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맘의 두서없는 이야기 48
(평생 초보엄마인 하람맘의 일상 속 에피소드)
야식 퍼레이드
주로 하람이가 잠든 한적한 밤 시간 나는 글을 쓴다.
밤이니 일단 주위가 매우 조용하고 다른 할 일은 다 마감된 상태이니 오로지 글만 쓰면 되는데 꼭 그 시간이면 나는 배가 고파진다. 그럼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 지면서 간단히 무엇을 먹을지 아니면 안 먹는 게 좋은 것은 아닌지 고민이 시작 된다. 하지만 항상 먹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버린다. 한국 같으면 배달음식이 많으니 무엇을 먹을 지 결정하면 되겠지만 호주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조리해서 먹을지 조금 더 생각이 많아진다. 한국의 대표 야식 음식 세 가지는 보쌈, 치킨, 피자라고 한다.
그럼 과연 나의 대표야식 음식은 무엇일까? 첫째로 단연 여러 종류의 라면이 아닐까 싶다. 오동통 라면도 좋고, 자장라면도 좋고 요즘은 매운 닭볶음 라면을 즐겨 먹는데 처음은 그렇게 맵더니 이제는 적응이 되어 참을 만 하다. 밥도 라면도 푹 익은 것 보단 살짝 설익은 것이 맛있게 느껴지는 나는 라면을 그냥 간단히 끓여 먹는 것이 조금 지겨워 지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본다. 국물이 있는 라면 같은 경우에는 집에 있는 아무 재료나 추가해 보는 것 이다. 치즈를 넣어 진한 국물을 만들기도 하고 만두나 떡을 넣기도 한다. 시원한 맛을 내고 싶으면 깻잎이나 해물 등을 넣기도 하는데 어느 날은 실험정신이 발동해 이것저것 마구 넣고 끓였더니 양이 너무 늘어나 골치 아픈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라면조차 없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집에 항상 있는 김치로 야식을 만든다. 일단 김치는 썰어져 있는 모양대로 대충 후라이팬에 깔고 위에 찬밥을 얇게 덮어 준다. 그렇게 먹으면 그냥 김치 볶음밥 정도 이고 달걀을 풀어 위에 부침개처럼 만든 뒤 치즈를 뿌려 주면 밥 피자가 완성된다. 바삭하게 익을 때까지 눌러 주는 게 포인트 이다. 보통 피자에 비해 덜 느끼하면서 배도 든든하고 나름 맛있어서 생각날 때마다 자주 해 먹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야식은 부담 없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고구마 칩스 이다. 일반 고구마도 좋고 예쁜 것이 좋다면 자색고구마도 괜찮다. 물에 깨끗이 씻은 고구마를 강판에 얇게 밀어 물기를 제거 한 후 적당한 온도의 기름에서 튀겨 준다. 얇게 썰어 졌기 때문에 금방 익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맛도 담백하니 좋다. 식어도 맛있어서 다음날 아이들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야식을 먹고 나면 배도 부르고 해서 자고 싶은 생각만 든다. 역시 살짝 공복이어야 생각도 맑아지고 선명해 지는 법인데 야식에 집중한 순간 이미 글쓰기는 글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간절한 야식 생각을 접고 대신 따뜻한 차를 한 잔 했다. 순한 원두커피도 늦은 밤 괜찮다.
어쨌든 야식은 왠지 정겨운 느낌이 든다. 인간적이고 따스하다고나 할까. 언제까지 야식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을지 모르겠으나 갑작스럽게 야식이 생각난다면 마음이 잘 맞는 누군가와 함께 야식을 해먹으며 늦은 밤 나누는 수다도 꽤 멋진 일 아닌가. 밤은 꼭 잠만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시도해 보는 것은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박은정 사모(시드니동산교회 전도사 사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