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로버트 브라우닝 저 / 케이트 그린어웨이 그림 / 시공주니어 / 1995.2.15
유명한 중세 독일의 전설을 재구성한 그림책으로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수수께끼 같은 이 이야기는 독일의 하멜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로는 게르만족 동부 개척 시기에 젊은이들이 집단적으로 동부로 이주한 사실을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피리 부는 사나이”가 1212년에 독일 어린이 수천 명을 이끌고 어린이 십자군 운동에 참여해 전사한 니콜라스를 비유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이야기는 평화스럽던 하멜른 마을에 쥐떼들이 나타나 소동을 벌이면서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쥐들은 아기를 물어 뜯기도 하고, 음식을 갉아 먹기도 한다. 그리고 신사들의 나들이 모자 속에 둥지를 틀어 새끼를 치는가 하면 마을 여자들의 수다까지도 방해한다. 마을 사람들은 잡은 쥐들을 끈으로 묶거나 바구니에 담아 들고 마을 회관으로 몰려가서 항의한다. 늙고 피둥피둥하게 살찐 읍장은 어떻게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앉아만 있다. 이때 반은 파랗고 반은 노란 짝짝이색 옷을 입은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난다. 그는 마을의 쥐를 없애 주겠다는 조건으로 천 냥을 요구하고, 읍장은 이를 수락한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거리로 나가 피리를 불면서 강으로 향한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라가던 쥐들은 모두 강에 빠져 죽는다. 그러나 읍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화가 난 피리 부는 사나이는 다시 거리로 나가 피리를 불기 시작한다. 너무나 달콤하고 아름다운 소리에 이끌려 하멜른의 아이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라간다. 마을 어른들은 몹시 슬퍼하였고, 읍장은 뒤늦게 후회하였지만 떠나간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면 피리 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라간 아이들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이 그림책의 표지에 그려진 그림은 아이들이 낙원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탐욕스럽고 허세에 가득 찬 어른들의 이야기는 글을 위주로 표현했고,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모습은 짧은 글과 여러 페이지에 걸친 그림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이 피리 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라가는 모습을 무려 18페이지에 걸쳐 묘사하고 있다. 고풍스러운 복장과 예쁜 모습을 하고 꿈과 희망을 좇아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원색이 아닌 중간톤으로 고풍스럽게 그려진 그림들은 하멜른 마을의 꿈 같은 이야기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 저자소개 : 로버트 브라우닝
로버트 브라우닝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탁월한 극적 독백과 심리 묘사로 유명하다. 유명한 작품으로 로마의 살인 재판에 대해 쓴 시집 《반지와 책》이 있다.
– 그림: 케이트 그린어웨이
1846년 영국 런던에서 유명한 조판사의 딸로 태어났다. 딸의 그림 솜씨를 눈여겨 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그린어웨이는 당대 인쇄계의 거장인 에반스를 만나, 그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화가로서의 뛰어난 재능과 문학적인 소질을 발휘했다. 그린어웨이는 꽃, 나무, 초목 들을 소재로 한 소박한 전원 풍경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사실적으로 관찰하여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며 독자들에게 현실감이 살아 있는 향수를 전해 주었다. 이러한 점은 빅토리아여왕 시대의 대중들의 취향에 강하게 호소하여 대단한 인기를 얻었는데, 이 인기는 영국뿐만 아니라 널리 유럽 전역에 미쳤고, 프랑스에서는 ‘그리너위즘 (Greenawisme)’이라는 말이 유행했고, 스웨덴에서는 그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엘사 베스코브같은 우수한 작가가 탄생하기도 했다. 특히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보여지는 개인과 어린이 집단의 묘사가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영국에서는 그린어웨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제정하여 영국에서 발행된 그림책 가운데 그 해 가장 뛰어난 책에 수여하고 있다.
– 역자: 김기택
경기 안양에서 출생하였으며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문원』『소』『껌』『갈라진다 갈라진다』『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낫이라는 칼』이 있고, 산문집『다시 숨 쉬는 그대에게』등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며 경희사이버대학원 교수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 내용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그림 형제의「독일 설화집」에도 기록되어 있는 유명한 전설이다. 이 그림책은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이 1842년에 발표한 303행의 시를, 그림책의 거장 케이트 그리너웨이가 1888년에 그림을 그려 발표한 것이다.
하멜른 사람들은 쥐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쥐들이 아기를 물어뜯고, 음식을 갉아먹고, 신사들의 모자에 둥지를 트는 등 온갖 사고를 친다. 시민들은 시청으로 쫓아가 소리치며 항의를 해 보지만 시장과 시의원들은 나 몰라라 한다. 이때 희한한 차림에 긴 피리를 든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나, 골칫덩이 쥐들은 모두 없애 주겠다고 하는데….
기이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이 만났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1284년 6월 26일, 하멜른에서 아이들 130명이 집단으로 사라져 버린 ‘어린이 실종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이야기의 형성 과정과 당대 사회ᆞ역사적 배경, 피리 부는 사나이의 정체, 이야기에 담긴 숨은 의미 등에 대해 최근까지도 학자들 사이에서 셀 수 없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신비스럽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로 남아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대가로 아이들을 잃은 마을 사람들. 이야기는 뚜렷한 교훈을 남기며 오늘날까지도 문학 작품을 비롯한 여러 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끝없이 변주되고 있다. 특히 이번 그림책은 21세기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리즈베트 츠베르거가 이 기이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선, 수채화가 주는 따뜻한 느낌은 독창적인 장면 구성과 더불어 그의 그림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빛과 어둠의 대비로 이야기에 내포된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 분노 등의 미묘한 감정을 반영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세밀한 감각을 일깨우고, 자유로운 상상을 이끌어 낸다. 따뜻하면서도 서늘하고 명료하지만 몽환적인 상반된 감각이 어우러져 신비롭기까지 한 13세기 하멜른의 모습을 통해 이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품의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다.

– 독자의 평
케이트 그린 어웨이와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피리부는 사나이’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도 없겠고, 이런저런 명작동화에 끼워진 이 제목의 책을 안 가진 사람도 드물겠지만, 그래도 다시 읽어볼 일이다. 잔잔하고 섬세한 아름다운 그림은 아이들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하고, 운율이 느껴지는 문장의 아름다움은 읽는 이와 듣는 이를 모두 사로잡는다.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니까, 그저 번역이 좀 되는 사람에게 맡겨 우리 말로 옮겨놓은 책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럴 땐 좀 짜증이 난다.아이들이 처음 대하는 문장들이고 아이들의 내면에 축적될 문장들인데 이렇게 함부로 거칠게 다루다니! 하지만, 이 책은 안심해도 된다. 번역자 또한 김기택 시인이다. 나는 그의 시집 ‘태아의 잠’을 인상깊게 보았고,’바늘구멍 속의 폭풍’도 한동안 끼고 다녔다.
좋은 책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이 책을 만나는 기쁨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