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구두와 고양이
마실 나갔던 고양이가
콧등이 긁혀서 왔다
그냥 두었다
전날 밤늦게 귀가한
내 구두코도 긁혀 있었다
정성껏 갈색 약을 발라 주었다
며칠 뒤,
고양이 콧등은 말끔히 나았다
내 구두코는 전혀 낫지 않았다
아무리 두꺼워도
죽은 가죽은 아물지 않는다
얇아도 산 가죽은 아문다
*반칠환 시인
1964년 충북 청주 중고개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02년 서라벌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웃음의 힘’. 시선집 ‘누나야’. 시평집 ‘내게 가장 가까운신, 당신’. 장편동화 ‘하늘궁전의 비밀’, ‘지킴이는 뭘 지키지?’. 인터뷰집 ‘책, 세상을 훔치다’ 등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