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틈새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아직도 기회가 있다는 말
단단해 보이는 벽도 천천히 녹아들다보면
온통 적실 수 있다는 말
봄이 온다는 것은
한줌의 입김들이 모여
두터운 얼음벽을 녹였다는 것
세상이 온통 어둡고
숨이 막힐 듯 바람이 세차면
바위를 뚫고 피어난 저 가냘픈 잡풀을 보리라
바위 밑에 깔린 풀 하나
돌멩이를 치우니
허리 휜 잡초가 튀어나왔다
틈새가 사라지니
이제 막 봄이 도착했다
*이희국 시인
‘시문학’ 등단
시집 ‘자작나무 풍경’, ‘다리’ 외
공저 ‘흙집을 짓다’ 외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