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로 슬픈 아프리카, 세계적 위기
국제적 협력과 노력이 없다면 지구촌 전역에서 일어날 것
에볼라는 40여 년 전 중앙아프리카에서 처음 발발했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에서 에볼라가 발생해 280명이 사망했다.
당시 전염병 조사를 위해 자이르를 방문한 외국 인 질병 조사관 중 한 간호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황열병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그녀의 혈액이 벨기에의 피터 피오트 박사에게 보내졌다. 피오트 박사 팀은 간호사 혈액에서 발견한 신종 바이러스를 벨기에 북부의 강 이름을 따서 에볼라라 명명했다.
하지만 콩고(자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사람한테서 발견된 최초 장소가 아니다. 에볼라는 수단 나자라(Nzara) 마을의 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것이 에볼라 발발 시초였다. 공장 노동자 3명이 에볼라에 걸렸지만, 그들은 같은 마을에 살지도 같이 어울리지도 않았다. 근무 시간에도 그들은 서로 접촉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들 3명 각각은 에볼라에 어떻게 감염된 걸까?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구팀은 2000명 직원이 일하던 나자라 솜 공장 지붕에 과일박쥐 수천 마리가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연구팀은 박쥐를 대상으로 에볼라 항체 여부를 검사하진 않았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이동하는 과일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자연 매개체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피오트 박사는 최근 논문 ‘더 나은 질병 통제를 위해 야생 동물에서 에볼라 지도 만들기’에서 과일박쥐의 에볼라 숙주 가능성을 언급했다. “에볼라에 감염된 과일 박쥐는 병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박쥐는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연결해 주는 저장소일 가능성이 크다. 중앙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박쥐 3종과 서아프라카에서 사는 박쥐 4종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됐다.”
2009년 10월 소니아 샤(Sonia Shah)는 온라인 잡지 ‘예일 환경(Yale Environment) 360’에 기고한 ‘새로운 질병의 확산: 기후 연관성’에서 “과일박쥐들이 서식하던 숲은 불도저로 밀어버려 줄어들었고, 화전을 일구는 농부들이 불을 질렀다. 또, 기후변화로 메말랐다. 이 때문에 과일박쥐는 점차 사람이 사는 곳을 침입했고 과수원과 도시, 농장의 과일나무에서 살아가기 위해 적응했다.”
과일 박쥐와 직접 접촉한 동물과 사람은 에볼라에 감염될 수 있다. 또, 이동 중에 박쥐가 떨어뜨린 배설물이나 과일을 통해 에볼라가 땅 위의 가축이나 동물, 그리고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발발, 해당국가들 의료능력 부재로 2차 피해 늘어
최근 에볼라 발발은 2013년 12월 기니의 외딴 숲 속 마을에 시작했다. 그 첫 희생자는 과일박쥐에 물린 2살 난 유아였다. 아기는 에볼라에 감염돼 앓다가 사망했다. 이후 아기의 누나와 어머니도 에볼라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고, 이들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통해 에볼라는 퍼져 나갔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대처에 허겁지겁 하는 사이 보통 때 같았으면 생명을 구했을 다른 질병의 환자들이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의료 능력이 에볼라에 집중되면서 2차 피해가 늘고 있다.
에볼라 위험국 서아프리카 3국(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의료기관 대부분이 폐쇄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말라리아, 폐렴, 고혈압, 당뇨병 같은 일상적인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유니세프의 라이베리아 지부 관계자는 “지금 몬로비아에서 발가락 절단 사고나, 말라리아, 심장마비의 경우 아주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공백에 가장 취약한 대상은 임신부와 어린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라이베리아 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8월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출산을 한 임신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에서 38%로 떨어졌다. 임신 초기 6주 이내에 체계적인 산전 관리를 받은 여성도 지난해 41%에서 25%로 급감했다. 아이들 가운데는 말라리아에 걸린 뒤 처치를 받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에볼라가 심각한 건 맞지만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더 심각한 질병들은 에볼라로 가려진 구조적 문제이다. 지금 각국에서 앞다퉈 돈과 의료진을 보내는 것과 같은 대증요법으로는 아프리카에서 에볼라를 몰아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실한 의료 인프라와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난화와 아프리카 기후에 영향을 준 강우량 변화, 그리고 마구잡이식 삼림벌채는 에볼라 숙주인 박쥐를 인간의 문명으로 몰아넣었다. 다음 시기 에볼라 발발은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고, 지금 겪고 있는 에볼라 재앙보다 더 치명적이고 더 광범위할 것이다.
정부와 세계 보건 기구는 다음 에볼라 발발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들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창궐할 에볼라를 막아내기 위해 전문가 양성 및 훈련을 더욱 큰 규모로 실시해야 한다. 2020년 에볼라 대비책은 지금 수립해야 한다.
과일 박쥐의 이동 경로 연구와 함께, 박쥐와 야생동물 고기를 먹는 음식 문화를 바꿔야 한다. 또, 사람을 자연의 음지에서 분리했던 자연의 장벽을 재건하기 위해 삼림 관리와 지속 할 수 있는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사회와 지구촌 보건 기구의 협력과 집중적 노력이 없다면 다음 에볼라 발발은 지구촌 전역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때 수습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 버릴 것이다.
에듀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