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최초의 죽음 : 신화로 읽는 죽음의 기원
권태효 / 지식의날개 / 2022.7.31
– 피할 수 없는 죽음, 신의 선물인가 인간의 선택인가
회자정리 (會者定離).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지막에 가서는 영원한 이별을 피할 수 없다. 얼마나 사랑했든, 비할 데 없이 애틋했든, 누구보다 풍족했든 간에. 우리는 영생을 얻지 못했고, 삶의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죽음은 여전히 과학으로도 모든 것을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인간은 왜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하며, 죽은 뒤에는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누구와 함께 가는지, 저승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에게는 궁금한 것 투성이다.
《최초의 죽음》을 열어 보자. 수천 년 동안 인류가 고민해 온 죽음과 저승에 관한 온갖 신이한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삶에 관한 지혜를 던져 줄 것이다. 죽음의 기원에 대한 신화들은 당신이 오늘의 삶을 좀 더 소중히 여기도록 할, 하나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 목차
제1장 신이시여, 죽게 하소서
세상에 죽음이 없다면… 15 / 죽음은 신의 뜻인가 인간의 뜻인가 20 / 인구과잉을 해결하는 신화적 해법 24 / 어린이가 노인보다 먼저 죽는 까닭은 33 / 돌과 바나나, 당신의 선택은 41 / 죽음이 생겼으니 이제는 수명을 정할 차례 45
제2장 죽음을 가져다준 동물
죽음을 전하는 뱀과 카멜레온 53 / 개,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다 60 / 신의 의지를 왜곡해 죽음을 가져다준 새 66 / 달은 영생을, 토끼는 죽음을 72
제3장 끝과 시작, 둘이 아닌 하나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은 죽음에서 왔다 81 / 자녀를 얻게 된 대가의 끝은 87 / 조롱박은 물에 뜨고 깨진 토기는 가라앉네 94 / 죽음과 맞바꾼 화식의 달콤함 98 / 겨울은 어떻게 죽음의 계절이 되었나 110 / 이승과 저승에 나누어 사는 생산신 116 / 서천꽃밭,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 123
제4장 불로불사, 인간의 영원한 꿈
할머니를 알아보지 못한 손자 때문에 135 / 젊음을 가져다주는 샘물 139 / 초승달이 다시 차올라 보름달이 되는 것처럼 146 / 사람의 영생을 빼앗아간 뱀 153
제5장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신과 사람을 구별하는 죽음 163 / 영웅조차도 피할 수 없는 굴레 173 / 불로초를 찾아서 182
제6장 죽음의 세계를 먼저 경험해 본다면
갑자기 단절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길 193 / 누가 우리를 저승으로 안내하는가 201 / 강림차사, 우리를 저승에 이끌다 216 / 저승에 다녀와서 세운 로마 제국 227 / 죽음의 세계에서 돌아오지 못한 자 235
제7장 생사를 넘나드는 유쾌한 상상
저승차사는 정말 검은 갓에 검은 도포 차림일까 249 / 뇌물을 바쳐라, 너의 수명을 늘려주마 257 / 꾀를 잘 쓰면 오래 살 수 있다 266 / 환생, 저승 다녀오겠습니다! 280 / 잠과 죽음, 그 같음과 다름 287
미주 293
참고문헌 301

○ 저자소개 : 권태효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한국무속학회 회장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으로 민속문화를 조사, 연구하고 있다.
신화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거인설화》, 《중국 운남 소수민족의 제의와 신화》, 《한국 구전신화의 세계》, 《한국신화의 재발견》 등의 책을 썼으며, 《신화학입문》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무속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고려대ㆍ경기대ㆍ한성대 등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 책 속으로
죽음이 없다면 과연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이런 소박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런 본질적인 의문을 끄집어낸 것은 철학자나 사상가도 아니고, 또 과학자도 아니다. – 이 책의 첫 문단, 5쪽, 〈머리말〉
〈차사본풀이〉에서는 까마귀와 뱀, 두 동물이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다주는 데 관여한다. 강림차사가 인간의 수명을 적은 적패지를 가지고 가다가 까마귀에게 맡긴다. 그런데 까마귀가 이를 잃어버리고 “아이 올 때 어른 와라. 어른 올 때 아이 와라.”라고 멋대로 외 치고 다니는 바람에 죽음의 순서가 뒤죽박죽되고 만다. 그리고 그 적패지를 뱀이 주워 먹으면서 뱀은 계속 허물을 벗으면서 영생을 누리는 동물로 거듭난다. – 53쪽, 〈죽음을 전하는 뱀과 카멜레온〉
신이 제시한 조건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새로운 생산, 곧 출산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죽음기원신화에서 세상에 출산만 있고 죽음이 없으니 세상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혼돈에 빠지고, 그 해결책으로 어쩔 수 없이 죽음이 출현하는 양상을 보았다. 이 신화는 세상에 생명의 생산과 소멸이 공존해야 비로소 세상이 안정되게 돌아간다는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 91쪽, 〈자녀를 얻게 된 대가의 끝은〉
그런데 이 꽃밭에는 인간 수명을 옮겨놓은 꽃들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수레멸망악심꽃, 싸움싸울꽃, 웃음웃을꽃 등 인간에게 벌을 주고 고통을 내리는 꽃이 있는가 하면 뼈살이꽃, 살살이꽃, 도환생꽃 등 죽어서 육신이 해체되어 뼈만 남더라도 그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꽃도 자란다. 제주도 신화로 전해지는 꽃밭의 주인, 할락궁이부터 만나보자. – 123~124쪽, 〈서천꽃밭,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
몽골에는 뱀이 신이 내린 인간의 영생을 빼앗아가듯이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마황 등 상록수가 인간 대신 영생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신이 인간을 영원히 살게 하려고 새에게 시켜 인간에게 영생수를 갖다주게 했는데, 그것을 들고 가던 새가 실수로 어느 나무 위에 떨어뜨려 그 나무가 상록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 142쪽, 〈젊음을 가져다주는 샘물〉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인간은 영원히 사는 것을 갈망했다. 아예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달을 보며 죽음 후의 재생을 꿈꾸었다. 인류 초기부터 달은 최초로 죽은 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달의 죽음은 소멸이 아닌 재생을 위한 죽음이다. 그래서 달은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 인간의 롤 모델이 되었다. – 151쪽, 〈초승달이 다시 차올라 보름달이 되는 것처럼〉

인도 신화에는 특이하게 신도 원래는 죽는 존재였으나 감로수를 얻어 영생을 누리게 되었다고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신화가 있다. 태초에는 신이나 악마 모두가 죽음 앞에서 속수무책이었으나 비슈누 신이 나눠준 불사의 감로수를 먹고 신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 166~167쪽, 〈신과 사람을 구별하는 죽음〉
아프리카 수단 누에르족에게 전하는 신화로, 태초에는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왕래했다고 한다. 더구나 하늘에 올라가면 젊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하늘과 땅을 이어주던 밧줄이 갑자기 끊어지면서 두 공간의 왕래가 중단되었다는 내용인데, 이 때문에 죽음이 생겨난 것이다. – 199쪽, 〈갑자기 단절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길〉
〈신과 함께〉라는 웹툰과 영화가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존재인 강림차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웹툰과 영화에서는 저승 가는 길을 장황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승차사는 망자를 저승에 데려다줄 뿐만 아니라 저승의 시왕들에게 심판받는 일을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 216쪽, 〈강림차사, 우리를 저승에 이끌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까지 인도하는 존재가 있다고 여기는데, 이들이 바로 저승차사이다. 보통 강림차사, 일직차사, 월직차사 세 명이 짝을 이뤄서 다니기에 저승 삼 차사라고도 한다. 이들은 보통 조선시대에 착용했던 검은 갓에 검은 도포를 입은 행색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복장이 반드시 조선시대의 차림새를 바탕에 둔 것은 아니다. 저승차사는 본래 불교의 시왕신앙에 의거해서 등장한 인물형이다. – 250쪽, 〈저승차사는 정말 검은 갓에 검은 도포 차림일까〉
‘저승신에게 뇌물을 주어 죽음을 피한다.’ 이런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신화가 우리에게 있다. 그것도 지역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죽음의 세계로 인간을 데려가기 위해 내려오는 저승차사에게 뇌물을 써서 죽음을 막아보면 어떨까?’ 이런 황당한 사고를 담은 신화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 충청도와 전라도를 중심으로 전승되는 〈장자풀이〉를 살펴보자. – 260쪽, 〈뇌물을 바쳐라, 너의 수명을 늘려주마〉
환생을 하기 위해서는 전생과 현생을 단절시키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설화에서는 주막이 그런 기능을 한다. 망각의 술을 먹여 전생의 기억을 없애야 혼란 없는 내생이 가능하다. 드라마나 영화에는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내용이 많다.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이승의 기억을 잃게 하는 ‘망각의 차’가 나온다. 저승차사는 “이 생에서 수고 많았어요. 조심히 가요. 다음 생으로.”라고 말하며 차를 건네고, 망자는 그 차를 마신다. 그리스 신화에는 레테의 강이 등장한다. 그 강물은 마시면 모든 기억이 사라지는 망각의 물이다. – 284쪽, 〈환생, 저승 다녀오겠습니다!〉
죽음이 생기기 이전 세상에는 오직 잠만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신의 말씀을 거역하면서 잠과 다르지 않았던 죽음이 영원한 죽음 형태로 바뀌었다. 즉, 잠으로부터 죽음이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288쪽, 〈잠과 죽음, 그 같음과 다름〉

○ 출판사 서평
– 신이시여, 죽게 하소서
사람은 어디에서 와서 무엇으로 가는가. 인류 최초이자 최대의 질문인 이 문제에 응답하기 위해 인간은 수천 년 동안 과학을 발전시켜 왔고, 먼 심우주까지 탐험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달의 뒤편에 탐사선을 보내는 한편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발사할 수 있었던 출발점은 우리의 기원과 소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었다. 그중에서도 ‘죽음’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은 으뜸이었다. 멀리 기자의 피라미드까지 갈 것도 없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는 중국의 진시황릉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고대 삼국의 수많은 고분도 그 시절 사람들이 사후 세계를 깊이 신봉하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 ‘나’라는 존재가 불가역적으로 소멸한다는 점에서 죽음과 그 이후를 알고 싶은 마음은 사람의 본능에 가깝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최초의 죽음》은 바로 이 인류 최초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시도다.
– 불로불사라는 인간의 영원한 꿈
알고 보니 사람이 죽음을 선택했다.(1장) 동물이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다주었지만 실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신의 뜻은 아니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2장) 그러고 보면 선물 같은 인생에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데 실은 이 모두가 죽음과 맞바꾼 대가였다면?(3장) 그래도 여러분은 고기를 불에 구워 먹고 싶은가? 알고 보니 이것이 죽음값인데. 예나 지금이나 죽지 않는 것만큼 관심을 받았던 것은 영원한 젊음이었다.(4장) 그런데 젊어진 할머니를 알아보지 못한 손자 때문에 우리가 노쇠를 피할 수 없었다니 억울한 마음이 든다.(5장)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장차 영겁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저승은 어떤 모습일까.(6장) 정말 〈신과 함께〉에서 그려 낸 것처럼 저승차사가 와서 우리를 안내할까. 강림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지도 궁금하다.(7장) 《최초의 죽음》은 34편의 이야기로 죽음과 연관된 우리의 모든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 생사를 넘나드는 유쾌한 상상의 행진
신화에 관심을 가지고 민속문화를 연구한 저자는 해박한 지식으로 한국 신화는 물론, 동양 소수민족과 서양 그리스ㆍ로마 신화까지 넘나들며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저승신을 그린 상상도와 죽음과 관련한 온갖 상징물과 장소들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곳곳의 컬러 사진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여 준다. 옛날 사람들은 결코 죽음을 우울한 주제라 여겨 피하지 않았다. 《최초의 죽음》과 함께 죽음을 향한 유쾌한 상상의 여행을 떠나 본다면 어떨까? 죽음과 관련된 모든 의문이 한꺼번에 벗겨질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