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휴전 합의해 4월 8일 발표, 11일 종전 협상
이스라엘은 휴전 첫날 레바논 전역 공습, 8일 휴전 후 하루 만에 182명 공습 사망
이란, 호르무즈해협 재봉쇄 나서 …주변국, 이스라엘에 자제 촉구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등 국제사회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40일간 전쟁 (2월28일 ~ 3월8일)으로 많은 국가가 큰 피해를 보았다.
양국의 휴전은 4월 8일 (현지시간) 발효됐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휴전 첫날 레바논 전역을 공습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휴전은 시작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나서면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휴전 조건에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 중단이 포함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다.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통신과 국영 프레스TV는 8일 (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레바논 공습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유조선 운항을 다시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통신은 이날 “이번 휴전은 단순히 미국과의 양자 간 합의를 넘어 ‘역내 모든 적대행위’의 중단을 의미한다”며 “레바논도 분명 휴전 범위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며 “비공개적으로, 오늘 해협을 오가는 선박 통항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은 휴전 합의 후 2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차단 방침을 밝힌 후 선박 추적 데이터에서는 통항 선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르스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도 전했다. 소식통은 “이란은 레바논 내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억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발표 직후 이란이 자국군의 조율 아래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통행을 가능케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과의 휴전 합의에 대해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도 손실을 봤다. 수십억 달러 규모 레이더 시스템과 항공기가 파손되거나 파괴됐다. 그뿐만 아니라 이란이 역내 미군 기지 외 주요 인프라까지 공격하면서,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수호자라는 미국의 명성에 금이 갔다. 또 미국이 동맹국들과 사전에 협의 없이 전쟁을 개시하면서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와의 관계도 경색됐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과 확전 방지를 전제로 2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8일 (현지시각) 레바논 국경 지대에서는 이날도 계속 이스라엘 전투기 공습이 이어졌다. 8일 AP와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은 이란 휴전 발효 직후에도 레바논 남부 핵심 요충지와 수도 베이루트 외곽 인구 밀집 지역을 겨냥한 폭격을 단행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라는 강력한 경제적 카드를 활용해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파키스탄처럼 당장 원유 공급이 시급한 나라는 중재를 자청했다.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공습이 이어지자 “이번 합의안에 레바논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를 즉각 부인하며 “헤즈볼라를 향한 지상전과 공습을 무기한 계속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을 상대로 한 2주 임시 휴전안은 공식적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레바논 남부 중심 도시 티르시 일대에는 새로운 강제 대피령을 내리며 완충지대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에 앞서 인도적 차원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피령을 발령한다. 전시라면 이란과 레바논에 분배했을 화력을 이제 레바논에만 전적으로 투사하는 모양새다.

이란 휴전과 상관없이 공습이 이어지면서 레바논 내부는 국가 기능 마비 사태에 직면했다. 이란전 개전 이후 레바논 정부가 집계한 공식 집계상 사망자는 1700명을 넘었다. 레바논 보건당국 기준으로 8일 휴전 이전 누적 사망자는 1530명이었지만, 휴전 직후 하루 만에 최소 182명이 추가로 숨졌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가 집계한 이란 내 추정 사망자는 1900명 안팎이다. 이란 인구는 9000만명, 레바논은 600만명 수준이다. 레바논은 주력 전장이 아닌데도 인구 대비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한편 간신히 만들어낸 휴전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엎어질 위험에 처하자 각국은 일제히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SNS에 “분쟁 지역 여러 곳에서 평화 프로세스 정신을 훼손하는 휴전 위반 행위들이 보고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이 휴전을 존중하고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썼다. 이집트 외무부는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은 지역을 완전한 혼돈으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을 통해 “이미 너무 많은 사망자와 피란민을 초래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이란 측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레바논이 휴전 합의 조건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