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는 사람이 일을 하려고 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모임은 어떻게 조직하지? 전단지는 어떻게 돌리지? 이것은 언론에 접촉할 만한 일인가? 어떤 방식으로 언론에 접촉해야 하지? 우리는 안정된 민중기관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운동을 여러 번 조직하면서 체득한 이런 요령들이 공동의 지식으로 축적되지 못합니다. 우리의 운동이 좀 더 통합되어 있고 연속성을 갖고 있다면, 운동에 도움을 주고 개선시킬 수 있는 공동의 지식을 축적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공동의 지식을 갖고 있고 그것을 개선해갑니다. —pp.119-120
‘이봐, 이게 너희 본질이야. 넌 민중을 도와야 한다는 연대의식이나 동정심은 전혀 느끼지 않아.’ 이렇게 말함으로써 그때 막 터져나오던 민중운동을 제압하려 했던 겁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홍보 산업은 그들의 봉급을 챙길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당연히 그렇게 나오리라는 것을 예상해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리라는 걸 예상하고 있어야 합니다. ‘너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너희는 혼자야. 너희는 분리되어 있어. 너희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잖아. 그러니 앞으로도 성취하지 못할 거야.’ 이렇게 말한 다음 그들은 우리 머릿속에다 이런 생각을 집어넣으려 할 겁니다. ‘그러니까 너희는 아무것도 성취하려고 하지 않아. 너희가 그걸 원할 이유가 없어. 그저 열심히 소비만 하면 되는 거야.’ —p.122
교육은 시작일 뿐입니다. 더욱이 모든 사람을 교육시켜 당신 편으로 만들었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아이티를 한번 보십시오. 나는 그곳 국민의 90퍼센트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학살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뿐입니다.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많은 일련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 시작이 바로 인식입니다. 물론 인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뭔가 해야겠다는 인식이 없이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인식이 시작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진짜 인식은 세상 속에서 실천하고 경험함으로써 찾아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먼저 인식하고 그다음에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하여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p.131~132
예를 들어, 여기가 우리의 공동체이고 우리가 길 아래쪽의 다른 공동체와 어떤 협약을 맺는다고 해봅시다. 만약 우리 공동체의 규모가 제법 된다면 우리 모두가 그 일을 직접 처리할 수는 없고 대리인에게 협상의 권리를 위임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때 결정을 승인하는 최종 권한을 누가 갖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만약 제대로 된 민주주의라면 권한은 형식적으로만 민중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민중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리인들을 언제든지 불러들여 공동체를 책임지게 할 수 있고, 일을 제대로 못했을 때에는 교체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리인을 교체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정치 참여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될 겁니다. —p.154
청중 1: 정확하게 말해서 ‘리버테리언’과 ‘아나키스트’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 실제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리버테리언은 미국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주류 스펙트럼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미국에서 리버테리어니즘libertarianism은 곧 제한 없는 자본주의를 말합니다. 하지만 유럽의 리버테리언 전통에서는 이 자본주의를 줄곧 반대해왔습니다. 그곳 아나키스트들은 모두 사회주의자였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점은, 제한 없는 자본주의를 시행하게 되면 자본가들이 온갖 종류의 권위, 아주 극단적인 권위를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만약 자본이 개인에 의해 통제된다면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들의 몸을 남에게 임대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자본가 측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무슨 말씀. 노동자는 스스로 몸을 임대했습니다. 그러니 이건 자유계약입니다.’ 이건 헛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주어진 선택이 ‘내가 시키는 대로 하거나 굶어죽거나’ 뿐이라면 그건 선택이 아닙니다. 이것은 18세기와 19세기의 임금노예제와 너무나 유사합니다. —p.162
사회 개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아주 구체적인 미래 사회 계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사회 변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추진력을 주는 것은, 우리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원칙들입니다. 인간 사회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 그런 원칙들이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우리라 봅니다. 또 우리 중에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잘 모른다는 게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선 당장은 그런 원칙들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 우선 미래 사회에서 실현되기 바라는 원칙들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미래 사회에서 이 원칙들을 실현하는 데에는 서로 다른 방법이 많이 있을 겁니다. 우선 사람들이 그 방법을 시도하도록 돕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p.164
당신이 사람들을 만나 얘기할 때 먼저 해야 할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언론이 조작하고 통제할 목적으로 어떤 이슈를 만들고 그 한계를 설정하는 작태를 그들이 스스로 알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추상적으로 이 작업을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언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장황한 이론을 늘어놓는 것은 그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례를 꺼내어 그에 대한 조사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겁니다. 조사 프로젝트라고 하면, ‘그거 박사 학위 가진 사람이나 하는 거 아니야’하고 겁먹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리학 분야에서 조사를 하려면 그런 학위가 있어야 할지 모르지만, 이 분야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건전한 상식만 있으면 됩니다. 상식에 입각하여 사실을 면밀히 살펴보면 되는 겁니다. 사실을 발견하는 데에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신문의 헤드라인 따위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손쉽게 발견하지는 못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약간의 노력만 하면 무엇이 사실인지 알아낼 수 있고, 그것이 언론기관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고 수정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곡한 목적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지요. —pp.188-189
먼저 남을 오도해서는 안 됩니다. 독립된 사상가로 있길 바란다면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그러자면 먼저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은 정직함과 독립정신을 보상하지 않고, 복종과 지시 이행을 보상합니다. 권력이 힘을 가진 세상이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 권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보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맨 먼저 그 누구도 이 점에 대하여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을 이해한 다음에는 당신 스스로 선택하는 겁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독립된 사상가의 길을 가기로 선택했다면, 그다음에는 그것을 실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때때로 아주 어려운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젊은 사람들이 가끔 찾아와 조언을 구합니다. 나는 이런 문제에 조언하기가 아주 망설여집니다. 상황으로 보아 어쩔 수 없이 조언해야 할 때에도 망설여집니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라고 대신 결정해줄 입장에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해줄 수 있습니다.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겁니다.
보세요. 여러분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운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잃는 것도 많습니다. 때때로 신변 안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도외시하는데 실은 그렇게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고 결정할 때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 선택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pp.190-191
어떤 사상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사상이 일방적으로 부과되고, 학생들이 그것을 단계적으로 암기해 시험을 치르고, 그다음에 그것을 까맣게 잊어버린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교육이 되고 맙니다. —p.245
보세요. 이 세상에 순도 100퍼센트의 자본주의 사회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단 10분도 버티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다양한 자본주의의 변형이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적 스펙트럼에서 본다면 순도 높은 자본주의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아주 많이 나아간 것은 아니지만, 가치관이 그쪽을 지향한다는 겁니다. 만약 순도 100퍼센트의 자본주의 사회가 있다면 자유를 포함한 모든 것이 상품이 될 겁니다. 다시 말해 돈을 주고 자유를 얼마든지 살 수가 있습니다. —p.187
대중문화와 프로파간다에서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에는, 그것(좌파)이 혐오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반대해야 마땅하다는 은밀한 의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는 스탈린주의자에 불과한 프랑스의 ‘좌파 지식인’에 관한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책은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요, 그런 ‘좌파 지식인들’을 널리 선전하고 부각시켜 ‘좌파는 나쁘다’는 이미지를 조성하려는 것입니다. 사실, 엘리트 문화는 그런 나쁜 지식인들을 가능한 한 많이 부각시킬 것입니다. 또는 ‘좌파’를 스파르타쿠스 동맹이나 사회주의노동자당, 뭐 이런 소규모 분파로 몰아붙일 겁니다. 운동 집단에 참여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듯이, 사무실을 어슬렁거리면서 방해할 만한 일이 뭐 없나 엿보는 그런 사람으로 나쁘게 몰아붙이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거니와 그런 사람들은 좌파가 아닙니다. 그들은 좌파를 해치는 기생충적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 반면, 그들은 진정한 좌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엘리트 언론은, 진지한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대의명분에 참여하는 수천, 수만 명의 좌파 인사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pp.307-308
– 출판사 서평
.지배권력의 ‘성역’과 ‘금기’를 까발리는 촘스키와의 대화, 10년의 기록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 “인류 역사상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여덟 번째 인물” “미국의 양심”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 “언어학의 혁명가” …
노암 촘스키, 그 이름 뒤에 따르는 수식어다. 그러나 세상의 권력을 가진 자들(세계 지배 권력과 그 추종자들)에게는 아마도 가장 “귀찮은” 아니 가장 “두려운” 이름일 것이다.
세상은 기업권력을 축으로 그에 기생하거나 끼리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먹고사는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이른바 “지식인” 포함)의 프로파간다에 의하여 움직인다. 민주주의나 자유주의는 이미 이들의 구린내 나는 엉덩이 밑에서 질식사한 지 오래되었다. 그 알맹이(내용)는 모두 소멸되고 말(형식)만 남아 프로파간다의 액세서리 노릇만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를 등에 업은 “세계화” 구호가 요란하다. 그러나 이것들은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되더라도 그 실체는 영락없이 “제국주의”다. 촘스키는 이를 “신제국주의”로 규정한다.
신제국주의가 지난 제국주의와 다른 점은 두 가지다. 실익이 없는 영토 점령 대신 교묘한 수단으로 때론 아주 노골적인 협박으로 경제 식민지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수탈한다는 점이 그 하나다. 전에는 여러 제국이 먹잇감을 두고 각축을 벌였는데, 이제 다른 열강들은 모두 미국을 “큰형님”으로 모시는 군소 제국으로 몰락하고 미국만이 유일한 제국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점이 그 둘이다. “세계화”는 권력을 쥔 자들(이른바 선진국들의 거대 다국적기업)의 파괴적인 수탈 음모일 뿐이다. 그동안 “세계화”를 비판하는 듯한 모션을 취했던 지식인들조차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세계화는 대세”라며 그에 따를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아직은 차마 “세계화는 좋은 것”이라고 내놓고 뻥을 치지는 못한다.
세계화는 이미 권력을 선점한 자들 1퍼센트에게는 더없이 좋은 것이지만 나머지 99퍼센트의 삶을 파괴하고 지구를 황폐화하는 치명적인 독소다. 지금 지배 권력이 추구하고 있는 세계화는 지속가능한 발전과는 반대편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머지않아 1퍼센트의 권력자들도 먹잇감이 바닥나는 막막한 사태에 직면하여 공룡과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
촘스키는 바로 그 힘없는 99퍼센트의 권리를 위하여 평생을 외롭게 싸워온 참 지식인이다.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민주선진국가”에서 주권재민主權在民은 이미 폐기되었으며, 권력의 99퍼센트는 “달러”로부터 나온다. 촘스키는 바로 99퍼센트의 권력에 맞서 치열하게 싸워왔다. 촘스키 투쟁 10년의 기록이 바로 이 책,『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전3권, 시대의창 펴냄)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