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주가 환경파괴국이란 오명이 붙었을까?
오세아니아주, 2014 세계환경위기시각 ‘10시 8분’으로 최악
오랫동안 호주는 환경보호정책을 모범적으로 수행하는 나라로 알려졌으나 그건 허상이다.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목장풍경의 녹색 아우라가 환경친화적인 나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뿐이다. 다음과 같은 통계수치들이 그걸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호주는 1인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1위 국가다. 호주 국민 한 사람이 연간 10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다. 또한 2005년 기준으로, GDP당 온실가스 배출량(0.80톤/1000달러) 부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호주는 석탄 수출 1위 국가다. 한국은 주요 수입국가중 하나이다. 석탄은 석유와 더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화석연료다. 그런 연유로 호주 그린피스 회원들은 세계 최대 석탄수출 항구인 뉴캐슬 앞바다에서 위험천만한 해상시위를 벌여왔다.
올해 세계환경위기시계는 9시 23분으로 작년보다 심각, 오세아니아주는 10시 8분으로 최악
12시에 가까워질수록 환경 파괴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환경 위기 시계가 올해는 밤 9시 23분으로, 여전히 위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재단과 일본 환경단체가 공동 발표하는 세계 환경위기시계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4분 늘어나, 인류 멸망 시각까지 3시간도 남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나라 대부분은 지난해처럼 ‘매우 위험’ 범주에 속해 있었고, 설문 응답자들은 급격한 기후변화를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 꼽았다.
한국의 환
경위기시계는 밤 9시 27분으로, 지난해보다 4분 줄었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92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환경위기시계는 전 세계 각국의 환경전문가들에게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설문조사해 시각으로 나타낸다. 환경위기론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징후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열하기 힘들 만큼 발생하면서 ‘환경위기시계’는 빠르고 돌아가고 있다. ‘환경위기시계’는 전 세계 환경파괴에 대한 위기감을 시간으로 표시한 것으로, 위기시각은 12시가 가까울수록 인류 생존가능성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시계가 0~3시를 나타내면 ‘양호’. 3~6시는 ‘불안’, 6~9시는 ‘심각수준’, 9~12시는 ‘위험 수준’을 가리킨다.
최근 세계 환경위기시계(Environmental Doomsday Clock)의 변화는 가파르게 12시를 향해 가고 있다. 1992년 7시 49분에서 30년이 지난 2013년에는 9시 19분으로 크게 줄었다. 문제는 매년 위기시계가 줄어든 폭이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2년(9:23)보다 2013년(9:19)에 지구의 생명은 4분 변화가 있었다.
한편 2014년(전 세계 9:23) 대륙별 환경위기시각을 보면 아시아 9:15, 북아메리카 9:55, 남아메리카 9:23, 서유럽 9:33, 중동 9:21, 아프리카 9:42, 오세아니아 10:08이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오세아니아주의 경우 환경위기시각이 10시 8분으로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세계 최고의 환경 청정국이라고 하는 오세아니아주에 이런 위기의 시각이 붙여졌을까?
환경보다 경제성장이 우선했던 시절
2007년 11월 28일자 로이터 통신은 “호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살기 좋은 국가이면서, 공해 발생 3위 국가”라고 보도했다. 호주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다음으로 인간발달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3위 국가인 동시에 사실 환경과 관련해서 미국, 캐나다 다음으로 환경 불량국가 3위라는 불편한 진실이 함께 했다.
그럼에도 호주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제12차 UN 기호협약회의(케나 나이로비)에서 발표한 ‘2007 기후변화 국가 수행지수’ 평가에서 호주는 평가 대상 국가 56개국 중 47위를 마크했다. 한국은 48위였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방출 국가 1, 2위인 미국과 중국은 각각 53위와 54위를 기록했다. 꼴찌 10개국에 OECD국가들인 한국, 호주, 미국, 중국이 줄을 섰다.
이 모든 수치는 2007년 말까지 12년간 집권했던 존 하워드 전 총리가 철저하게 환경정책을 외면했던 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하워드는 퇴임할 때까지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교토의정서 의무 부담국가 중에서 당시 끝까지 서명을 거부한 국가 수장은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와 미국 부시 대통령밖에 없었다.
하워드 총리가 국제 기후변화에 관한 협약의 비준을 거부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가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경제우선정책에 반하기 때문이었다. 협약을 이행할 경우 석탄에 의존하는 호주경제가 피해를 입게 되고, 호주의 일자리가 준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는 교토의정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는 환경단체를 향해서 “교토의정서 때문에 석탄 수입 국가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다보면 호주의 석탄수출량이 감소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비슷한 기간에 집권했던 부시 대통령과 하워드 총리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신봉자였다. 시장의 완전한 자유방임과 세계화 등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세계가 존 하워드 총리를 ‘부시의 제 2푸들’로 조롱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2014년은 호주에게 있어 환경적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되었다. 2013년 9월에 있었던 자유당 정부의 집권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조직 개편 및 정책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노동당 정권 하에서 6년간 지속되어 온 환경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조직이 대폭 개편되었는데, 그동안 호주의 기후변화 업무를 주도해왔고 탄소세를 도입한 호주 연방정부 기후변화부(Department of Climate Change)가 폐지되었고, 지속가능·환경·물·인구·지역사회부((Department of Sustainability, Environment, Water, Population and Communities, DSEWPC)도 그 역할이 대폭 축소되면서 환경부(Department of Environment)로 바뀌었다.
그리고 호주의 주요 환경 정책들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정책변화로는 ‘탄소세 법안의 폐지’, ‘탄소세가 폐기될 경우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토니 애봇 총리가 주장하고 있는 호주의 탄소배출량 저감 정책으로써 직접 행동 탄소저감 정책(Direct Action carbon abatement policy)’, ‘석탄층가스(coal seam gas, CSG)나 쉐일(shale)가스 개발과 관련된 환경문제 해결 방안의 도입’, ‘대규모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수행 시 환경영향평가 등 정부 인허가 절차의 단축’ 등 개발 일변도의 환경정책을 볼 수 있다.
맨부커상 올해 수상자 호주인 플래너건, 호주의 환경 파괴 비판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이자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호주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53)이 지난 15일 수상자로 확정되며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호주인이라는 게 부끄럽다”며 자신의 조국 호주의 환경정책에 대해 일갈했다.
호주 남단 태즈메이니아섬에 사는 플래너건은 이날 수상자로 결정된 직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환경을 가진 나라인데 왜 우리 정부가 그걸 파괴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토니 애벗 정부의 석탄개발 확대, 태즈메이니아 삼림 개발 정책 등을 비판했다.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이날 전쟁의 잔혹상을 그린 소설 <딥 노스로 가는 좁은 길>의 작가 플래너건을 픽션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토니 애봇 총리는 곧바로 축전을 보냈으나, 플래너건의 환경정책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1996년 존 하워드 총리가 집권하기 전까지 호주는 세계가 알아주는 환경 선진국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호주 환경에 대한 착시현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호주의 환경정책을 벤치마킹 할 정도였다.
정부가 환경정책을 잘 운용하려면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 그 당시의 호주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거기에 지방정부까지 가세하여 경쟁적으로 환경보호법을 제정하여 발전시켰다. 1000개가 넘는 환경보호단체의 적극적인 활동도 큰 뒷받침이 됐다.
1974년에 발효된 환경보호법이 구체적인 사례다. 그 외에도 지하수 및 운하 관리법, 원자력 관리법, 해저오염물질 관리법, 오염물질 수출입 관리법, 오존보호법(Ozone Protection Act)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환경을 개선하기는 어려워도 환경을 망가뜨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존 하워드 정부의 경제우선정책으로 환경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호주는 불과 10년여 만에 환경 불량국가라는 굴욕을 당했다. 역사의 교훈은 냉엄하다. 지금이라도 친환경정책으로 환경위기시계를 되돌릴 방안을 심사숙고해 실천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