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목사도 사람입니다’ – 선배 목사님께 박수를 후배 목사님께 격려를…
평신도로 사역을 하다가 목사가 된 이후에 저도 모르게 ‘딱딱해 졌다’ 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설픈 훈장질’을 하며 가르치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왠지 사람들을 만나면 뭔가 특별한 얘기를 해줘야 한다는 일종을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목사가 되고나서 재미가 없어졌어요.” 아내의 이런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사모가 체통을 지켜야지…’ 그러던 어느 날, 성경에 나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놀랐습니다. 예수님은 늘 유연한 모습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부와 만나시면 물고기 얘기를 하시고 농부와 만나시면 씨 뿌리는 얘기를 하시고 목동과 만나시면 양치는 얘기를 하시고 때때론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농담도 하시는 분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몇 일전 우연하게 화성에 위치한 ‘발안예향교회’에서 시무하시며 ‘레크부흥회 강사’로 사역하시는 ‘전재훈 목사님’의 글들을 SNS를 통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목사도 사람이다.’ 라는 제목의 글들이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목사님이 설교 중에 내용을 잊어버리셨습니다. “내가 네게 곧 가리니” 했는데 다음 말이 생각이 안 나셨지요. 단상을 붙잡고 한 번 더 “내게 네게 곧 가리니” 했는데도 여전히 생각이 안 나셨습니다. 떨리는 손을 감추느라 단상을 힘있게 잡고 한 번 더 외치셨습니다. “내가 네게 곧 가리니!” 그런데.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단상이 앞으로 넘어가고 목사님도 넘어져 앞자리에 계신 집사님하고 부딪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집사님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목사님. 제게 오시겠다고 세 번이나 말씀하셨는데 못 피한 제가 잘못이지요. ^^*
금요예배 때 찬양인도 하시던 목사님이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를 부르시면서 너무 심취한 나머지 눈까지 감으시고 이렇게 부르셨습니다.
“나 주의 이름 높이리 / 주의 이름 높이리이이 / 파란 하늘 끝에서 자유롭게 ~ 에 / 주의 이름 높이리”
심방 예배 중…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리라 /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 내리라 /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엥?”
심방 예배 끝에 항상 축도를 하시던 목사님이 두 손을 들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잠시 당황해 하셨지만 이내 손을 슬그머니 내리시고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 “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을 설교한 후 설교후 기도를 하시던 목사님이 그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가 생각나지 않으셨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오늘 물 위를 걸으신 그 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목사도 사람입니다. 실수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화도 납니다. 염려하지 말라 설교하고 고민 속에 잠 못드는 날이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설교하고 하루 종일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삶의 짐을 주님께 맡기라 하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기도 합니다. 감사하라 하고선 종일 투덜투덜 하기도 합니다. 저도 목사이지만, 제가 설교한 것에 반만큼이라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재훈 목사님께서 SNS 에 올리신 글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읽던 날, 여러가지 사역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실수는 하지 않은 것에 감사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한쪽으로는 이런 실수를 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또한 전임사역을 시작하면서 많은 실수들을 하였습니다. 하루는 주일 아침에 교회에 도착하고 보니 교회 열쇠를 두고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덕분에 성도들이 1시간이 넘게 교회 밖에서 열쇠를 기다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설교를 하다가 아이패드를 잘못 눌러서 설교 원고가 싹 날아가 버려 계속 기도만 인도한 적도 있었고 예배 시간에 떠드는 학생 두 명을 교회 밖으로 끌고 나가 혼을 내고 쫒아낸 적도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사역하면서 많은 목사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단 하루도 진정한 자유함을 맛보지 못하시고 늘 사역만을 생각하시는 목사님도 계시고 성도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으시다며 사역을 정리해야 하는게 아닌가 고민 하시는 목사님도 계셨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교회 형편 때문에 청소 일을 하시면서 하나님 앞에서 죄스럽게 생각하시는 목사님도 계시고 자녀의 문제로 마음 아파하시면서도 아무에게도 말 못하시고 애만 태우시는 목사님도 계셨습니다.
작년 12월 ‘아가페북스’에서 출판한 <목사의 딸> 이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천하셨지만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으시던 어느 목사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목사님의 딸이며 노년이 된 여목사님의 회고록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철저한 유교주의 신앙관을 가지고 아내에게는 매정하며 자식에게는 단 한 번도 따뜻한 말을 하지 않았던 아버지 목사님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사람들에게 존경받으시던 목사님께서 가족들에게는 그렇게 무자비한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출판된 후 그 동안 가슴앓이를 하시던 목사님들의 가족들이 많이 공감을 하셨다고 합니다.
목사도 사람입니다. 목사를 하나님처럼 완벽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성도들의 착각입니다. 연예인은 화장실도 가지 않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목사도 연약합니다.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증거입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성도들이 완벽한 목사를 바라는 것은 대리만족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목사가 함부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모두다 갚으실 것입니다. 목사는 무겁지만 가치있는 직분입니다. 그래서, 순금과 같은 직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금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말씀으로 성도를 양육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왠지 선배 목사님들께 박수를 보내며 후배 목사님들께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목사인 제 입으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한가지 독자분들에게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주일 교회에서 목사님을 만나시면 이렇게 말씀해 주십시오.
“목사님! 홧팅. 사랑합니다.”
왠지 낛인 것 같은 느낌인가요? 그럼 이번 주일에 꼭 부탁 드립니다. 살롬…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에베소서 4: 11-12)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크리스챤 커뮤니티’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messageschool.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