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맘의 두서없는 이야기 55
(평생 초보엄마인 하람맘의 일상 속 에피소드)
하람이에게
하람아 안녕? 엄마야.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하람이를 보니 문득 한 번도 제대로 하람이에게 편지를 쓴 적이 없다는 걸 알았어. 엄마는 항상 하람이에게 잔소리만 할 줄 알았지 진심으로 마음을 전한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오늘은 하람이에게 마음껏 사랑 고백을 하고 싶어 이렇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게 되었어. 물론 지금의 하람이는 엄마가 쓴 편지를 다 이해 할 수 없겠지만 조금 더 커서 하람이가 이해 할 때쯤이면 엄마도 하람이도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친구 같은 ㅍ사이가 편한 사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하람이가 이 세상에 아직 오기 전 아빠와 엄마 둘만 지낼 때 말이지. 우리는 항상 생각했어.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자녀를 주실까. 아들일까 혹은 딸일까 손과 발은 어떻게 생긴 아이 일까. 모든 게 궁금하고 설레였지. 그렇지만 하람이를 키우기에는 아빠 엄마의 사랑도, 믿음도, 헌신도, 책임감도 너무나 부족했기에 하나님은 소중한 하람이를 위해 기다릴 시간을 주셨어. 그렇게 하람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호주 땅에서 아빠와 엄마는 진짜 어른이 되는 연습을 시작한 거야. 그런데 솔직히 엄마 뱃속에 하람이가 생기면서부터 엄마는 굉장히 힘들어졌어. 그때는 엄마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간이었는데 말이지. 몸은 점점 무거워 지고 입덧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가끔씩 마음이 외롭고 슬프기도 했지. 그 당시를 생각하면 뱃속의 하람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다시 미안해지는 거야. 그렇게 조금은 어설픈 아빠 엄마를 잘 버텨주고 세상으로 나와 준 우리 아들 하람이. 큰 눈이 예쁘고 동글한 얼굴도 매력적인 아기 하람이. 모든 엄마들의 동일한 점이 라고 한다면 이게 아닐까. 바로 세상에 막 나온 아기와 한 번에 사랑에 빠지는 것. 엄마도 그랬지. 보자마자 하람이에게 반했으니까. 엄마를 아프게 하고 나왔지만 그런 건 정말이지 한 번에 다 잊어 버렸어. 손가락을 움직이며 눈을 뜨려고 애쓰는 모습에 모든 피로와 힘들었던 마음이 싹 회복이 된 거야. 그만큼 너는 정말로 소중하고 귀한 아빠 엄마의 보물이지.
하람아! 그런데 요즘 들어 아빠 엄마가 너무 바빠 하람이와 자주 놀아주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것 같아. 특별히 2014년은 하람이에게 특별한 시간 이었잖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들기도 하고 또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도 싶었을 텐데 아빠 엄마의 일이 바쁘다 보니 잘 챙겨주지 못했어. 그런데도 시간은 벌써 이렇게 흘러가 버렸으니 하람이에게 정말 미안해. 친구 생일파티도 제대로 가본 적 없고 하람이 생일 파티도 못하고 넘어가 버렸지. 늘 혼자 집에서 노는 하람이를 보며 같이 놀아줘야지 하면서도 엄마도 피곤하고 힘들어 조금만 귀찮게 해도 화를 내며 못난 행동을 해버렸네. 아빠 엄마는 뭘 위해서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걸까.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하람이에게 소중한건 지금의 시간일 텐데 나중을 위해 지금을 포기 하는 게 맞는 걸까?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시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는데 현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하면서 미래의 하람이를 과연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걸까? 엄마가 생각해도 정말 어려운 문제야. 내년에는 아빠도 엄마도 더 열심히 살고자 여러 계획들을 세우는 중에 하람이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 아빠 엄마의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한 가족 이잖아.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할 일을 만드는 게 제일 먼저지. 또다시 바쁜 시간을 보낼 테지만 그래도 쉬는 날에는 하람이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던 낚시를 제일 먼저 가는 거야. 그리고 함께 레고도 만들어 줄게. 그 대신 꼭 치워야해. 밤에 물 마시러 갈 때 레고를 밟아 비명을 지르고 싶지는 않거든. 그리고 한국에도 가는 거야. 보고픈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뵙고 하람이가 꼭 만져 보고 싶다는 눈도 만져보고 눈사람도 만들고 말이지. 무엇보다 하람이가 하나님의 자녀로 세상에서 승리하며 사는 법을 이해하고 배우도록 아빠 엄마는 열심히, 성실히 사는 모습을 보여줄게. 그렇게 더 많이 노력할게.
하람아! 아빠 엄마가 큰 어른처럼 보일 테지만 사실은 우리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살고 있단다. 어른이라도 잘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아. 그래서 실수도 하고 낙심도 하게 되는 거야. 그래서 우리에겐 늘 하나님이 필요하고 간절한 거지.
하람이는 오늘 하루 어떤 시간을 보냈니. 행복하고 기쁜 날을 보냈니? 엄마는 그런 시간을 보냈는데 그건 바로 하람이가 옆에 있어 주어 가능한 거야. 잠든 하람이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기도하는 시간이 엄마에겐 가장 평안하고 아늑한 시간이니 늘 하람이 덕분에 행복한 셈이지. 우리에게 늘 과분한 하람이. 그래. 넌 하나님 것이지 아빠 엄마의 것은 아니야. 그래도 이 세상에 하나님이 잠시 맡기셨으니 감사하고 감격스런 마음으로 너와 함께 할게. 늘 무섭게 혼내고 꾸중해도 마지막엔 항상 사랑해라고 고백해주는 우리 하람이.
고마워 우리에게 와줘서.
박은정 사모(시드니동산교회 전도사 사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