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대체 우리 딸의 마음 속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 을 만나다
호주에 사는 아이들은 일 년에 네 번의 방학을 맞이 합니다. 아이들은 방학을 기다리고 부모들은 개학을 기다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방학이 다가오면 ‘이번 방학에는 뭘하고 놀까?’ 라는 흥미에 빠지지만 부모들은 ‘이번 방학은 어떻게 버티나?’ 라는 고민에 빠집니다.오늘은 이런 고민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득템 아이디어’ 하나를 나눕니다. 매 텀 방학이면 아이들과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관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골라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파크를 뛰어다니는 것 보다는 덜 부담(?)이 됩니다. 마음 같아선 엑션씬이 풍부한 작품을 보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날려 보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방학엔 의무적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에니메이션을 봐야 합니다. 이번 방학에도 어김없이 아이들과 영화를 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화요일에는 아이들보다 더 크게 눈을 뜨고 집중하며 에니메이션 영화 한 편에 빠져 들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이라는 영화입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11살 소녀 ‘라일리’와 라일리의 마음 속에 있는 감정들인 기쁨(Joy), 슬픔(Sadness), 분노(Anger), 짜증(Disgust), 두려움(Fear) 이 주인공들인 영화입니다. 이 주인공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쁨, 슬픔, 분노, 짜증, 두려움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해서 만든 캐릭터입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머릿속 사고체계인 추억, 꿈, 생각 등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형상화 하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몬스터 주식회사> 을 통해 벽장 너머 인간세계 아이들의 비명을 모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몬스터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와 집에 수 천 개의 풍선을 매달고 떠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선사한 <업>의 ‘피트 닥터’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피터 닥터 감독은 이 작품이 자신의 딸을 향한 관심에서 시작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 밝고 명랑했던 딸이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시시각각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체 우리 딸의 마음 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고 딸 아이의 머릿속을 탐험해보고 싶은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아이들은 커가면서 점점 어른들의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빨리 멋진 어른이 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하며 사춘기 시절의 혼란스러운 감정상태를 눈앞에 펼쳐지는 하나의 세계로 그려보기로 결심하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피트 닥터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심리학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표현 방법에 대해 연구하면서 지금의 기쁨, 슬픔, 분노, 짜증, 두려움을 의인화해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지루함, 당황스러움 등을 포함해 27가지의 감정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 중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을 선택했고 의인화했다. 그들에게 성격과 모양, 색깔을 부여해 각 감정들을 나타낼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하며 다섯 캐릭터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 변화의 비밀들을 표현하며 여기에 수천 개의 감정 입자로 이루어진 에너지를 상징하는 다섯 캐릭터는 생동감을 더합니다. 이처럼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다섯 감정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라일리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경이로운 모험 이야기입니다.
<인사이드 아웃>에 대한 호평은 예상된 결과입니다. 에니메이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개막한 제 68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극찬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 언론들은 “올해 최고의 영화”, “에니메이션 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 “가족 모두에게 선물이 될 영화”, “즐겁고 감동적인 모험”, “유년시절의 모든 경험을 창의적인 모험으로 되살려냈다”, “가슴 시릴 만큼 아름다운 영화”, “에니메이션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훌륭하고 다채롭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에니메이션 중 가장 흥미롭다” 등의 호평과 함께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다섯 감정 캐릭터와 머릿속 세상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번 <인사이드 아웃>은 ‘픽사’의 부활을 예고하기도 합니다. 1986년, 스티브 잡스에 의해 ‘루카스 필름’에서 독립한 ‘픽사 주식회사’는 <토이 스토리>가 전 세계적으로 3억 6천 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후 2006년 월트 디즈니사가 픽사 에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하고 2010년 <토이 스토리 3>가 무려 1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창출해 역대 에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 성과를 거두게 되었고 픽사는 세계적인 에니메이션 명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픽사는 그래픽 기술의 진화로 인해 완벽하게 조율된 3D 기술력과 함께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에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두뇌집단’이라 불리는 크리에이티브팀의 철저한 자료조사와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픽사만의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픽사 스튜디오는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스토리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채 1995년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벅스 라이프>, <토이 스토리 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카>, <라따뚜이>, <월-E>, <업>, <토이 스토리 3>, <카 2>,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몬스터 대학교>까지 개성만점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판타스틱한 모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 <토이 스토리> 20주년 이라는 특별한 해를 맞이한 픽사가 열다섯 번째 작품으로 <인사이드 아웃>을 선정하여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합니다. 한 영화 평론가는 이번 <인사이드 아웃>의 상영과 발맞추어 픽사에서 제작한 작품들 가운데 가장 흥미있는 영화를 뽑는 인터넷 투표를 실시 하기도 하였습니다.
특별히, <인사이드 아웃> 이라는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머릿속 세상에 살고 있는 다섯 감정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제작진은 에니메이션다운 기본적인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 감정의 이해와 공감을 담기 위해 어른과 아이의 입장 모두를 고려하며 스토리를 풀어 나갔다고 합니다. 피트 닥터 감독은 작품을 만들어 가면서 가족과 친구라는 존재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고, 화내고, 두려워하며 슬퍼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이들을 무릎에 앉혔던 순간을 잊는 경향이 있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를 세상 밖으로 보내고 싶어하지만, 어린 시절이 지나가면서 씁쓸함과 슬픔이 공존한다. 바로 이 부분이 <인사이드 아웃>의 주요한 요소다”라고 말했습니다. ‘조나스 리베라’ 프로듀서는 부모들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사이드 아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인사이드 아웃>은 부모 관객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올바른 길로 안내 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재미는 물론, 더 깊은 무언가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월트 디즈니가 항상 원하는 목표”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기쁨’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에이미 포엘러’는 “엄청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순식간에 눈물과 웃음을 오가고,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아주 익숙하지만 동시에 마법같은 세상을 창조해냈다”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공감과 재미, 웃음과 감동을 갖춘 온가족 힐링무비로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얘가 왜! 이러지?’ 라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필자도 “우리얘는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라는 하소연을 듣는 것 익숙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부모가 된 우리도 예전에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땐, 우리의 부모님들께서도 우리를 보시고 “우리얘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셨을 겁니다.
영화상에 나오는 우주만큼이나 광대하고 스펙터클한 장소로 표현된 우리의 마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같습니다. 무엇보다 인간 내부를 정교하게 설계해 놓았다는 생각은 우리가 우연히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설계자로부터 지움 받았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매일 생성되는 새로운 기억을 감정별 색채를 띤 구슬로 명쾌하게 시각화하는 장면을 보며 우리 아이들의 내면에는 어떤 색깔의 구슬이 가장 많을까? 를 생각합니다. 영화상에서 대장격인 ‘기쁨(Joy)’ 의 모습을 보며 기쁨의 영이신 성령님의 노력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기억이 뭉쳐 몇 가지 성격을 형성하기도 하고 이것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장면을 보며 작은 일로 크게 힘들어 했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또한, 힘들고 어려운 때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웃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요즘 내 감정 컨트롤 타워는 작동을 잘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번 주를 끝으로 개학을 합니다. 혹시나 아직도 이 영화를 만나지 못하셨다면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 만나 보십시오.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에스겔 36: 26)
임기호 목사는 교회 개척과 문화 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크리스챤 커뮤니티’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