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형이상’ (形而上)과 아리스토텔레스의 ‘ta meta ta physika’
形而上者謂之道(형이상자위지도) 形而下者謂之器(형이하자위지기) / ta meta ta physika

○ 형이상 (形而上)
.形 : 모양 형, 而 : 말이을 이, 上 : 위 상
.형체가 없는 추상적인 것. 구체적으로 볼 수 없는 것, 유형의 현상을 초월한 무형의 것, 감각을 초월한 무형의 본질적 존재로 직관이나 이성, 사고에 의해서만 인식되는 추상적, 철학적, 초경험적인 것 _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형상(形象) 이전의 것을 도(道)라고 한다”, “형상 이후의 것을 기(器)라고 한다”에서 유래한 것이다.
형이상은 인간의 감각기관을 초월한 정신, 도를 가리키고 형이하는 형상을 가진 물질 또는 그런 속성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형이상은 사물이 형체를 갖기 이전의 근원적인 본모습이며, 형이하는 감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뜻한다.
송대(宋代)의 주희(朱熹)는 “형이상자(形而上者)는 형체도 없고 그림자도 없다”라고 하고 도를 이(理), 성(性)이라고 해석하였고 “형이하자(形而下者)는 실상도 있고 모양도 있다”라고 하여 기를 기(氣)라고 해석하여 철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또한 그는 인간과 사물이 생성될 때 이(理)를 먼저 받은 후에 본성을 갖게 되고 기를 받은 후에 형태를 갖추게 된다고 하였다.
이전에는 형이상인 이가 형이하인 기보다 논리적으로 우선한다고 하였으나 이기의 관계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는 형이상적인 존재이고 기는 형이하적 존재로서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양자의 관계는 불리부잡(不離不雜)에 있지만 현상적 실재물에서는 이를 따라서 기가 있고 기를 떠나서 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기가 운동성을 갖는 데 반하여 이는 무위이고 기의 운동에 따르며 거기에 질서를 부여할 뿐이다.
형이상자와 형이하자는 이와 기로 해석되며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동시에 통합될 수 없는 관계로, 그 관계를 파악하는 이해방법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학설들의 전개와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 形而上者謂之道(형이상자위지도) 形而下者謂之器(형이하자위지기) – ta meta ta physika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형태를 넘어선 것을 일컬어 도(道)라고 하고, 형태를 가진 것을 일컬어 기(器)라고 한다(形而上者, 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보통 이 구절을 빌어 ‘형이상학’을 자연을 넘어서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탐구라고 이해한다. 그리고 그런 탐구가 가진 추상적이고 사변적이며 관념적인 성격을 가리켜 ‘형이상학적’이라고 부르면서, 그 말을 난해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수식어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의 한 분야를 가리키며, 그 말은 본래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22)의 저술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탐구했고 수많은 저술들을 남겼다. 그가 남긴 저술들은 그가 죽은 뒤 그리스 세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가 기원전 1세기에 로마에서 편집되기에 이른다. 편집을 맡았던 사람은 로도스 섬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연구하다가 로마로 이주한 안드로니코스(Andronikos)였다. 이 사람은 편집을 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다른 저술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한 무리의 글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이 글들을 함께 묶어 편집의 순서에 따라 자연학에 대한 글들 뒤에 두고 ‘자연학에 대한 글들 뒤에 있는 것’, 즉 ‘ta meta ta physika’라고 불렀는데, 바로 이 말이 동양에서는 ‘형이상학’이라는 다소 엉뚱한 말로 옮겨지게 되었다.

‘ta meta ta physika’나 ‘형이상학’이라는 말이 쓰이게 된 경위야 어쨌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서양 철학사에서 첫손에 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책은 성서와 더불어 서양의 정신사에 크나 큰 영향력을 미쳤고, 오늘날에도 그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형이상학》에서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들, 예컨대 있는 것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있는 것들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있으며, 그것들의 궁극적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들이 철저하게 다루어진다. 이런 문제들을 다루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많은 전문 용어들을 가다듬어 냈다. 그는 일상 용어의 뜻을 철학적으로 변용해서 전문 용어로 계발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새로운 용어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우리의 일상 언어에 깊이 뿌리내린 말들, 이를테면 본질, 실체, 원리, 형태, 현실성, 가능성 등은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뜻을 철학적으로 확정한 낱말들이다. 만일 지금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나서 이런 용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