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학 공개강좌 개설한 몰링 칼리지 정미연 박사
“이번 만남이 맛남이었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윤리문제들에 대하여 철저히 기독교세계관에 근거하여 답변을 모색해보려는 ‘만남의 마당’이 열린다. 100년 역사를 가진 시드니 명문신학교인 몰링 칼리지에서 3월 15일~ 5월 31일까지(추계방학: 4월 12, 19일 휴강), 총 10주 동안 실시하는 한국어 공개강좌가 바로 그 만남의 마당이다.
2014년 몰링 칼리지 전임교수로 연착륙한 이후, 동남아와 제 3세계 ‘신학선교’로 분주하게 보내는 와중에 이번 공개강좌를 준비하고, 강의할 정미연 박사를 만나보았다. 호주 교민들과의 공식적인 거의 만남이 없었던 그는 이번 만남을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앞두고 날짜를 헤아리는 것처럼 마음이 설렌다면서, 이번 강좌가 ‘맛깔스런 맛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방학 때마다 선교지 신학교 인텐시브 강의를 떠나는 그와 어렵게 짬을 내어 이번 강좌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디아스포라 이민사회는 날이 갈수록 확장되고, 다원화 다변화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작은 사건, 충격적인 사건과 사고들이 일어나는데, 정작 기독교인들은 사회에 답변과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무력한 모습으로 열패감을 느낄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신학의 빈곤, 철학의 빈곤, 소양의 빈곤, 윤리의 빈곤, 교육의 빈곤 때문입니까? 어느 한 가지만으로 진단할 순 없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이런 사회 현상들에 신학교와 교회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함께 협력하여 사회를 견인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그렇고, 한인 디아스포라와 관계된 일을 하게 되면 늘 ‘2% 부족’한 것을 느낍니다. 1세대와 2,3세대가 신앙 공동체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교민 사회나 이민 온 나라에 미치는 영향으로 봐서 너무 중요합니다. ‘언어는 사상을 전달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생각하는 데 있어서도 위대하고 효과적인 도구’라고 한 험프리 데이빗 경은 말했듯이 ‘언어는 민족의 혈통이고 사상의 옷’ 아닙니까? 앞으로 2,3세대로 가더라도 우리 민족의 ‘마음과 정서의 언어’인 한국어로 마음껏 ‘신학을 호흡’하고 체화하여 사회를 위해 공헌하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봅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호주 이민사회를 신학(기독교윤리)으로 섬길 수 있고, 사역자들과 교민들을 뵈올 수 있는 기회는 저에게 특권이고 축복입니다.”
좋은 강좌를 개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강좌의 개설 목적이랄까요? 동기랄까요? 그런 것을 좀 들려주십시오.
“이번에 우리가 개설하는 강좌는 현대 사회적, 윤리적인 이슈에 대해서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하는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호주가 굉장히 개방적인 사회이고, ‘이민자의 나라’인 호주는 이민 역사가 짧은데도 굉장히 많은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윤리적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와서 모여 사니,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느냐가 우리의 관심사 아닙니까? 우리 이민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공동의 이슈를 가려 뽑았습니다. 저 혼자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우리 학교 교수진과 사계의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통역하면서 협력해서 하는 강좌입니다. 수업에 함께 참여한 우리 교민들에게 토론도 하고, 실질적으로 의견을 내보며 기독교적 답변을 찾아가는 작업입니다. 호주 사회에서 우리가 투표권도 가지면서, 자녀들이 이민 사회에 침투하여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습니까? 현재 호주에서 통과되는 여러 법들과 일어나는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호주 사회를 바라보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분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녀들에게도 어떤 기독교 윤리관을 가지고 가르쳐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과서는 존 스토트의 <현대사회문
제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New Issues Facing Christians Today)>을 기본으로 오늘 우리 사회에 가장 민감한 이슈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 함께 정답을 찾아가는 여행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이번 강좌의 주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먼저 윤리적 결정과정, 그리고 성경과 윤리 등 배경문제를 다루고, 정치윤리, 사역윤리, 성윤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정치윤리는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자발적 이민, 난민 등을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이지요. 특히 저도 미국 이민 가회에서 자랐는데 대부분의 한국인은 자발적 이민입니다. 뭔가 꿈을 가지고 그 나라에서 얻을 것들을 생각하며 이민을 가지요. 그러나 난민은 모국에서 추방되거나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어떤 경우든지 이민의 땅에 정착하고 살면서 ‘이민온 국가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 속의 이스라엘도 자발적 이민이 아닌 난민들입니다. 예레미야서에 보면,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가서 빨리 돌아올 것을 기다리는데, 하나님께서는 집을 짓고 그 나라를 축복하라고 하시지요. 이렇게 난민도 그 땅을 축복하라는 소명을 받았다면, 자발적 이민자들인 우리들 대부분은 더 말할 나위도 없지요, 우리 이민자들이 원주민 등 이 땅에 먼저 와서 정착한 사람들을 복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소명이 있지요, 우리 이민자들이 자기자신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사는 것도 좋지만, 특히 기독교문화와 교회가 왕성하지 않은 나라에 전도와 선교,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 기독교적 윤리로 살아가는 것으로 기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좋은 일입니까? 한국인이 이민 와서 호주가 더 아름답고 좋아졌다는 기독교인의 이민 가치관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이득만 취하려고 하면 항상 소수민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셨고, 소수민족도 하나님의 백성도 이 땅을 축복하면서 기독교인의 윤리적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면 이들을 형제자매로 여기고 살아가겠다고 결단하며 소수민족의 피해의식을 버리고 살아간다면 굉장히 축복이지요.”
사역윤리와 성윤리는 이민공동체 안에서도 중요한 이슈 아닙니까?
“그렇지요, 평신도가 생각하는 것과 목회자들이 간극이 있지 않습니까? 여기에 사역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평신도와 사역자의 구분을 초월해야 할 부분, 서로 성경을 보면서 성경 안에서 기독교 역사를 통하여 교회 리더십은 무엇인가? 행정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격려되고, 세상에서 우리 교회 공동체를 바라볼 때 ‘저런 공동체기아 있어서 참 좋다’는 평판, 교회 자체에 대하여, 소명에 대하여 서로 부족한 것을 기도하면서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임을 탐색해보려고 합니다. 목회자의 기본적이고 모범되는 라이프스타일은 목회이건 아니건 변치 않은 것인데, 목회자나 평신도가 서로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함께 추구해나가는 것을 모색하려 합니다. 그리고 성윤리는 설명할 필요 없이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호주가 너무 개방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부모나 교회보다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도 바른 성지식을 바르게 습득할 수 있는 통로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지요, 성경에서 성과 결혼에 대해 가르치는 내용들 가운데 귀하고 긍정적인 것을 귀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말입니다. 최근 호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동성애 등에 대해 성경적, 역사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과 성에 대한 것은 수시로 바뀌어 왔습니다. 세대에 따라 바뀐 기준과 윤리를 성경적으로 바르게 제시해주어야 합니다. 동성애, 동성결혼 등은 비기독교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하나님의 경고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성경과는 너무 동떨어진 가치관, ‘인간 자체가 무엇이고, 인간이 가진 성에 대한 욕구, 성의 혜택과 자유를 기독교인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법적으로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저 혼자만의 무대가 아닌,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소에 가진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위협과 문제들을 함께 풀어놓으며 기독교적 관점에서 접근해봤으면 합니다. 소위 ‘사회가 묻고 기독교가 답한다’라고 할까요. 기독교적 답변은 큰 테두리로서는 같겠지만, 디테일한 각론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접근방법, 해결방법이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는 가운데 서로 생각지 못한 부분도 접할 수 있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것들의 토대를 잘 짚어보고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보 쓰나미 시대에, 기본적인 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러한 때에 근본적인 것을 잘 따져보고, 그것을 토대로 질 좋은 대화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기대와 설렘
미국 이민 1.5세 출신인 정 교수는 ‘맛깔스런 음식’을 마련하여 잔치를 준비하는 호스트로 이민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갈등을 다루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내공을 키워가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몰링 칼리지에 부임하기 전에 한국 횃불트리니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12년간 조직신학교수로 봉직하기도 했다.
“몰링에 오게 된 계기는 제가 세계침례교연맹과 아시아태평양 침례교연맹 부총회장 중에 한 명인데, 학자로서의 대표성을 인정해준 것이지요. 호주의 학자들과 선교단체, 교단 지도자들과 수년 동안 같이 일해 왔습니다. 호주에서 계속 이곳 몰링으로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저는 아시아권을 제 선교지로 생각하기에 호주를 생각지 않았습니다. 한 번쯤 다녀오는 것이 여러 가지 개인적으로 좋고, 몰링에도 동양인 여자 교수가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하여 부임했습니다. 호주에 한인 이민사회가 점점 커져 가가니 로스 총장님께서 몇 년 전부터 계속 권유하셔서 횃불트리니티 일을 경험하고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일찍이 선교소명을 받은 그는 교수로서 사명보다 ‘선교사명’을 더 강조했다. 그의 선교영역은 ‘신학선교’였다. 방학 때면 빠지지 않고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제 3세계 선교지 신학교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강의한다. 몰링에서 연봉을 받으니 선교후원비 걱정 없이 선교한다고도 하였다.
“선교지에 나갈 때마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갑니다. 제가 받은 달란트는 가르치는 것입니다. 사역지는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을 가는 것입니다. 저는 교수가 아닙니다. 물론 대학에 교수로 부름 받았지요,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학생이 있고, 가르치는 사람이 필요한 곳이면 가야 합니다. 가르치는 것은 제 사명입니다. 박사 학위 있다고 대학만이 가르치는 곳은 아닙니다.”
지난 1월 12일에도 태국 신학교에서 미얀마 국경에서 난민들을 바라보고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 것인지 검토하고 돌아왔고, 1월 25일에도 피지를 다녀왔고, 지난 주에는 몰링 칼리지 인텐시브 강의를 했다. 잠시의 여유도 내기 어려울 만큼 꽉 짜인 그의 일정 속에 교민사회 위해 개설한 이번 공개강좌에 기대와 설렘이 교차한다.
인터뷰어 = 임운규 목사(본지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