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부지역 폭풍우로 3명 사망자 발생, 자원봉사활동도 돋보여
최고시속 125㎞ 강풍, NSW 로버트슨 600㎜ 이상 폭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주 등에서 지난 6월 5일(주일)부터 최고시속 125㎞의 강풍과 함께 집중호우가 이어져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6일(월) 호주 언론과 영국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전날부터 큰 비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이 불어 닥쳤고 이날까지 3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캔버라 기록적 폭우로 ‘첫 희생자 발생’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주말 동안 6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번 폭우로 인한 첫 희생자는 캔버라에서 나왔다. 호주 경찰은 37세 남성이 캔버라 코터 강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강 중간에 갇혔다가 차량과 함께 급류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 구조 당국은 5일 오후 4시30분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희생자를 구하지 못했다.
6일(월) 오전 호주 경찰은 캔버라 인근에 있는 코터강에서 강물에 떠내려가던 37세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아울러 차 안에 타고 있던 65세 남성과 또 다른 남성 등 2명의 시신도 추가로 건져냈다고 덧붙였다.
호주 동부 600㎜ 이상 폭우, NSW 수만 가구 정전 및 공항도 폐쇄
이번 홍수는 캔버라를 비롯해 시드니와 남동부 빅토리아 주와 북동부 퀸즐랜드 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동안 호주 동부에 600㎜ 이상 비가 내리면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지역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폭풍우로 주말동안 뉴사우스웨일스주 내 8만6000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붕괴 위험에 처한 집에서 주민 대피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드니공항은 강풍으로 활주로 ⅔를 폐쇄했으며 지방의 공항들은 물론 국제선까지 모두 영향을 받았다.
빅토리아주와 태즈메이니아주 역시 폭우 피해를 겪었다. 이에 호주 기상청은 동부 해안 전체에 걸쳐 홍수주의보를 내렸는데 동부 해안 전체에 걸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건 3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BBC는 전했다.
ABC 뉴스는 캔버라에 48시간 동안 92㎜, 저비스만에 400㎜, 뉴사우스웨일스 로버트슨에 618㎜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고 전했다. 심지어 연중 거의 말라 있다가 우기에만 물이 차는 캔버라 조지호(The barren Lake George)에도 물이 찼다고 덧붙였다.
아담 모건 호주 기상청 수석 기상학자는 “지난 30년 간 동부 해안 전체에 홍수주의보를 내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 대부분의 인구가 동부 지역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이번 폭풍은 아주 많은 호주인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부 해안의 저기압은 대체로 국지적인 지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기상현상은 “아주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시드니 북쪽 콜라로이 해안가 주택 붕괴 막은 ‘자원봉사의 힘’
해상에서도 지난 주말 동안 평균 8m에서 최고 13m의 큰 파도가 일어 시드니 북부 지방의 해안선이 심각한 침식을 겪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긴급 도움 요청 글에 호주 시드니 전역에서 수백 명이 찾아와 붕괴 위기에 놓인 해안가 주택들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ABC 뉴스는 지난 8일(수)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긴급구조대 대원들과 함께 시드니 북쪽 콜라로이 해안가 주택 주변에서 전날 늦은 밤까지 모래주머니 만여 개를 쌓는데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서핑 클럽과 긴급구조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해당 지역의 저층 아파트 2개 동과 일반 주택 10채는 지난 주말 높은 파도로 주변 흙이 유실되면서 붕괴될 상황이었다. 주택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다.
특히 지난 7일(화) 밤 11시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밀려드는 만조가 예상되면서 붕괴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페이스북 글을 보고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은 수십 m의 긴 줄을 만들어 모래주머니를 옮기면서 방조제 쌓는 일을 도왔다.
기후전문가들, 향후 기후변화가 가중되며 이상기후 피해급증 전망
지난 4월 이후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동남아와 인도 등은 ‘4월 폭염’에 시달렸고, 미국·유럽 등은 ‘5월 폭우’가 속출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지구 온난화로 올해가 지난해에 이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곳곳에서 물난리가 벌어지면서 지구 온난화가 강우 메커니즘을 바꿔놓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대학 연구진은 지난달 ‘지구물리학 연구지’에 호주에 내린 1300여건의 강수 패턴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로 온대 저기압이 형성되는 빈도가 낮아지고 크기도 작아졌지만, 대신 저기압 중심부에 수증기가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좁은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데일리’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좁은 지역에 걸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짧은 시간 동안 퍼붓는 ‘국지성 집중 호우’가 열대·온난대·아열대성 기후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수십년간 지구촌이 홍수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 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오펜하이머 프린스턴대 교수는 AP통신에 “우리는 이제 폭우와 홍수에 익숙해져야 한다 …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이런 이상기후 현상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구호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2030년이 되면 연간 홍수 피해에 노출되는 전 세계 인구가 8억2400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