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 목사의 주일묵상
구원의 누림
세상의 어지러운 방황
그토록 믿었던 것들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때
복음으로 들려온 말씀
“거듭나라 회개하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눈처럼 내리는 죄악 사이
파묻혀버린 세월
십자가의 발걸음
그분의 흘린 피가
내 쌓인 눈을 녹여내니
새봄 소식 펼쳐지는 들판
새싹 같은 믿음의 출발
산을 옮기지 못하더라도
쓰디쓴 마음 하나에도
그분의 십자가가 스치고
내 이름 조용히 부르는
그 음성 듣고 발길을 옮기니
세상 잡소리 멈추고
영혼 깊은 곳까지
하늘의 손짓 보이나니
나를 살려낸 예수의 복음
오직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뿐
이제, 내 알았노니
인생 구원의 누림은
후회 자책 반성을 넘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고
주님과 함께 걷는 길에서
순전으로 실행하는 삶뿐인 것을
교회에 빠지지 마라
오늘의 기독교는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많은 교인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교회 조직과 제도, 건물과 행사에 더 깊이 묶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를 다니는 일은 열심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깊이는 오히려 얕아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 우리의 신앙은 과연 무엇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
본래 기독 신앙의 중심은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다. 하나님을 우리에게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교회는 그 신앙을 돕는 공동체이며 통로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종종 신앙의 중심이 하나님에서 교회로 이동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기보다 교회에 충성하는 일을 신앙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교회 건물을 크게 세우고, 조직을 확장하고, 프로그램을 늘리는 일에 열심을 내지만, 정작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살아가는 삶의 열매는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교회는 필요하다. 믿는 사람들이 모여 예배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을 나누는 공동체는 매우 귀하다. 문제는 교회 자체가 목적이 될 때이다. 교회가 신앙의 도구가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 되는 순간, 믿음은 본래의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그때 신앙은 형식이 되고 종교는 제도가 되며 믿음은 관습이 된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성전과 율법을 중심으로 종교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를 강조하셨다. 성전의 권위보다 하나님의 뜻을, 종교 제도보다 사랑과 자비 그리고 공의를 더 중요하게 여기셨다. 예수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신앙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교회 역시 이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교회를 위해 하나님을 믿는가, 아니면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교회가 필요한가. 이 차이는 매우 크다. 전자는 종교적 조직에 의존하는 신앙이지만, 후자는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에서 시작되는 신앙이다.
참된 믿음은 건물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예배당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삶 속에서 드러난다. 가정에서의 태도, 이웃을 대하는 마음, 사회 속에서의 책임과 정직함 속에서 믿음의 열매가 나타난다. 믿음은 말이 아니라 삶의 향기로 증명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은 삶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따라서 오늘의 기독교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신앙의 중심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려야 한다. 교회의 규모가 아니라 믿음의 깊이를, 프로그램의 숫자가 아니라 삶의 변화를, 조직의 힘이 아니라 영적인 진실성을 돌아보아야 한다. 교회는 커질 수 있지만 믿음은 작아질 수 있고, 반대로 교회는 작아도 믿음은 깊어질 수 있다.
이 점에서 최근 강조되는 작은 공동체 중심의 신앙 운동은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거대한 조직 중심의 교회보다 가정과 이웃 안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며 하나님을 함께 찾는 공동체가 더 건강한 신앙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성경적 가정교회나 작은 교회 공동체 운동은 신앙을 다시 삶 속으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신앙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이 되고, 교회가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의 미래는 교회를 더 크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세우는 데 있다. 예수께 빠진 사람, 하나님을 향해 사는 사람, 그 믿음이 삶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기독교는 다시 살아난다. 교회에 빠진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께 빠진 신앙으로. 조직에 묶인 종교가 아니라 예수의 삶을 따르는 믿음으로. 바로 그 길 위에서 기독교는 다시 생명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상무 목사
(시드니생명나눔교회, smhan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