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야망의 함정 : The Firm
감독) 시드니 폴락 / 원작) 존 그리샴 / 주연) 톰 크루즈, 진 트리플혼 / 제작) 1993년
존 그리샴의 소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를 바탕으로 제작된 법정 스릴러 영화다. 함정에 빠진 젊은 변호사가 자신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원작과 영화 모두 원제는 “The Firm”이다.
– 명석한 두뇌의 변호사로 변한 톰쿠루즈의 매력 넘치는 연기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존 그리샴의 스릴러 원작이 만나 숨가쁜 서스펜스와 전율을 선사하는 법정 스릴러
하버드 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미치 (톰 크루즈)는 변호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많은 법률회사로부터 채용 제안을 받는다. 미치는 규모는 작지만 좋은 조건을 가진 법률 회사를 택하고, 아내 애비 (진 트리플혼)과 함께 회사가 있는 멤피스로 이사간다. 둘은 부푼 꿈에 들뜨지만 미치는 회사에 하나둘씩 미심쩍은 구석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미치의 회사는 마피아를 배후에 두고 갖가지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는 회사였으며 미치는 FBI로부터 수사에 협조해줄 것을 의뢰받는데…
– 출연 / 스탭

시드니 폴락 (Sydney Pollack) 감독
톰 크루즈 (Tom Cruise) 미치 맥디어 역
진 트리플혼 (Jeanne Tripplehorn) 애비 맥디어 역
진 핵크만 (Gene Hackman) 에이버리 톨라 역
할 홀브룩 (Hal Holbrook) 올리버 램버트 역
작곡가: 데이브 그루신
원작자: 존 그리샴
수상 후보 선정: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아카데미 음악상,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여우조연상
– 줄거리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똑똑하고 외모도 잘생긴 주인공 미치 맥디르는 고생 끝에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많은 법률회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그중 규모는 작지만 연봉과 기타 조건이 좋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는데, 회사 변호사들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하는 등 점차 회사의 의문점을 발견하고 사건에 휘말린다는 이야기.
미치 맥디르는 풍족하지 않은 하버드 법대 졸업생으로 교사로 일하는 부인 애비와 함께 보스톤에서 살고 있다. 성적도 우수한 그가 졸업하게 되자 많은 법률회사에서는 그를 데려가려고 많은 보수를 약속한다. 하지만 미치는 맴퍼스의 한 작은 법률회사를 택하게 된다. 한편 애비는 그 회사에서 가정의 안정을 중요시한 나머지 아이 갖기를 종용한다는 말을 듣자 왠지 시큰둥해 있지만 미치가 바빠지자 모든 걸 잊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미치는 FBI요원에게서 보트 폭발 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카진스키와 하지스 변호사가 살해됐다는 얘기를 듣는다. 직속 상관인 애버리와도 고객과 상담 도중 시카고 친구들 얘기를 듣고 회사의 업무에 의심을 품게 된다. 미치는 자신을 이용해 회사를 덮치려는 FBI에 어쩔 수 없이 협조해야 함을 인식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회사와 회사의 고객으로 있는 마피아까지 자신의 적으로 만들게 됨을 깨닫고 자신의 변호사 자격까지 영원히 잃게 될 것을 걱정해, 그 모든 곤경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게 된다. 결국 미치는 감옥에 들어간 형을 빼내고 마피아에게는 회사의 부당함을 알림과 동시에 그들의 서류를 손에 넣어 자신이나 가족에게 손을 못대게 처리한 후 연방수사국에는 자기 회사를 법적으로 기소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미치는 현명한 방법으로 자신과 자신의 삶, 그리고 형의 삶까지도 되찾는다.
– 감상 평

지금 내 삶이 위협받고 있다는 말인가요?
(Are you saying my life is in danger?)
당신이 생각하는 “내 삶”은 이미 끝장났단 얘기지.
(I am saying that your life as you know it is over.)
“야망의 함정”은 시드니 폴락 감독의 1993년작입니다.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의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탑건”, “레인맨”, “어 퓨 굿맨”등으로 당대 헐리우드의 No.1으로 우뚝 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검증된 감독, 검증된 작품, 검증된 주연이 나선 이 작품은 그 명성에 걸맞게 전세계에서 2억7천만 달러를 벌어 들이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평단의 반응도 나쁘지 않아 영화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76%의 지지를 받고 있군요.
“야망의 함정”은 원제부터가 “The Firm”이듯, 로펌을 무대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 주세요. 이 영화는 로펌의 상투적인 매력만을 차용하고 있을 뿐, 로펌이 하는 일과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야망의 함정”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악행을 요구하는 조직에 맞서는 개인의 투쟁”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법정 스릴러임에도 법정은 나오지 않아요. 이 영화는 톰 크루즈가 법무관으로 활약한 전년도 작품 “어 퓨 굿맨”보다는 윌 스미스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와 더 닮은 꼴입니다.
법을 다루지는 않지만, 이 영화에서 무대인 “로펌”은 중요합니다. 영화의 매력의 상당부분을 로펌이라는 배경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거대 조직화된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자 배달부 녀석에게 벤츠 자동차, 수만달러의 연봉, 그림같은 집, 고풍스러운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는 직업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로펌 또한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요…). 윤리, 도덕 따위는 흔쾌히 내던질 수 있을 만큼 달콤한 자본의 힘을 맛보게 해줄 수 있는 공간으로 “로펌”은 멋진 무대를 제공합니다.
미국의 법조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면 이 영화는 더욱 재미있어집니다. 주인공 “미치”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멤피스의 작은 로펌을 택하고, 거기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말하자면 법조계의 산실 보스톤 출신의 미치는 뉴욕, 워싱턴과 같은 법조계의 대도시를 마다하고 법조계의 변두리라고 할 수 있는 테네시 멤피스로 간 것입니다. 이런 스토리는 일종의 “귀곡 산장”의 확대판입니다. 도시 출신의 똑똑이가 시골에 갔다가 된통 당하고 온다는 이야기인 거지요. 미치와 애비가 느끼는 이런 심리적 소외감을 이해해야 영화 내내 애비가 왜 그리 불안해 하는지, 틈만 나면 다 관두고 보스톤으로 돌아가자고 하는지, 영화의 엔딩이 보스톤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춰주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로서도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완전한 본격 스릴러물만큼의 긴장감을 만들지는 않지만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스릴러의 긴장 구도는 미치를 샌드위치 모양으로 싸고 있는데요, 윗빵이 로펌이라면 아랫빵은 FBI입니다. 전자는 미치의 목숨을 노리고, 후자는 미치의 형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빵 사이에서 미치는 어떻게 씹어먹히지 않을 것인가…가 이 영화의 핵심인 것이지요. 그리고 미치의 몸부림은 나름 잘 편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론부에 이르러서는 약간 김이 빠지는데요, 그 이유는 미치가 아무 것도 잃지 않고, 로펌과 그 배후의 마피아, FBI가 갑자기 너무 착해져 버리기 때문인 듯 합니다. 미치는 “나쁜 변호사들은 다 감옥에 넣어라. 그 자료는 주겠다. 마피아는 난 모르겠다. 내 변호사 자격은 유지해야 하지 않겠나”라는데, 마피아는 “뭐, 돈 세탁해줄 로펌이야 많아. 안녕.”, FBI는 “마피아를 잡아 넣으려면 나쁜 로펌을 하나하나 잡으면 되겠네? 그런 좋은 방법을 알려주다니 고마워”라는 식으로 물러나 버립니다.
이런 결말은 당대의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원작의 미치는 좀 더 돈을 밝히는 사악한 인물이거든요. 미치는 원래 톰 크루즈처럼 자신의 외도를 줄줄 털어놓는 쑥맥이 아니었습니다. 소설의 미치는 결국 변호사 자격을 포기하고 의뢰인의 핵심 정보를 FBI에 넘깁니다. 대신 로펌에게서 1000만달러, FBI에게서 100만달러를 뜯어서 카리브해로 숨어들지요. 톰 크루즈보다는 좀 더 승부사 기질이 있는 스릴러적 인물입니다.
결말이야 어쨋든 “야망의 함정”은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보스톤풍의 재즈 음악이 깔리는 스릴러물은 아직 쿨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매력 하나를 추가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당대의 꽃미남 톰 크루즈의 파릇파릇한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남자의 미모도 저 정도면 하나의 예술 작품 수준이 아닐까 싶네요.
– 언론소개

.영화평 ‘야망의 함정’ … 최고 변호사가 되려는 젊은이의 좌절
“탑 건”, “레인 맨”의 미남배우 톰 크루즈,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명감독 시드니 폴락. 그들이 손잡고 만든 2시간 35분짜리 대작 “야망의 함정”. 원작은 존 그리샴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법률사무소 (The firm)”. 이만하면 흥행은 떼논 당상이다. 미국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이 영화를 우리나라 관객들은 외면하고 있다. 왜일까.
미치 맥디어 (톰 크루즈)는 교사인 아내 애비 (진 트리플혼)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친 가난한 하버드법대 졸업생. 유수한 법률회사의 스카웃 제의를 뿌리치고 엄청난 호조건을 제의하는 멤피스의 작은 법률사무소를 택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치는 FBI요원으로부터 법률사무소의 비리를 듣는다.
“모롤트페밀리”라는 마피아의 돈세탁을 전문적으로 해왔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리려하거나 그만두려는 변호사는 제거돼왔다. FBI는 강압적인 자세로 협조를 요구하고 회사는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야망은 물론이거니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가 그에게 닥친다.
시드니 폴락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야망과 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하는 거품같은 현대인의 삶을 그렸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자꾸만 90년대 미국의 현실이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로 번역, 소개된 원작은 미치부부가 화려한 도시의 삶과 변호사의 명예를 내던지고 유랑의 항해를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영화는 전혀 다른 결말이다. 미치는 뛰어난 두뇌를 활용, 치밀한 작전을 통해 FBI와 마피아 양쪽을 교묘하게 만족시키고 자신도 변호사자격을 잃지 않는다. 회색빛 현실에서 피어나는 장미빛 희망을 일궈내고픈 감독의 과잉욕구가 아닌가. 미국에서의 흥행성공은 바로 이런 곡절이 있는 것이다.
서스펜스 스릴러인 원작의 완벽한 영상화를 기대했던 우리 관객들에게는 같은 이유로 실망을 주었다. 최근 한국정부의 개혁과정에서 드러난 거대하고도 뿌리 깊은 비리에 비해 미국 법률사무소의 비리가 하찮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_ 한국경제 (1993.10.10)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