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동체(1)
인도의 실험도시, 오로빌 도시공동체<1>
태동과 성장 : 인도의 극심한 문화와 종교, 인종차별을 극복한 공동체
인류는 오랫동안 공동체적 삶을 이상으로 살아 왔다. 특히 현대인은 그 어느 시대의 인류보다도 개인주의가 극대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적 삶을 간절히 추구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공동체적 삶이 인류의 본성이지만 현대인은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 그 자체로부터 소외되어 있고, 박탈감에 젖어있다. 오늘날과 같은 삭막한 사회가 아니라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며 협동적이고 충만감에 넘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현대인의 이상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미래의 언젠가는 반드시 실현될 수 있는 이론을 가진 이상일 것이다. 이러한 이상에 한발걸음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공동체가 세계 곳곳에 있어 다양한 공동체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2011년에 발표한 저서 ‘제3차 산업의 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인류 생존의 길로서 필요한 다섯 가지 핵심사를 제안했는데 1)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 2) 모든 대륙의 건물을 현장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한다. 3) 모든 건물과 인프라 전체에 수소 저장 기술 및 여타의 저장 기술을 보급하여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에너지를 보존한다. 4)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대륙의 동력 그리드를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용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 5) 수소 연료 차량 등 연료 전지 차량으로 교체하는데 이 역시 에너지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차에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남는 에너지를 팔 수 있게 하는 것 등이 그 요지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을 1960년대 적용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공동체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인도 남부의 거점도시 첸나이로부터 남쪽으로 160km 떨어진 인도 남동해안의 낮게 깔린 고원에 자리잡고 있다. 첸나이 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해변도로를 따라 3시간 거리, 인도의 육중한 데칸고원이 남동쪽으로 뻗어가다 벵골만에 잠기기 직전의 끝자락에 오로빌(Auroville)이란 도시공동체가 위치해 있는 것이다.
오로빌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공동체이다. 오로빌은 생태적 계획공동체로 생태도시를 구현한다. 오로빌의 태동은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1872-1950)와 ‘마더(Mother)’로 불리는 그의 정신적 동반자 미라 알파사(1878-1973)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척박했던 땅을 오로빌의 터로 지정한 이는 미라 알파사다. 1968년 2월 28일에 화려한 착공식이 끝나고 남은 사람은 고작 7명으로 이들은 아열대의 태양에 덴 것처럼 붉은 대지를 손으로 파헤쳐 씨를 뿌리고 여린 묘목을 심었다. 이것이 지금은 기적처럼 빽빽한 숲으로 바뀌었다. 착공식 이듬해에 오로빌에 온 초창기 개척 멤버들은 세계 최초의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열사병과 굶주림을 이겨냈던 것이다. 계속된 노력으로 사람들도 뿌리를 내렸다.
1968년 2월 28일 이 마을의 착공식이 열렸을 때 124개국에서 2명씩의 대표들이 참석했고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가져 온 흙을 묻었다. 이에 앞서 유네스코는 1966년 오로빌의 탄생을 지지하는 총회 결의문을 채택했다. 1968년 3월 유네스코 파견대사 아디쉐쉬아 박사는 “유네스코에서 우리는 모든 방면으로 시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패만 해왔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오로빌(Auroville)에 소망과 기대를 겁니다. 유네스코를 대표하여, 저는 오로빌을 적극 환호합니다. 오로빌의 구상과 실현, 이는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이자 특히, 우리 인류의 자손들을 위한 희망입니다.”라고 오로빌 발대식 후 인터뷰하였다.
한편 화려한 착공식이 있은 후 한동안 오로빌 공동체에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들은 공동체의 희망을 품고 인내해 공동체의 정신을 실현해 보였다. 이때 인도 내외의 수많은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이 오로빌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기금을 보내왔다. 오로빌은 1966, 68, 70년 그리고 83년 유네스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았다. 많은 나라의 외교 대사와 영사들이 방문하여 오로빌 프로젝트에 호의적 지지를 주었다. 유네스코 역대 사무 총장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방문이 있어 왔다. 유럽, 미국의 여러 재단들과 오로빌 국제 센터, 그리고 전 세계의 개인들이 기부금들을 보내왔다. 오로빌 거주자들의 경제적 자원과 에너지 역시 오로빌 프로젝트의 주된 자원이 되었다.
오로빌공동체가 이처럼 국제기구와 정부기구들 그리고 개인들에게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극심한 문화와 종교, 인종의 차이를 표방하는 인도에서 그러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 인류의 단합을 추구하는 인류보편성과 공동선의 실천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류애의 상징으로 공동체 중앙에 마트리만디르(Matrimandir) 센터가 존재한다. 1971년 2월 21일에 건설이 시작된 이래, 중단없이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마트리만디르의 아치형 천장방은 이미 완성되었으며, 현재는 외부구조물과 주변정원들을 정비하는데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오로빌공동체는 직경 5㎞의 원형 도시다. 마트리만디르 정원들에서 주거, 문화, 산업, 국제 이렇게 4지역이 뻗어나간다. 밀림의 그린벨트가 외곽의 원주를 이루고 그 안에 주거지대, 문화지대, 산업지대, 국제지대가 마티르만디르를 향해 물결치면서 전체적인도시가 은하수를 닮았다. 생물다양성, 환경복원 그리고 유기농업을 촉진하기 위한 그린벨트 지역이 궁극적으로는 전체 오로빌을 둘러싸게 될 것이다. 아직 적잖은 토지가 매입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미래의 오로빌 도시계획부지 중 3/4 가량이 오로빌 관리하에 있으며, 25% 정도는 그린벨트 영역에 속해 있다. 이 원형의 도시에서 유기농법과 환경친화적 적정기술 연구, 대체의학, 에너지 재활용, 토양과 수자원 보존, 내면교육 등 다양한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은 인간과 인간의 실험이다. 오로빌공동체에서는 원형극장에서 주민총회가 열렸다. 총회의 의장은 따로 없다. 안건 제안자가 사회자다. 오로빌은 지금까지 만장일치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날수록 만장일치는 어려워졌고 의사결정이 지연돼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단점도 있다.
오로빌에는 100여개의 다양한 크기의 공동체가 존재한다. 이들을 위한 도로, 수도, 전기, 통신 등 기초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1500여명을 위한 숙박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또한 식량생산, 구입과 분배, 전기와 물 공급,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재활용, 교육, 건강 관리, 금융거래, 도시계획을 위한 오로빌 자치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 인도정부의 승인을 받은 오로빌 Township Master Plan 2000–2025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거주지, 그리고 주변 교외지역과의 상생적 융합을 동시에 고려하는 계획이다. 다시 말해, 오로빌공동체 도시건설의 기본개념은 밀집형의 도시적 구조물들에 쾌적한 문화 설비들을 갖춘 최적 조건의 복합형 도시 개발 방법들을 도입하여, 땅 위에서의 인간의 필요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검소하게 활용하는 도시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주변의 그린 벨트지역들은 식량 생산, 녹지 숲, 유실 방지에 의한 흙 보존, 물 관리, 쓰레기 관리 등의 분야들 및 자연 보존적 이용 개발을 도모하는 기타 분야들의 응용 연구 활동을 위한 자연 자원의 구역이 될 것이다. 그러한 혁신적 개발들에 의한 성과들은 인도와 세계의 도시와 지방 통합 개발에 응용될 것이다.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