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코리아 단일팀’에서 ‘국민 영미’까지
–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보내며
수많은 감동과 환희와 좌절의 순간을 뒤로한 채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인 92개국, 2천920명의 선수가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간 여정을 보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두 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신기록 15개가 나와 대회 규모와 내용 면에서 손색이 없었다고 평가됩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17개의 메달을 땄으며 종합성적은 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처음 목표는 금 8개, 은 4개, 동 8개로 종합 성적 4위 있지만 모두 최선을 다한 순간있었으며 사상 처음 동계올림픽의 6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올림픽에서는 이번에도 걸출한 올림픽 스타들이 탄생했습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의 윤성빈을 먼저 꼽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불모지에서 짧은 기간에 캐낸 금메달인 데다가 듬직한 체구로 국민 앞에 큰절을 올리는 진솔함이 강한 인상을 남긴것 같습니다.
‘국민 영미’라는 닉네임을 만들며 인구 5만의 경북 의성에서 올림픽 은메달의 기적을 일궈낸 여자 컬링팀도 또 하나의 ‘올림픽 신화’가 되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최강의 팀워크로 세계 강호를 연파한 이들 ‘갈릭걸스(마늘소녀)’를 “금메달은 놓쳤어도 올림픽 컬링 영웅들”이라고 칭찬했습니다. 한 선수가 넘어져 한 바퀴 가까이 뒤처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으로 대역전의 금메달을 거머쥔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도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어떤 일에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또한,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메달(금3·은2)을 기록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철인’ 이승훈이나, 500m 은메달로 아시아 최초의 3개 올림픽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제’ 이상화, 실격의 아픔을 딛고 쇼트트랙 여자계주에서 2관왕에 오른 최민정, 우리 선수단에 첫 금메달의 낭보를 전한 쇼트트랙의 임효준 등도 국민 영웅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이밖에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은메달)리스트가 된 스노보드의 이상호를 비롯해 아직 박수받을 선수는 많습니다. 하지만 꼭 메달을 딴 선수만 주목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그 자체로 비길 데 없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문화강국’ 이미지를 세계만방에 각인한 것도 이번 올림픽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문화코드로 대회 전반을 관통한 ‘K팝’이 그 선봉에 섰습니다. ‘K팝’의 위력은 미국의 폐막식 사절로 방한한 트럼프의 큰 딸인 이방카와 러시아 피겨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의 찬사로 거듭 확인 됐으며 ‘인면조(人面鳥)’로 눈길을 사로잡은 개막식도 우리의 문화적 저력을 과시하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당초 대회 성공 개최를 걱정했던 목소리는 결과적으로 기우였으며 평창올림픽은 운영과 흥행 등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마디로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대회였다는 것입니다.
우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는 적자 올림픽 아닌 흑자 재정을 만들어냈습니다. 평창올림픽 전체 예산은 14조원 수준이었습니다. 이중 12조원은 고속철도와 경기장 등 인프라 건설에 들어갔기 때문에 따지자면 올림픽 예산이라기보다 지방균형발전자금의 성격입니다. 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강원도는 더욱 살기 좋은 지자체가 됐고, 관광 인구 유입이 대폭 늘어 향후 큰 경제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원도와 조직위원회가 경기장 건설과 인건비 등 실질적인 올림픽에 쓴 예산은 2조8000억원 정도입니다. 조직위는 기업 스폰서(목표액 9400억원) 1조1123억원을 모아 목표치를 118% 초과 달성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공기업은 십시일반으로 대회 성공을 위해 돈을 내놓았고 기부금(목표액 60억원)도 기대이상으로 모였습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전체 정산을 해봐야 하겠지만 현금흐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예비비가 300억원인데 아직 절반도 쓰지 않았다. 여기에 라이센스 상품 판매도 호조를 이뤘다. 기념품을 파는 슈퍼스토어에 개막 이후 열흘 동안 발생한 매출이 300억원이었다. 평창올림픽이 적자가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직위는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노렸습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개폐회식 연출입니다. 송승환 총감독이 연출한 개회식은 개폐회식 예산 668억원으로도 ‘저비용 고감동’을 전세계에 전달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큰 의미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에 ‘평화 올림픽’으로 치루어 졌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함께 극적인 개막식 공동입장을 만들어 냈으며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도 이루어졌습니다. 단일팀 구성에 따른 위기감도 있었고 급히 꾸려진 단일팀의 성적도 5전 전패로 최하위였지만 여운은 그 어떤 모습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남과 북의 정치 이념을 뛰어넘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의 상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도 진한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폐막식을 끝내고 남북의 선수들이 다시 만나자며 울면서 헤어지는 장면은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결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유에서 IOC는 평창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남북 공동입장을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꼽았습니다. 그는 “스포츠를 넘어서는 평화 메시지를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전한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젠 정치가 IOC와 스포츠를 넘어 평화적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던 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과 남북 대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특사로 방문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전달했을 때는 관심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이 나온 것입니다. 또한, 아쉽게도 무산됐지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제1부부장 간의 회동도 성사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북미 간 대화 가능성까지 타진된 것은 평창올림픽 이전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종료한 평창올림픽에 거는 세계인의 기대와 희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평창 이후’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눈앞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스쿨’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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