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입시경쟁, 교육인가 사육인가!
수능시험과 성적발표 때마다 반복되는 안타까운 소식, 이제 끊어야
지난달 한국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수험생 자살 소식이 있었다. 수능 하루 전날 저녁에만 두 명의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울산에 거주하는 19세 수험생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고, 경기도 양주에 거주하는 고3 학생은 17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수능 이후에도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자살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울산에 사는 고3 여학생은 수능 가채점 이후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고, 어제 새벽에는 대학을 휴학하고 수능을 본 경남 창원의 20살 대학생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전북 익산에서는 수능 점수가 좋지 않아 자살하겠다는 암시를 한 고3 학생이 자살 기도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구조를 하러간 경찰은 발견 당시 자살 기도 학생이 자신의 머리에 휘발유를 뿌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매년 수능을 전후로 죽음을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오죽하면 이번 수능 당일에 “왜 수능을 주말이 아닌 평일에 보는 줄 알아? 다음날 학교에서 출석을 부르면서 얘들이 죽었나 살았나 확인하려고 그러는 거야.”라는 괴담이 SNS에 돌았을까.
한국 청소년들, 입시경쟁 속에 세월호보다 큰 배가 매년 침몰
올해도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발표는 채 피지도 못한 꽃들을 무참히 시들게 했다. 대전의 모 여고 학생은 서울의 명문대 수시 1차에 합격해 놓고도 수능을 망쳤다며 부산 해운대 바닷물에 몸을 던졌고, 울산에서는 수험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다. 성적표가 나오기 바로 전날인 2일에도 대전의 한 남학생이 어느 건물 1층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맸다.
그렇게 목숨을 버린 아이들 소식은 ‘수능 오류’나 ‘수능만점자’ 소식에 잊혀지고 말았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매일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해마다 세월호보다 더 큰 배가 한 척씩 침몰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해마다 수능시험의 문제점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입시경쟁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일들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교육인가 사육인가!
경쟁을 당연시하고 합리화하는 교육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시험없는 채점이 있을 수 없지만 지금의 수능체계는 그리 합리적이지 만은 않음이 분명하다. 수능시험에 모든 것을 걸고, 청소년들을 줄 세우며, 대학을 서열화하고 스펙의 도구화 하는 것이 교육이 본래 목적이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문제는 청소년 자살 예방 상담을 강화한다거나 수능 출제 시스템을 개선, 출제·검증 책임자를 문책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교육 본래의 목적이 아닌 점수로 한 줄 세우는 서열화, 입시위주의 경쟁 등 사육의 방식으로는 지금의 행태를 근원적으로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교육 본래의 정신을 상실한 교육행태는 교육이 아니라 사육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기에 생각하고, 의문을 던지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고, 대화하고 토론해야 하는데 교육의 과열된 경쟁과 서열화는 주는 대로 암시하고, 획일화와 통일성으로 사육에 가까운 듯하다.
수능개선위원회는 출제위원 중 현직교사 비율 높이기, EBS 연계 비중 낮추기, 폐쇄형 합숙 출제를 문제은행 형태로 바꾸기 등 다양한 방식의 개혁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회전문 정책’은 한계가 있다. 회전문 정책의 한계현상을 우리는 여러 번 목격했기 때문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두 문항 출제 오류라는 전례없는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수능 출제·관리체계에 대한 개혁이 일고 있다. 단 한차례 시험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현행 방식은 수험생의 부담감이나 평가의 정확성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은 만큼 수능시험일이나 과목 등을 여러 차례 나눠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나아가 수능과 대입 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 교육계에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강도 높은 처방이 제시되고 있는 점만 봐도, 땜질식 대응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과거와 같은 ‘본고사의 부활’로의 회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수능의 절대적 영향력을 줄이되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능력과 환경, 잠재력 등을 고려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거나, 대학 서열구조를 유지하려는 태도 등에 대한 단호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 교육부는 ‘수능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수능만 손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참에 교육계에서 요구해온 범사회적 대입제도 개혁기구를 만들어 입시제도 전반에 걸친 장기 개혁 방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에듀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