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낙화 (落花)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시인
1933년 경남 진주 출생. 동국대 불교과 졸업.
『문예』지 추천으로 등단.
초기의 전통 서정시에서 전환하여 최근에는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보려는 시를 쓰고 있는 것이 특징.
시집으로 『돌베개의 시』등 다수가 있으며 <한국시협회상> <부산시 문화상>등 수상.

사진 = 임운규 목사 (본지 편집/발행인)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