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콜롬바(St, Columba)의 생애와 영성(10)
성 콜롬바와 아이오나 공동체의 영성
아이오나 공동체의 설립과정: 알렉산더 카 마이클(Alexander Carmichael)
19세기중반, 에딘버러에온 알렉산더 카 마이클(1832-1912)이라는 관리는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과 헤브리디즈(Hebrides)에서 구두전승으로 수세기에 걸쳐 내려오는 기도들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생생한 기억 저편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기도들을 가르쳐 왔다. 카 마이클은 오래된 켈트 교회의 전통안에서 예배적 성격과 음조를 찾아냈다
켈트선교가 외형적으로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영성의 전통은 살아있었고, 거의 영적 저항운동처럼, 그 기도들은 제도교회들의 박해 가운데서도 서부 섬들에 사는 사람들 마음에 간직되고 발전되어 왔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켈트 영성적 특성인 창조와 선함을 축하하는 다음과 갈은 기도와 영성이다. “지나친 구속도, 지나친 애착도 없이, 나와 이 세상 사이로 자유로이 흐르게 하소서 당신을 내게 베풀어 주소서, 사랑의 아버지시여, 당신 에게서 비롯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러한 영성은 창조를 신격화함 없이 창조를 경외 하는 것으로 주목할 만하다.
고대 켈트교회의 자연신비주의 유형을 향한 단순한 감사를 넘어서 거기에 몇 가지 예식이 덧붙여져서 그 영성 안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와 유사한 예식들은 코른웰, 웨일즈, 아일랜드의 변방지역에서도 발견되었다.
예배하는 자들은 창조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적인 빛을 자각하는 동시에 빛의 물질적 선물에 대해 감사했다. 예를 들어 ‘태양한테 기도하는 많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기도하며 설명한다.
위대한 하나님의 눈,
영광의 하나님의 눈,
만군의 왕의 눈,
살아있는 왕의 눈,
우리 위로 내리쬐네,
부드럽고 관대하게,
당신에게 영광이,
그대 찬란한 태양이여,
당신에게 영광이,
그대 찬란한 태양이여,
당신에게 영광이,
그대 태양이여,
생명의 하나님의 얼굴이여.
이와 같은 기도들은 물질적인 것 안에서 그리고 물질적인 것을 통하여 우리에게 영적인 감각으로 오는 것을 전해준다. 태양과 달에 대한 이러한 경외감의 놀라운 측면은 한 개인의 기도가 베틀의 북실통 처럼 물질적인 것과 영적인 것 사이에서 앞과 뒤로 이동할 수 있음을 주목하게 하는 방법이다.
예배하는 자들은 창조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적인 빛을 자각하는 동시에 빛의 물질적 선물에 대하여 감사했다. 이들의 기도중에 바다가 때로는 섬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 갔고, 땅은 그 작황이 실패할 때 혹독한 궁핍함과 기근이 엄습함에도 불구하고 창조는 본질적으로 선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축복의 노래들 가운데 한 가지 예를 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 사람들이 서로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위하여 기도하는 내용도 있는데 대부분 창조의 은혜를 부르는 것이다. 사람들은 또한 치유의 은총이 창조의 선함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아름다운 기도의 전통, 켈트교회들이 16세기부터 본격적인 핍박을 받기 시작한다. 아우구스티누스적 칼빈주의 신학과 두드러지게 연계된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은 서부 섬들의 켈트영성에 호감을 갖지 않게 된다. 제도권 사람들이 켈트세계의 사람들안에 이토록 깊이 자리한 이같은 영성의 흐름에서 두려워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수세기를 걸쳐 펠라기우스와 에리우게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서부 섬사람들은 제도적 종교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옛 기도들을 계속해서 사용해 왔다.
1792년은 ‘양의 해’로 알려져 있다. 스코틀랜드의 대 지주들은 수천마리의 양을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거의 같은 수의 소작인들을 그들의 땅에서 쫓아냈는데, 양들의 방목을 위해서 였다. 산업혁명과 시기를 같이해서, 양털을 파는 것이 소작을 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입성 때문이었다. 런던과 에딘버러의 권력 핵심부에서는 ‘토지개발’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서부 섬사람들에게는 문화, 삶의 방식 그리고 그들의 영성이 파괴되는 것을 의미하였다. 도시와 외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인들은 집을 잃게 되었고, 젊은이들은 병 때문에 죽게 되었다.
같은 시기인, 1788년에 호주에 도착한 영국인들은 그들의 목장을 넓혀가기 위해 원주민들을 내륙으로 쫓고, 땅을 강탈하고, 살해하는 과정을 되풀이 했다.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간 사람중에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호주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같은 방법으로 원주민들을 박해하는 것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사실이 연상된다.
필립뉴엘은 그의 저서에서 양을 치기 위해 지주들이 켈트인들을 그들의 삶터에서 몰아낸 것을 하이랜드의 정화(The Highland Clearances)로 표현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땅을 잃어버리고, 살림살이가 무너지고, 기도가 잊혀지고, 소박함과 통전성이 붕괴되며 그들의 영성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다. 그 당시 한 노인이 카 마이클에게 한 가족의 4세대가 정화이전의 시절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화작업이 우리집까지 이르게 되어서 모든 것을 파괴했고, 우리의 작은 농장들은 낯선 이들을 위한 큰 농장으로 바뀌었어요. 우리의 기쁨은 비참함으로 바뀌었고, 우리의 즐거움은 비통함으로, 우리의 축복은 저주로, 우리의 그리스도교는 조롱감이 되었어요. 우리가 당한 모든 고통과 슬픔을 생각하면 내 눈에는 눈물이 흐릅니다.” 카 마이클이 이러한 이야기나 기도들을 복사하지 않았더라면, 많은 기도들은 다음세대의 기억들에서 사라졌을 것이고 그 영성의 풍부한 보물창고는 오늘날 우리와 우리들 교회에서 상실되고 말았을 것이다.
필립 뉴엘(Philip Newell)의 저서에 의하면, 19세기 스코틀랜드 서부의 섬에서 기도들을 수집하여 ‘카르미나 가델리카(Carmina Gadelica)’라고 이름붙인 알렉산더 카마이클(Alexander Carmichael)은 19세기 중반에 스코틀랜드 서부 헤브리디즈에서 구두전승으로 수세기에 걸쳐 내려오는 기도들을 기록했다.
마치 호주 아보리진들이 수 천년에 걸쳐 전통적으로 구두전승을 해온 “Song Line”과 유사한 형태이다. 노래로 불러졌던 이 기도들은 태양의 떠오름과 짐, 아침에 불을 지피고 저녁에 끄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의 과정을 리듬감 있게 노래했다. 들녘에서 씨를 뿌리는 동안, 여성들이 천을 짜는 동안 이들 각자가 기도들을 노래로 불렀다. 이러한 기도들은 카 마이클은 그 기도의 근원을 6세기 아이오나 공동체를 세운 성 콜롬바로 거슬려 올라가서 찾았다.
플레밍(Furgus Fleming)에 의하면 켈트족은 유럽 원주민(European-Aborogianes)으로 불리우고 활기차며, 어린애 처럼 자랑하기 좋아하고, 꾸미기를 좋아하고,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술을 좋아했는데, 술에 취하면 보통 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적이고 호전적이면서도 개인주의가 발달한 켈트인들은 규율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해, 중앙집권적 권력을 발달시키지 않았으며, 대신 모험과 축제를 좋아하고 시와 음악을 사랑했던 습성을 지녔다고 한다. 켈트 기독교 영성을 고찰하기위해서는 먼저 켈트인들이 기독교화되기 이전의 켈트 신화를 고찰해야한다. 왜냐하면 켈트 이교신앙은 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원시적 종교의 하나이면서 또한 켈트의 기독교영성을 생태적 영성으로 만든 비옥한 토양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영미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친 켈트민담은 로맨스문학을 거쳐, 세계 3대 판타지문학(Fantasy Culture)으로 일컬어지는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시리즈,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시리즈, 어슐러 K. 르귄의 <어시스의 마법사>시리즈를 비롯해, 가장 최근작인 조엔 K. 롤링의 <헤리 포터>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여러 판타지 문학으로 부활하고 있다.
노정언 장로
한남·촬스슈터트대학 신학석사논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