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인생, 아버지
영화 <국제 시장> 미리보기
요즘 한국에선 <국제 시장> 이라는 영화가 ‘아버지’ 라는 주제를 가지고 흥행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아버지 열풍은 한창입니다. 종영을 준비하는 <가족끼리 왜 이래> 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자식 바보로만 살아왔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자식들에게 알려주는 내용은입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따스함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요즘 보기드문 ‘막장 없는 드라마’ 입니다.영화 <국제 시장>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1950년 어느 겨울날입니다. 피난민들이 북새통을 이룬 흥남부두에선 아버지와 한 소년이 이별을 합니다. 배에서 떨어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내리면서 아버진 아들에게 이렇게 부탁을 합니다. “너는 장남이니까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한다.” 아들 덕수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평생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10살의 나이에 장남이자 가장으로서 60년이란 세월을 성실히 감당함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어 버린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거듭난 한국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위대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평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덕수의 삶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 1만4,000명을 미군 수송선 ‘메리디스 빅토리호’에 태우고 남쪽으로 탈출시킨 ‘흥남철수작전’을 시작됩니다. 미군 병사들에게 “쪼꼬렛또 기브미”를 외치던 소년은 자라 1960-1970년대 파독 광부와 월남전 참전 등의 인생을 살았던 아버지의 이야기로 전개 됩니다.
영화의 감독을 맡은 ‘윤제균 감독’은 ‘월스트리트저널 코리아리얼타임(KRT)’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자신이 대학에 재학할 당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하며 ‘아버지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아들이 태어나던 2004년이었다고 합니다. “첫째 아들이 태어나고 아빠가 되어보니까 아버지가 짊어졌을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에는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대사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덕수는 파독(派獨) 간호원 출신의 아내(김윤진 분)에게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라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노인이 된 덕수는 아버지의 사진을 가슴에 안고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라고 흐느끼는 장면들은 가장으로 짊어졌던 덕수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하며 “아버지께 이 말을 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윤 감독의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현재 미국 내 40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습니다. 또한,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파노라마부문 집행위원장인 ‘빌란트 슈페크’는 “영화 국제시장은 분단과 굴곡진 현대사를 딛고 전례 없는 발전을 이뤄낸 대한민국을 장엄한 영화적인 필치와 인간적인 차원의 이야기로 훌륭히 풀어냈다”면서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요청했습니다.
<국제 시장>에 대하여 과도한 애국심의 표현이라며 이념 논란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별히, 급속한 경제발전의 역군이었던 아버지 세대의 희생에 젊은 세대는 감사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이 영화 중 한 장면을 예로 들며 애국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영화 장면 가운데 덕수 부부가 싸우다가 애국가가 들리니까 국기배례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국기배례는 1970년대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의무화됐던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 대하여 윤 감독은 뜻밖이라고 말하며 “영화의 주제는 사회 분열이 아닌 화합과 소통이다. 부모, 조부모 세대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보면서 젊은 세대가 그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국제 시장>에서 주인공 덕수역을 맡았던 황정민씨가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20년의 연기 경력에 여러 화제작에 참여했던 황정민에게도 <국제시장>은 여러모로 낯선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100억 원 넘는 예산도, 첫날 관객 수가 18만 명 이상 나온 것도, 상영관 수가 900개 넘게 잡힌 것도 다 처음이다.” 라고 합니다. 그는 지난 여름, 한국 전쟁 직후 가족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아버지 덕수로 살았다고 합니다. 연출을 맡은 윤제균 감독이 자신의 부모님 이름을 그대로 영화 캐릭터로 쓸 만큼 아버지에게 바치는 작품에서 배우 황정민씨는 그저 덕수로 살았고, 덕수로 울고 웃었다고 합니다. 윤제규 감독에게 ‘아버지에 대한 영화’ 라는 작품 소개를 받고 시나리오는 전달받기 전이었지만 2013년 여름 일정을 모두 비워뒀다고 합니다. 흥행을 생각하기 전에 “영화를 통해 잠깐이라도 관객들이 아버지와 부모님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바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슬하에 아들을 둔 그 역시 ‘아빠’라는 호칭이 익숙한 중년의 남자가 됐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가슴으로 느끼기 시작할 때 다가온 작품이 <국제시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엄마가 주로 주목받았지 아버지를 바라보는 이야기는 없었잖냐”고 반문하던 그는 “엄마가 된 여자가 엄마를 여자로 이해하듯 아빠가 된 남자가 아버지를 남자로 이해한다” 고 말했다고 합니다.
황정민씨의 인터뷰 내용은 언젠가부터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중년이라는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나 같은 중년 아빠가 공감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고향을 떠나 먼 이국 땅에 살면서 가끔씩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국제 시장>이라는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 커져 갑니다. SNS 에 <국제 시장> 시드니 상영이라고 올라온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세상에 아버지 없이 자란 사람은 있어도 아버지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어색하면서도 언제나 든든한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 해외 근로자로 가셨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방학 때면 놀러갔던 부산 고모님댁의 추억이 함께 떠오르며 영화 <국제 시장>이 대한 기대는 커져만 갑니다. 평소 <국제 시장>의 예고편과 제작노트, 뒷이야기 영상을 인터넷으로 살펴보며 작년에 시드니에서 관람했던 <명량>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며 큰 감동을 얻었던 영화였습니다. 이번에도 기대가 큼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지만 기대하는 만큼 얻을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아버지 생각을 하며 마음 것 울어 볼 작전을 세워 봅니다. 엄마의 생일 선물로 큰 아들이 준비한다는 티켓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엔 손수건을 들고 함께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아내와 영화관을 찾을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올 땐,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인생’인 아버지로 살게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간만에 아버지 생각하며 눈물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영화관에서 뵙겠습니다. 훌쩍. ㅠㅠ”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를 즐겁게 하여도 미련한 자는 어미를 업신여기느니라> (잠언 15: 20)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크리스챤 커뮤니티’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